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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76년 1월 농수산부는 연두 정부 부처 순시에 나선 박정희(1917∼1979) 대통령에게 장기적인 식량 자급 기반을 다지기 위해 서남해안 40만㏊를 간척해 농지를 만들겠다고 보고했다. 후일 서산지구 간척 사업이나 새만금 간척 사업 등으로 구체화한 서남해안 간척 사업 계획을 농수산부 농지국장 시절에 수립한 이병기(李丙基) 전 농림수산부 차관이 30일 오전 10시2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7세.
1939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산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1년 고시행정과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에서 일하다 1968∼1973년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1970년부터 농림수산부에서 일한 고인의 후배 조일호 전 농림부 차관은 "고인이 대통령 비서실에 있을 때 경주 보문관광단지 개발('경주 관광개발 계획')에 관여했다"며 "그때부터 국토개발에 관심이 많고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1975년 농수산부 농지국장이 되자마자 착수한 일이 서남해안 간척 마스터플랜 수립이었다. 농지국과 농업진흥공사(현 한국농어촌공사) 기술 인력을 총동원해 전국 갯벌을 답사·측량한 결과 "간척 농지로 개발할 수 있는 면적이 총 40만㏊"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농수산부 보고를 바탕으로 1978년 서남해안 간척 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조 전 차관은 "대통령은 식량을 증산하라고 지시했을 뿐, 서남해안 간척 사업을 벌이자는 생각은 고인에게서 나왔다"며 "후일 이 계획이 새만금 간척 사업 등으로 이어지기 전에도 강화도·완도 등 섬 지역 간척 사업을 여러 곳 벌였다"고 말했다. 1978년 농업경제국장을 맡았을 때는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등 전국 농수산물시장 설립 계획을 세웠다.
1980년대 초 식량차관보, 제2차관보를 맡았을 때는 "미국 쌀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들여왔다"는 야당의 비판을 받은 끝에 농촌진흥청 차장, 국립농산물검사소장 등으로 떠돌았다. 조 전 차관은 "쌀 도입량은 당시 총리가 결정한 건데 고인이 뒤집어썼다"고 회상했다. 1988년 농림수산부 차관, 1990∼1996년 남해화학 사장 등을 역임했다. 조 전 차관은 "굉장히 조직적이고 치밀하고, 업무 의욕이 대단한 분이셨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윤혜자씨와 2남1녀(이원국<부동산개발>·이원철<LG전자>·이윤행), 며느리 구정화·김희진씨, 사위 김한성(은행원)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6월1일 오전 6시30분, 장지 용인천주교공원묘원. ☎ 02-3010-3151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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