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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7일 앞두고 반도체 생산 라인 '웜다운' 돌입…비상관리 체계로
라인 멈추면 직접 피해만 40조원 분석…고객사 잃고 국가재정도 타격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삼성전자가 일주일 뒤로 다가온 총파업을 앞두고 생산 차질과 품질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장 비상 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1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직간접 손실이 야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오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에 돌입해 반도체 제조 공정이 전면 중단될 경우 직간접적 손실 규모가 총 1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데 따른 직접적 피해만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시간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초정밀 공정 사업장이라는 특성상 잠시만 가동이 중단돼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8년 3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해 28분간 라인 가동이 중단된 사이 발생한 피해만 약 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청정 진공 상태로 운영하는 라인에 전력이 끊기면서 일부 제품에 먼지가 들어가고 공정 중이던 제품을 다수 폐기하면서 나타난 피해다.
당시 라인 중단에 따른 손실액은 1분당 10억원을 웃돌았다. 1시간에는 약 1천71억원, 하루에는 약 2조6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18일간 예고된 이번 파업 기간에 반도체 생산 라인이 중단된다고 가정하면 40조원을 웃도는 손실이 초래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부로 파업 참가 신청자는 4만3천286명에 달하는데, 이들이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체가 사실상 셧다운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돼 안전 등 필수 업무를 맡은 5∼10%의 인력이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10조∼20조원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이번 파업의 실제 충격은 노조가 예고한 18일의 파업 기간을 넘어설 것이라는 점이다.
파업 기간에 더해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한 사전 예비 작업 기간 등에도 정상적으로 생산을 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한 달 이상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구조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품질 관리 등을 통해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부터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사전 조치(웜다운)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 초입에 투입하는 신규 웨이퍼 수량을 제한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단가가 높은 최신 공정 위주로 제품 믹스를 재편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18일 만에 마무리되더라도 사후 안정화 작업을 거쳐 공급을 정상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게 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18일간의 파업 종료 이후에도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 및 정상화 과정에 추가로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 중단에 따른 손실보다 더욱 치명적인, 수십조원에 달하는 '보이지 않는 손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부분까지 고려할 경우 직간접적인 손실이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파업의 핵심 리스크로 ▲ 신뢰 자산의 소멸 ▲ 전환 비용에 따른 영구적 시장 상실 ▲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기의 기회비용 상실 ▲ 핵심 인재 이탈 ▲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등 5가지를 꼽았다.
특히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에서 지켜온 우위를 자칫 중국 업체들에 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엔비디아·AMD·구글·메타 등 빅테크 고객사가 안정적인 대체 공급망을 찾게 될 경우 그 공백을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업체가 빠르게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더해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약 35%를 차지하는 만큼 파업 리스크는 단일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재정과 세수에도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총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긴급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 발동 시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며, 30일간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 및 중재 절차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자율 해결만 기대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긴급조정권이라는 법적 장치를 적극 활용해 국가 경제를 지키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며 "과거 긴급명령은 파업 시작 후 발동했으나 반도체의 특성상 파업 전에 한시라도 빨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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