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적자사업부 성과급 분배율 두고 막판 '줄다리기'

노조 "재원 70% 공통배분, 30%만 사업부별로" VS 사측 "공통배분 줄여야"

과반노조 지위 유지 포석 관측…"성과주의 역행" 내부 반감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21일 파업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은 가운데 적자 사업부에 성과급을 얼마나 배분할지가 협상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성과급 재원의 70%를 전체에 배분한 뒤 30%만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나누자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적자 사업부에도 많은 성과급을 보장하는 이 같은 방식이 성과주의에 역행한다며 전체 배분율을 낮추자고 맞서고 있다.

2차 사후조정 첫날 회의 마친 노사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왼쪽)과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첫날 회의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촬영 김주성] 2026.5.18 utzza@yna.co.kr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부터 세종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서 진행 중인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성과급 재원의 부문·사업부별 배분 비율을 두고 이견을 드러냈다.

노조는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하고, 이 중 70%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전체가 나눠 갖고, 30%는 사업부별로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안을 내놨다.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에도 70%의 공통 재원을 분배함으로써 사업부별 격차를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이번 2차 사후조정을 앞둔 미팅에서 반도체 부문이 영업이익 200조원을 넘길 경우 기존 성과급 외 영업이익의 9~10%를 추가로 지급하고, 이를 부문 전체 60%, 사업부별 40%로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사측은 성과급 70%를 공통 재원으로 분배하는 것은 실적이 좋은 사업부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는 등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DS 부문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3조7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 영업이익만 54조원에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메모리 사업부는 올해도 적자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DS 부문 공통 재원으로 70%가 할당될 경우 이들 사업부도 300조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메모리 사업부와 큰 차이 없는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게 된다.

협상장 들어가는 최승호 노조위원장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 시점을 이틀 앞둔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를 하기 위해 조정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6.5.19 utzza@yna.co.kr

업계에서는 노조 교섭권을 가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 유지를 위해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에 대한 요구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기준 조합원이 7만6천명을 넘어 창사 최초로 법적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했으나, 최근 완제품 사업을 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조합원들이 노사 협상에서 소외됐다는 불만과 함께 줄줄이 탈퇴하면서 조합원이 7만명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과반 노조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전날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협상)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 고민을 해봅시다. DX 솔직히 못 해먹겠네요"라고 말했다가 "집행부에 하소연 글 잘못 올려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2만여명인 비메모리 직원의 노조 가입 유지가 절실한 초기업노조가 이들을 위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 같은 요구로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DS 부문 내에서도 부정적인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 커뮤니티에서는 "노조가 전체 이익을 대변한다면 흑자를 낸 메모리 사업부부터 챙겨야 한다", "부문 전체 40%, 사업부 60%라도 타결을 하는 게 현실적" 등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노조원들은 적자 사업부에 대한 분배 요구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고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쟁의행위가 금지될 경우 더욱 후퇴된 정부 중재안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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