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과이익 두고 노동장관 '분배'…산업장관은 '투자'

김정관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

김영훈 "사회적 재분배해야…대화 필요"

발언하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주한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2026.2.26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총파업 직전까지 치달았던 삼성전자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반도체 대기업의 초과이익 처분 문제를 두고 관련 부처 장관들 사이에서도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지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금은 투자가 최우선이라고 규정했다.

김정관 장관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공지능(AI) 시대의 승부는 압도적인 속도와 규모에서 갈린다"며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내는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 한 번의 투자 실기조차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우리 기업들을 회복하기 어려운 패자의 길로 내몰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머뭇거림이 아니라 결단이며, 분산이 아니라 집중"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이 이날 강조한 '생산적 재투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한 산업부 수장 차원의 의견 개진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영훈 장관은 이틀 전인 지난 27일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사회적 대화밖에 없다"며 내달 1일 노동부 주관 긴급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가 대기업의 이윤을 뺏어 나눠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김영훈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는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강제적으로 관여할 권한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이날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거위 배 가르기가 아니다"라며 "양극화 해소, 기업경쟁력 제고라는 동반성장 제안"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이미 성과 인센티브(OPI) 제도가 있다"며 "이런 성과 공유가 정규직, 원청으로 한정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의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노동부 입장에서 원하청 상생의 방법을 찾자고 제안하는 것"이라며 "양극화를 해소하고 결국에는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내에서 산업·노동 정책을 총괄하는 두 장관이 민간 기업의 이익 처분을 두고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낸 것이다.

청와대는 공론화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노동장관의 발언은 노동장관 입장에서 성과 배분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만약 산업부 장관이라면 그는 산업의 입장에서 기업의 초과 영업이익이나 이윤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수석대변인은 "청와대 역시 향후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공론화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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