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란봉투법' 압박 정면돌파…하청 7천명 직고용 승부수

노동계 "노사 상생에 기여할 것"…경영계 "글로벌 위기 속 비용 부담"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걸려 있는 포스코 깃발
[포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김동규 기자 = 포스코가 약 7천명의 하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린 것을 두고 산업계에서는 그 원인 중 하나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을 주목한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의 교섭 압박 등이 커진 상황에서 포스코가 직고용이라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에서는 각각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의 변화는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부터 감지됐다. 법 시행일인 지난달 10일 하청 노조들이 일제히 원청사를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에 나선 가운데 포스코는 단체교섭 요구에 즉각 응답하며 주목받았다.

과거 '직접 계약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교섭 요구를 거부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번 대규모 직고용 결정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나온 결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결정은 지난해 포스코 현장에서 잇따른 산업 재해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하청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포스코는 직고용을 통해 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1년부터 이어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도 이번 결단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대법원이 2022년 7월 하청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제철 업계에서 처음으로 불법파견이 인정됐다. 이후 이어진 소송에서도 노동자 측이 연이어 승소한 가운데 노란봉투법까지 가세하자 소송을 지속할 실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결국 포스코는 직고용을 통해 15년간 이어진 소모적인 갈등을 매듭짓고 상생의 노사 모델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선택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극명하게 나뉜다.

이종선 한국고용노동교육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에 부응해 포스코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단을 한 것 같다"며 "동일임금 동일노동 원칙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복지 등에서 격차가 컸던 노동의 이중구조를 타파하고 상생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아니라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어느 정도 비용을 치르면서라도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사회 전체적으로 청년 취업과 일자리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포스코의 이번 결단이 가져올 후폭풍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대응해 포스코가 나름의 대책을 마련한 것 같다"며 "이번 대응책이 중국발 공급 과잉과 세계 각국의 관세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는 포스코 경영에 상당한 비용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조치가 다른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미 유사한 흐름이 이어져 왔다. 동국제강과 KG스틸은 앞서 하청업체 직원들을 본사가 직접 고용해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자회사를 설립해 협력사 직원들을 흡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본사 직접 고용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낸 포스코가 7천명이라는 대규모 인력을 끌어안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조직 융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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