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들깨 모종까지 다 말라 죽어"…저수지 바닥 드러낸 창녕

옥천저수지 저수율 1.9%로 바닥…군, 양수기·급수차 총동원 대응

창녕군 옥천저수지…쩍 갈라져
지난 10일 오전 경남 창녕군 옥천저수지 바닥이 쩍 갈라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녕=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감이 수분이 없어 쭈글쭈글해지고 나무까지 다 말라 죽었으니 올해 농사는 끝났다고 봐야죠."

기록적인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는 경남 창녕군 한 단감 농지에서 만난 남중우(66) 씨는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한창 과실이 비대해지고 과일이 영글어 커져야 할 시기이지만 폭염과 가뭄 등 이상 기후가 발생하면서 단감에도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남씨는 "폭염에 햇볕 데임(일소) 피해가 발생하더니 이제는 가뭄에 감들이 다 수분을 뺏겨 상품성 있는 감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농작물재해보험이라도 받으려면 썩은 감들이 나무에 달려 있어야 한다고 해 떼어내지를 못하니 감나무 자체가 말라 고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호소했다.

남씨 말처럼 최근 창녕지역에는 가뭄이 극심하다.

농업가뭄관리시스템(ADMS)에 따르면 11일 기준 창녕지역 농업용수 저수율은 28.8%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평년 저수율 71.7% 대비 40.2%에 불과하다.

특히 옥천저수지 저수율은 1.9%로 평년(80.2%) 대비 2.4% 수준에 그친다.

현재 저수지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채 대부분 드러나 있어 저수지라는 것을 알기 힘들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옥천저수지는 면적이 약 140㏊로 계성면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이다.

부곡면에서 밭농사를 짓는 40대 A씨는 "지난달 들깨 모종을 두 번 심었는데 모두 다 말라 죽었다"며 "심어봤자 어차피 또 죽을 게 뻔하니 모종을 다시 사놓고도 식재를 못 해 비가 오기만을 바라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폭염·가뭄까지…단감 '햇볕 데임' 피해 속출 (CG)
[연합뉴스TV 제공]

창녕군은 양수장과 관정을 최대한 가동하고 저수지와 하천 등 가용 수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물이 부족한 지역 곳곳에는 하천 바닥을 뚫어 간이 양수 시설 35개소를 설치한 뒤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물이 대부분 말라버린 옥천저수지는 약 2.5㎞ 떨어진 지방 하천에서 물을 거꾸로 퍼 올려 저수지 상단부에 떨어트리는 방식으로 겨우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 급수차로 하천수를 취수해 용수로에 직접 공급하는 등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은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뚜렷하다.

양수기 1대는 시간당 100t의 물을 퍼 올릴 수 있지만 지속되는 가뭄에 하천마저 말라가는 데다 웅덩이에 물이 모일 때까지는 사용하지 못한다.

또 양수장에서 물을 퍼 올려 채울 수 있는 저수지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오직 자연 유입수로만 활용할 수 있는 저수지들은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순수하게 비가 와야만 물이 차는 저수지를 쓰는 곳은 지역에 1천768㏊에 이른다.

급수차를 이용하는 것 역시 종일 가동해도 극히 적은 면적의 농지에만 물을 채울 수 있는 정도다.

군은 비가 계속 내리지 않으면 이달 중 가뭄 재난이 더욱 극심해져 피해가 불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군 관계자는 "인근 하천에 있는 물도 점점 다 말라가 이달까지가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며 "주중에 적게나마 비 예보가 있어 지역 여건에 맞게 비상 급수를 하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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