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산업계 기대감…항공 웃고 조선·석화는 희비 교차

유가 안정에 항공업계 반색…해운업, 해상물류 정상화 전망

방산업계, K방산 수요 확대 기대…조선, 발주 둔화 가능성

정유업계 수급 정상화…석유화학은 중국 공급과잉 우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김윤구 홍규빈 김민지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이뤄지면서 정유, 석유화학을 비롯해 방산, 조선, 항공, 해운 등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대체로 국제유가 안정과 물류망 정상화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실제 영향이 산업 현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항공업계가 꼽힌다.

15일 종전 합의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이날 오전 국내 항공주는 10∼20% 급등했다.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해소되고 원유 공급망이 정상화되면 연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유류할증료 인하로 항공권 가격 부담이 완화되면 여행 수요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에도 고객에도 가장 큰 영향은 유가"라고 말했다.

전쟁 리스크 완화에 따른 환율 안정 역시 달러로 결제하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 비용 부담을 낮춰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역시 종전에 따른 기대감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사실상 마비됐던 중동 해상 물류가 정상화되면서 중단됐던 중동 노선 서비스 재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100일 넘게 해협 안에 갇혀있던 선박이 조속히 안전하게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향후 선박들이 중동 항로를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적으로 보장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으로 급등했던 해상운임이 종전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서비스가 재개되면서 안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종전 합의에 5% 급등 출발한 코스피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코스피가 미·이란 전쟁 종전합 의에 힘입어 상승 출발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402.50포인트(4.95%) 오른 8,526.12, 코스닥은 전장보다 19.14포인트(1.86%) 오른 1,048.19에 장을 시작했다. 2026.6.15 hwayoung7@yna.co.kr

조선업계에서는 발주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전쟁 기간에는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유조선과 가스선 발주가 확대됐지만 종전 이후에는 발주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공급망 다변화와 해양플랜트 투자 확대 움직임 등 긍정적 요인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산업계는 종전 이후에도 K-방산에 대한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한국형 요격미사일 '천궁-Ⅱ'가 이번 전쟁에서 성능을 입증한 만큼 방공체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랍에미리트(UAE)가 도입해 운영 중인 천궁-Ⅱ는 이란 전쟁에서 첫 실전에 투입돼 96% 수준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이 종전을 계기로 전체 국방력을 강화할지 축소할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중첩 방공망의 중요성이 확인된 만큼 한국 방산 제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DS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란전쟁 종전이 한국 방위산업에 오히려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패트리어트 및 PAC-3 MSE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천궁-Ⅱ 수요가 종전 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 수급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서는 등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 안정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업계는 종전 합의가 실제로 이행돼 중동 정세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지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석유 인프라 복구와 해협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석유화학업계는 단기적으로 원료 수급 안정이라는 수혜가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발 공급 과잉 재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정상화되면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 안정은 긍정적이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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