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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악뮤 이수현 '내향형이 생일 보내는 방법' 올려
디지털 시대 '생일 알림' 홍수에 피로감 토로 늘어
"할일 넘쳐나는데 형식적 연락 더해져 스트레스로 느껴"
[유튜브 채널 '이수현 Official'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제 생일의 첫 시작은 바로바로 핸드폰 끄기. 저는 생일 전날 자기 전에 12시가 땅 되면 바로 핸드폰을 방해금지 모드로 돌려놓습니다."
악동뮤지션(악뮤)의 이수현(26)이 지난 16일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린 'ISTP가 생일을 보내는 방법'에서 한 말이다.
그는 앞서 지난 4일 26번째 생일을 맞았다. 'ISTP'는 MBTI(성격유형검사) 결과에서 내향형 유형 중 하나다.
'생일' 하면 흔히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케이크의 촛불을 끄며 축하하는 풍경이 떠오르지만, 언젠가부터 생일이 되면 '숨어버리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성화로 '생일 알림'을 자동으로 주고받는 대상이 많아지면서 축하받아야 할 생일에 되레 피로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이수현 Official'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수현은 'ISTP가 생일을 보내는 방법'에서 "많은 분들이 생일을 축하해 주시는 게 너무너무 감사한데, 너무 감사해서 하나하나 답장하고 전화 받고 이러는 걸 하루 종일 하고 있게 되더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릴게요. 연락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날이 되면 밀린 답장을 다 하는 편이니까 너무 나쁘게 보진 말아달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ISTP는 필요할 때만 간결하게 소통하는 경향이 있고, 연락이 끊기거나 잠수처럼 보일 때는 혼자 충전이 필요하거나 집중 중일 수 있다'는 요지의 설명을 붙였다.
이에 "생일도 '일'이다", "생일에 폰 꺼놓는 거 공감해요. ISFJ이고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연락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어서… 업무카톡 외에는 안 보고 이틀 뒤 답장", "완전 공감이 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생일은 해마다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세시풍속으로 동서고금 축하하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동시다발 '간편하게' 주고받게 된 생일 축하가 예전만큼 반갑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심지어 아예 그런 생일 축하는 피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친한 사이가 아님에도 형식적으로, 의례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행위가 피로하다는 것이다.
생일에 '잠수'를 타는 이들은 일정 시간 동안 전화·메시지 등의 알림을 차단하는 핸드폰 기능인 '방해금지 모드'를 사용하거나, 축하 연락에 뒤늦게 답장을 하는 식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현상을 MBTI 성향과 관련짓기도 한다. ISTP·ISFJ처럼 'I' 성향의 내향형 사람들은 이같은 연락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는 해석이다.
대학생 최모(23) 씨는 19일 "이수현은 연예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연락을 많이 받아 그러는 것 같은데, 알림을 꺼놓는 것까진 아니지만 일반인인 저도 생일 축하 연락을 확인하더라도 주중에는 답장을 안 하고 저녁때 몰아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일회성 팀 프로젝트를 같이 한 사람들한테도 축하 연락이 온다"며 "너무 고마운 일이긴 한데 사실 여기에 일일이 답장하는 것도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유튜브 채널 '이수현 Official'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전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생일 알림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알고 싶지 않아도' 남의 생일을 알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해 카카오톡 친구 탭이 SNS 피드처럼 개편했다가 별점 테러를 받은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친하지 않은 사람의 소식까지 강제로 접하게 되자 비판이 쇄도했는데 생일 알림 역시 그와 같은 피로감을 준다는 것이다.
일 때문에 '친구'를 많이 추가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생일 축하 연락'이 처리해야 할 하나의 '업무'로 여겨진다는 반응도 보였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일 때문에 카카오톡 친구가 300명도 넘게 저장돼 있는 상태고,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축하 연락이 많이 오면 답장하는 걸 회피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직장인 홍모(29) 씨는 "축하 연락을 안 받고 싶어서 카카오톡에서 생일 알림을 아예 꺼뒀다"고 밝혔다.
생일 축하를 위해 SNS로 기프티콘 등 간단한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하나의 '품앗이' 문화로 굳어진 것도 부담이다.
지난달 22일 네이버 이용자 '예***'는 "카톡에 본인 생일 나타나게 하세요? 저는 안 해요. 부담 주기 싫고, 나이 먹어 굳이 생일 챙기나 싶어서요. 회사 사람들 생일 뜰 때마다 이걸 챙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늘 고민스러워요. 다 챙기자니 비용도 만만치 않고, 우리 가족도 아닌데 뭘 챙길까 싶은데, 또 안 챙기자니 매일 보는 얼굴 좀 민망하더라구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전 숨겨둔 지 오래됐어요. 뜨는데 안 해주는 것도 그렇고. 오히려 맘은 편해요", "제가 다른 사람 생일을 잘 놓치는 편이라 꼭 뒤늦게 돌려주는 일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제 것도 가려둡니다", "저도 숨겨놨어요. 서로 뜨면 부담만 주는 거 같아서요" 등의 '공감'이 달렸다.
대학생 김모(25) 씨는 "카카오톡 생일 알림을 꺼뒀는데 상대가 제 생일을 알고 기프티콘을 보내면 괜찮다고 만류한다"며 "만약 제 생일에는 받았는데 깜빡하고 상대 생일에는 안 보내게 되면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도 '먹튀'(먹고 도망가기) 했다고 여겨질까 무섭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생일을 계기로나마 간단히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도 여전히 많다.
직장인 정모(45) 씨는 "본인들도 일 때문에 바쁠 텐데 그래도 잊지 않고 이렇게 연락을 해 준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며 "더 나이 먹으면 점점 축하해 주는 사람도 적어질 테니 지금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생일 축하 연락을 꺼리는 것은 바쁘고 선택해야 할 일이 많아져 정서적으로 소진된 현대사회에서 생길 수 있는 현상"이라며 "현대인은 이미 일상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넘쳐나는데 여기에 형식적인 연락이 더해지면서 스트레스로 느껴지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프티콘을 '안 주고 안 받겠다'는 문화도 관계 의례를 단순화하는 등 관계 맺기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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