'알파고 1승' 이세돌…10년 만에 AI와 다시 선다

승부 아닌 협력…에이전틱 AI로 바둑 모델 재구성

인간 대결 넘어 AI와 함께 만드는 '미래 바둑' 실험

이세돌 vs 알파고 대담 관련(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로 세계 바둑사를 바꿨던 이세돌 9단이 10년 만에 다시 인공지능(AI)과 한 무대에 선다.

이번에는 승부가 아니라 AI와 함께 '미래의 바둑'을 설계하고 실시간으로 바둑 모델을 만들어 대국까지 펼치는 새로운 실험이다.

이세돌 9단은 9일 에이전틱 AI 스타트업 인핸스가 주최하는 '에이전틱 AI 상용화 글로벌 캠페인'에 참여한다.

이세돌은 이날 AI 스타트업 인핸스의 에이전틱 AI와 '미래의 바둑'을 구상하고 바둑 모델을 실시간으로 재구성한 뒤 대국까지 진행한다.

바둑 모델은 바둑 경기 상대 역할로 이세돌이 음성 명령으로 바둑 모델을 기획, 실행, 생성, 구동할 수 있다.

이세돌이 바둑 모델의 실력 등을 설정하거나 현장에서 게임 흐름을 구축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이세돌은 5일 서울대 과학학과와 한국과학기술학회 주최로 열린 특별 대담에서 "에이전틱 AI로 앱을 만들며 대국해볼 수는 있겠지만 (정식으로) 대국한다고 하긴 어렵다"라며 "이 기술을 미리 접해본 입장에서는 알파고와 같은 프로그램을 20~3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점을 확실히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세돌은 이번 행사가 열리는 포시즌스 호텔에서 지난 2016년 '세기의 대결'로 불린 알파고와의 대국을 펼치며 역사적인 1승을 거뒀다.

당시 이세돌의 승리를 두고 AI가 인류를 넘어섰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한편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류만의 영역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며 본격적인 AI 담론이 형성됐다.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첫 승리를 거둔 이후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바둑 기사들도 AI로 포석을 익힐 만큼 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이세돌도 AI와 바둑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세돌은 5일 "AI는 그냥 신이다"라며 "AI가 두는 수에 의문을 갖는 것 자체가 힘들다. 바둑이라는 것이 인간의 관점에서는 무한하지만, 컴퓨터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이뤄지는 10년 만의 대국은 이러한 이세돌의 변화를 반영한 듯이 승부보다는 협력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세돌의 AI와의 만남은 전 세계 옥외 전광판에도 송출된다.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 캐나다 토론토, 일본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 등 글로벌 메가시티 중심부에서 이세돌 9단과 인핸스의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이세돌-알파고대국 10주년 기념 특별대담, 발언하는 이세돌 9단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이세돌 9단이 5일 서울대에서 서울대 과학학과와 한국과학기술학회 주최로 진행된 '이세돌-알파고대국 10주년 기념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편 이 9단은 오는 9일 지난 2016년 알파고와 첫 대국을 펼쳤던 포시즌스 호텔 아라홀에서 스타트업 인핸스의 에이전틱 AI와 대국을 펼친다. 2026.3.5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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