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산유국, 韓 비축기지 활용에 관심…협의요청 잇따라"(종합)

4~5월 대체원유 1.18억배럴 확보…"NCC 가동률 70%까지 높일 것"

금주 중 기초유분 긴급수급조정조치·매점매석 금지 추진 계획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전경
[한국석유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40일을 넘기며 장기화하자 중동 산유국들이 우리나라의 석유 비축기지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석유 비축기지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중동 쪽에서 동북아 비축기지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그 이유에 대해 "중동 국가들도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우리나라 이상으로 타격을 받는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은 원유 수출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유국들 입장에서는 원유를 해협 밖에 미리 두고 나중에 팔 수 있다면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특히 동북아 비축기지를 활용하는 데 대해 관심이 많고 (우리 측에도)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 우리나라와 국제공동비축사업 계약을 맺은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 외에도 중동의 다른 산유국들도 한국을 '역외 석유 비축기지'로 검토하며 접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 실장은 "이미 알려진 UAE 외에 다른 나라가 더 있다고만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국가명은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국제공동비축사업은 산유국 등 해외 기업의 석유를 한국석유공사의 유휴 비축시설에 보관해주고 임대료 이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수급 위기 발생 시 우리 정부가 해당 물량을 먼저 살 수 있는 우선 구매권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석유 수급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양 실장은 이러한 국제공동비축사업이 국내 에너지 안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록 우리 비축량으로 잡혀 있지는 않지만, 그들 물건이라도 우리 마당에 들어와 있고 국내 정유사들이 그 수요를 가지고 있어 실질적으로 국내 비축량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대체 원유 물량 확보 과정에서도 이러한 국제공동비축사업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실장은 "대체 물량 확보 과정에서 일방적인 요청만 하기는 어렵다"며 "대화 과정에서 우리 기지 활용이 언급되며 협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나프타 수급 안정화를 위해 6천744억원을 책정했다.

이를 통해 지난달 한때 55%까지 추락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양 실장은 "지난해 NCC 가동률은 80% 선이었으므로 기본적으로는 NCC 가동률을 최대한 3월 이전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국내 나프타 수급 물량이 평시 대비 10% 이상 줄어든 만큼 해외 도입을 통해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공급망 통제도 강화한다. 양 실장은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BTX(벤젠·톨루엔·자일렌) 등 기초유분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이번 주 중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국내 정유사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경로로 전 세계 17개국에서 확보한 대체 원유는 4월 4천600만배럴, 5월 7천200만배럴로 두 달간 약 1억1천800만배럴이라고 산업부는 밝혔다. 5월 물량만 따지면 평시 대비 82% 수준이다.

특히 대체 물량 중 비중이 가장 큰 사우디 원유는 홍해 연안의 얀부항을 통해 반입되고 있다. 얀부항은 일일 500만배럴 이상의 출하 능력을 갖춰 국내 원유 도입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석유제품 수급 대책회의
(서울=연합뉴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8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석유제품(윤활유·선박연료) 수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4.8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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