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희귀종 '금강인가목' 영국서 재도입 추진

100년 전 미국 반출 후 영국 분양…기록상 유일 개체

국립수목원 "올가을 삽수 형태로 들여와 증식할 예정"

(포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세계적인 희귀종이자 멸종위기 식물인 '금강인가목'을 영국에서 재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식물은 금강산 등 한반도에서 유래했지만, 국내에서는 볼 수 없다.

금강인가목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금강인가목은 약 70㎝ 높이로 자라고 6∼7월 흰색 꽃을 피우는 장미과 나무다.

세계적으로 비슷한 종이 없는 단일종이어서 식물학적 가치가 높다.

금강산과 내금강 등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도 북한에 자생하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세계 각국이 제출한 식물 목록상에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영국 에든버러 왕립식물원에서만 금강인가목이 자란다.

국립수목원은 지난 달 에든버러식물원을 방문해 한반도 유래 식물 자원 중복 보전 및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금강인가목을 분양받기로 했다.

이번 도입과 증식을 총괄하는 장계선 국립수목원 박사는 "올가을 삽수 형태로 들여오기로 했지만, 현지 개체도 이상 기후 탓에 상태가 좋지 않아 도입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목원-에든버러 왕립식물원, 연구 협력 협약
(포천=연합뉴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왼쪽)과 줄리아 나이트 에든버러 왕립식물원장이 지난 달 21일 연구 협력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6.14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금강인가목이 국외로 반출된 시기는 일제강점기다.

1917년 미국 하버드대 아널드 수목원의 식물탐험가 어니스트 헨리 윌슨(E.H. Wilson)이 금강산에서 채집해 귀국했다.

윌슨은 증식에 성공한 뒤 1924년 에든버러 식물원에 분양했으며 아널드 수목원 개체는 죽었다.

국립수목원은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식물원교육총회 때 아널드 수목원과 협약을 맺고 윌슨이 한반도 전역에서 채집·촬영한 자료를 제공받았다.

금강산 사진에서 금강인가목을 확인하고 목록 등에서 현존하는 개체를 추적한 뒤 에든버러 식물원에 분양을 요청했다.

금강인가목 도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에든버러 식물원에서 삽수 형태로 들여왔지만, 증식에는 실패했다.

당시 증식 기술이 현재보다 부족한 데다 과잉보호 탓에 살리지 못한 것으로 국립수목원은 분석했다.

이번에는 증식에 성공하고자 도입에 앞서 윌슨의 사진에 보이는 금강산 자생지와 비슷한 생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로 미리 모의실험 중이다.

100년 전 촬영된 금강산 '금강인가목' 자생지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20세기 초 한반도에서 채집된 식물 일부가 현재까지 해외 식물원에 생체·표본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며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한반도 유래 식물의 재도입은 식물 주권을 지키고 기록을 복원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수목원은 지난해부터 한반도 식물자원 기록 복원과 미래 보전을 위한 국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약 100년 전 반출된 '만리화'와 '회양목'에서 채취한 가지를 비롯해 국내 자생이 확인되지 않은 '눈까치밥나무'와 '긴잎조팝나무' 종자 등 15종을 지난해 아널드 수목원에서 제공받아 증식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웨덴 웁살라대 린네 식물원으로부터 '식물분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칼 폰 린네(Carl Von Linnaeus·1707∼1778년)가 약 300년 전 직접 가꾼 나무와 꽃을 증식한 개체 12종을 삽목과 종자, 구근 등의 형태로 받기로 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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