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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승 1패로 카타고에 승리했지만 2점에 이긴다고 확신 못 해"
"더 잘 둔 판은 3국이지만 이겨서 더 뿌듯했던 바둑은 어려웠던 2국"
(서울=연합뉴스)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3국에서 221수 만에 흑 11집 반 승을 거둔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7.21 [한국경제신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세계 최강 프로기사 신진서 9단은 바둑 인공지능(AI)과 다른 인간 바둑의 매력으로 승부수와 묘수를 꼽았다.
신진서는 21일 중구 청파로 한국경제TV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최종 3국에서 현존 최고 사양 AI 카타고(KataGo)에 221수 접전 끝에 11집 반을 남기며 대승을 거뒀다.
1국에서 참패했지만 2국과 3국에서 내리 승리한 신진서가 예상을 뒤엎고 2승 1패로 역전승했다.
신진서는 AI 맞춤 대응법으로 최대한 전투를 피하고 철저하게 집을 챙기는 수비 바둑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신진서는 "내 스타일을 완전히 버리고 수비 지향적으로 오직 이기기 위한 바둑을 두는 게 사실 굉장히 힘든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카타고에 대해선 "AI는 완벽한 것이 (오히려) 약점인 것 같다"며 "불리해도 (승률이 떨어지는)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인간 바둑은 상황에 따라 승부수와 묘수를 던지는 게 매력"이라며 "그래도 AI를 상대로 버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진서 9단과 일문일답.
(서울=연합뉴스)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3국에서 221수 만에 흑 11집 반 승을 거둔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7.21 [한국경제신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오늘 대국 전에 작은 해프닝이 있었는데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변수가 되지 않았나.(신진서 9단이 대국장을 착각해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로 갔다가 한국경제TV 스튜디오로 오느라 대국이 20분 지연됐다.)
▲ 일단 굉장히 송구스럽다. 내가 당황스러운 것 보다 기다리셨을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마음이 제일 컸다. 그래도 주최 측과 관계자분들께서 너무 잘 대처하고 배려해 주셔서 흔들림 없이 대국을 할 수 있었다.
-- 오늘 첫수에 1, 2국과 달리 2분 넘게 생각했는데.
▲ 카타고 첫수가 소목이었는데 내가 반대쪽 소목을 두면 항상 비슷한 바둑이 나왔고 승률도 굉장히 높았다. 이번엔 새로운 길로 가고 싶어서 먼저 비틀었다.
카타고는 알고 있었겠지만, 나는 모르는 길로 갔는데 막상 초반이 끝나고 나니 포석이 마음에 들었다. 실리가 부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터웠기 때문에 굉장히 기분 좋게 출발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바둑 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3번기를 치른다. 신진서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에서 대국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6.7.21 saba@yna.co.kr
-- 3국 내용을 총평한다면.
▲ 대국 난이도는 2국이 훨씬 높았다. 2국은 대형 정석이 나오긴 했지만 이후 변화를 아예 몰라 정말 무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후반에 좀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3국은 큰 정석이 없었지만 잔잔하게 시작해 별로 손해를 보지 않고 조금 더 수월하게 판을 짜 갈 수 있었다. 더 잘 둔 판은 3국일 것 같은데 그래도 이 바둑을 이겨서 뿌듯한 기분이 든 것은 훨씬 어려웠던 2국이 아닐까.
-- 1, 2국에 비해 오늘 대국 시간이 훨씬 단축됐는데.
▲ 연습할 때도 3∼4시간씩 둬도 완패할 때가 있었고 1시간 만에 완승할 때도 있었다.
인간 입장에서 경우의 수를 많게는 50여가지 생각해야 하지만 오늘처럼 판이 짜인다면 나뿐만 아니라 상위권 기사라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2국처럼 판이 짜인다면 시간이 끝도 없이 필요하지만, 오늘같이 짜이면 사실 AI처럼 빨리 두더라도 큰 실수를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래서 최대한 경솔하게 두지만 말자는 생각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바둑 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3번기를 치른다. 신진서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에서 대국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6.7.21 saba@yna.co.kr
-- 2점 접바둑에서 승리했는데 카타고와 치수를 조정할 수 있을까.
▲ 2승 1패를 하긴 했지만, 아직 2점에 이긴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래픽카드 RTX 3090 4장을 병렬 결합한 카타고는 제한 시간 20초 만에도 대부분 수가 다 완벽하다. 그런데 그 이상의 그래픽카드나 제한 시간이 더 주어졌을 때 얼마나 더 좋은 수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내가 판을 조금이라도 잘못 짠다면 여전히 힘든 승부가 되기 때문에 치수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 AI와 대국을 통해 얻은 점이 있다면.
▲ 내 스타일을 완전히 버리고 수비 지향적으로 두면서 오직 이기기만을 위한 바둑을 주는 게 사실 굉장히 힘든 연습 과정이었다. 평소에 두고 싶은 수들을 다 두면서 하던 시합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첫판에서는 바둑 인생에서 가장 좀 힘든 순간일 정도로 굉장히 멘탈이 나갔는데 그래도 다행히 2국에서 어려운 바둑을 이기면서 이렇게 3국까지 이길 수 있었다.
이번 대국 이전에도 카타고를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
2020년부터 카타고 실력이 굉장히 강해졌는데 카타고를 공부하면서 내가 랭킹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3국에서 221수 만에 흑 11집 반 승을 거둔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7.21 [한국경제신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엄청난 연산 능력을 갖춘 AI와 인간 바둑의 차이점이 있다면.
▲ AI는 완벽한 것이 (오히려) 약점인 것 같다. 불리해도 (승률이 떨어지는)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다,
선배인 이창호 사범님은 실수가 매우 작은 바둑이었고 이세돌 사범님은 실수는 있지만 상당히 전투적인 바둑을 뒀다.
그런데 두 분이 대국하면 5대 5였다.
오늘 바둑이 보여줬듯이 실수 없이 이길 수 있지만 인간 바둑에서는 승부수를 던지고 묘수도 두는 게 AI와 굉장히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국에 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 첫판에서 패해 실망하게 했는데도 2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줘 큰 힘이 됐다.
10년 전 이세돌 사범이 알파고에 거둔 1승과 비한다면 아주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이 AI에게 버틸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 작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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