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양현종의 결단, 이닝목표까지 지웠다…"어떤 것이든 할 것"

11시즌 연속 150이닝 책임졌던 양현종, 모든 기록 내려놓고 헌신

'라이벌' 김광현 수술에 "마음 아파…큰 결정한 것"

질문 답하는 KIA 양현종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KIA 양현종이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26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투수 양현종(38)은 개인 기록 가운데서도 '이닝'에 크게 애착하는 선수다.

승수나 평균자책점과는 달리, 많은 이닝을 던질수록 팀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선발투수가 최대한 긴 이닝을 버티면 소속 팀의 불펜 소모를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팀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양현종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던 2021시즌을 제외하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시즌도 빠짐없이 매 시즌 10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특히 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매년 150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러나 양현종은 2026시즌을 앞두고 이닝을 포함한 모든 개인 목표를 내려놓았다.

많은 이닝을 던지려고 하는 마음조차 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양현종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 팬 페스트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승리, 평균자책점은 물론 이닝 수치도 목표로 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선발로서 많은 이닝을 던지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닝 욕심을 냈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젠가부터 이닝 목표를 내세울 때마다 이닝 기록에 개인 욕심을 낸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라며 "난 팀을 위해 그런 목표를 잡고 던졌던 것뿐인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올 시즌엔 그저 영양가 있는 투구를 펼치고 싶다"며 "지금은 그것이 팀 승리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닝 목표를 내려놓은 배경에 관해선 "이제는 구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떤 역할과 보직을 맡게 되더라도 그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 팬 페스트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6.3.26. cycle@yna.co.kr

개인 목표는 내려놨지만, 이미 그의 통산 기록은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543경기에서 2천656⅔이닝을 던지며 186승 127패, 2천185탈삼진,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그는 새 시즌 송진우(6720경기 3천3이닝 210승 153패 평균자책점 3.51·은퇴)에 이어 역대 두 번째 190승 및 200승, 두 번째 2천700이닝 돌파를 노린다.

아울러 통산 탈삼진 1위인 양현종은 삼진을 잡을 때마다 이 부문 기록을 늘려간다.

1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면 역대 최초로 12시즌 연속 100탈삼진 기록도 세운다.

새 시즌엔 통산 기록 경신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록 경쟁을 펼쳐온 동갑내기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이 어깨 수술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이에 관해 "마음이 아프다"며 "(김)광현이가 팬들 앞에서 더 던지기 위해 큰 결정을 한 것 같다. 그 자체가 참 멋있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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