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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전국 11개 지역으로 나눠 차등…한강 이남 수도권은 '현 수준 유지'
도매가도 지역 차등 도입…'이중 수혜·지역 갈등·한전 부담' 우려도
전남 무안군에서 신안군까지 이어지는 54㎞의 154kV(킬로볼트) 송전망.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산업용 지역 요금제 방안이 공개됐다.
제도 시행 시 남부지방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최대 약 10%, 충청과 강원은 최대 약 8%, 서울 강북지역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북부는 최대 약 5% 싸진다.
전력수요가 집중된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 남부지역 등 수도권 남부는 현재 요금이 그대로 유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산업용 지역 요금제 공청회를 열었다.
◇ 남부 산업 전기료 13∼18원 인하…충청·강원은 10∼15원↓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에서 동결된다. 한국전력은 3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의 모습. 2026.6.22 ksm7976@yna.co.kr
산업용 지역 요금제는 요금 구성 항목에 '지역별 조정 요금'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지역별 조정 요금 수준은 전력 자급률과 균형성장, 송전 비용을 반영해 정해졌다.
이날 공개된 방안에 따르면 전국이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뉘어 산업용 전기요금이 달라진다.
남부권(남부지방)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13∼18원 인하된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 전기 평균 판매단가는 1kWh(킬로와트시)당 181.9원으로, 이를 고려하면 인하율은 7∼10%이다.
중부권(충청과 강원)은 10∼15원(5∼8%), 수도권 북부는 6∼10원(3∼8%) 낮아진다.
수도권 남부는 지역별 조정 요금이 '0원에서 1원 인하'로 설정돼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금 수준에서 사실상 바뀌지 않는다.
한 권역 내에서도 행정구역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달라진다.
행정안전부가 개발 중인 '지역우대지수'를 활용해 행정구역에 따라 4개 권역으로 거듭 구분한다는 것이 현재 제시된 방안이다.
지역우대지수는 '서울과 거리'를 핵심 지표로 하고 각 지역 사회·경제 지표와 인구 소멸 위기 여부 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되고 있다.
추가 4개 권역 구분에는 산업위기지역인지 등도 반영될 예정이다.
기후부는 종합적으로 전국이 11개 지역으로 구분돼 산업용 전기요금이 차등된다고 설명했다.
◇ '수도권 일극화' 해소…중국 '저가 공세' 대응도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달리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보다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전기를 대규모 전력망을 통해 수도권에 공급하는 단방향 구조를 깨고 '수도권 일극화'를 완화하는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아지면서 첨단산업을 유치할 가능성이 커지는 등 비수도권 지역경제가 되살아날 기회가 생기고 국가 차원에선 송전설비 투자·운영비와 관련 갈등을 최소화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당국 설명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전력 약 40%가 수도권에서 소비된다.
지난해 판매 전력량(5억4천941만7천259MWh) 중 수도권(2억2천279만8천828MWh) 비중이 40.6%였다.
전력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은 경기 용인시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더 심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팹(공장)이 들어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팹이 구축될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에는 2041년까지 '대형 원자력발전소 10기' 발전 용량과 맞먹는 14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데이터센터의 경우 상업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급량이 연평균 20%씩 늘며 2028년에 1.45GW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전력 자급률은 66%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영흥화력발전소를 비롯해 대형 발전소가 있어 전력 자급률이 작년 기준 172.6%로 17개 시도 중 5번째로 높은 인천을 포함했기에 나온 수치로, 서울과 경기 전력 자급률은 각각 6.8%와 59.1%로 시도 중에서 2번째와 6번째로 낮다.
석유화학업을 중심으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할 필요성도 당국이 내세우는 산업용 지역 요금제 도입 이유다.
기후부에 따르면 중국 산업용 전기요금은 평균 1kWh당 120원대로 한국의 66% 수준이다.
◇ '도로 하나 사이'에 요금 달라져…'지역 갈등' 우려도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하는 데 우려도 적잖다.
우선 국내 전력망은 '전국 단일망'이며 전기는 물리적으로 '저항이 적은 최단 경로'를 따라 움직이므로 특정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발전소가 있는 행정구역 내에서 소비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가 지적된다.
실제 지역별 전기요금을 도입한 국가 중 법적으로 요금 산정 기준에 '행정구역별 전력 자급률'을 명시한 국가는 없다.
그런데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장거리 송전에 따른 비용을 나타낼 수 있는 '송전손실계수'가 아니라 행정구역에 따라 임의로 낸 통계라고도 볼 수 있는 전력 자급률과 균형성장이 주로 고려됐다.
정부 정책 목표가 변경되면 전기요금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정부는 "지역 간 요금 차를 4년 등 일정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구역별로 요금을 차등하면서 '도로 하나 사이에 두고' 요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지역 간 갈등도 우려된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기준으로 보면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기가 소비하는 전기보다 많은 인천은 전력 자급률이 낮은 서울 강북지역과 같은 권역으로 묶이는 것이 불만일 수 있다.
기초지자체 단위로 보면 문제가 더 복잡해지는데, 전력 자급률 차이가 극단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지리학회에 2023년 발표된 논문(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적용을 위한 공간 단위 검토)을 보면 229개 시·군·구에서 전력 자급률이 100% 이상인 곳은 38개, 그렇지 않은 곳은 191개로 17개 시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7곳과 10곳)보다 편차가 컸다.
발전소가 있다고 전기요금을 낮춰주면 '중복 혜택'이라는 지적도 있다.
분산에너지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기후환경에너지노동위원회 수석 전문위원이 지난 3월 내놓은 검토보고서를 보면 대구시 등 일부 지자체는 "발전소가 밀집해 전력 자급률이 높은 지역은 인구 유입과 세수 증가, 발전소주변지역법에 따른 혜택을 누리고 있어 전력 자급률을 척도로 전기요금까지 인하해주는 것은 지역 간 형평성을 저해하는 이중 수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인하해도 중국보다 비싸…'한전 적자 부담' 커져
실효성과 '한전 부담'도 산업용 지역 요금제 관련해 우려되는 점이다.
현재 제시된 방안에 따라 최대 폭으로 할인되는 지역도 산업용 전기요금이 여전히 중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지역 요금제에 따른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폭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긴 어려운 수준이면서 한전의 부담은 키우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중동 전쟁 등의 영향으로 전력도매가격(SMP)이 한전이 적자를 볼 수준(1kWh당 146원 이상)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전기 판매량 51%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의 요금이 인하되면 한전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국은 이번에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하되면 2조8천억원 안팎의 요금이 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 올 때 적용하는 도매요금도 지역별로 달리해 한전의 부담을 덜기로 했다.
지역별 한계가격제(LMP·Locational Marginal Pricing)을 도입한다는 것으로 송전 제약이 발생했을 때는 송전망 혼잡 비용과 송전 손실 등을 반영해 지역별로 요금을 달리하는 제도다.
즉, 송전망이 포화했을 때 전력수요가 공급을 넘는 수도권의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비싸게, 그 반대인 비수도권의 발전사에서 만든 전기는 싸게 사들여 이를 통해 전기가 급한 곳에서 더 발전하게 유도한다는 것이다.
LMP는 비수도권 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발전사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어 향후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와 한전은 산업용 지역 요금제 도입 절차를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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