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위페이 꺾은 파란의 주인공 김가은 "자신감 찾아가는 중"

우버컵 결승서 천위페이 완파하며 우승 견인…"앞으로도 단체전은 제 선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배드민턴 김가은
(진천=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김가은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5.22 ondol@yna.co.kr

(진천=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결승전에서 한국의 우승을 예측한 이는 드물었다.

단식 세계랭킹 2·4·5위와 복식 1·4위를 보유한 중국을 상대로 한국은 안세영(삼성생명)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었지만, 복식 이소희와 백하나(3위·인천국제공항)를 제외하면 세계 10위권 내 선수가 전무해 전력상 열세가 완연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이변이 필요했고, 그 파란의 주인공은 김가은(삼성생명)이었다.

세계랭킹 17위였던 김가은은 중국의 핵심 단식 주자 천위페이(4위)를 2-0으로 완파하며 한국에 4년 만의 우버컵 우승을 안겼다.

2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김가은은 우승의 기쁨은 그새 잊고 26일 개막하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싱가포르오픈 준비에 전념하고 있었다.

김가은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가은은 "사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노력에 비해 결과가 실망스러울 때가 많아 '내게 재능이 없는 걸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는 순간들이 있어 점점 자신감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가은은 천위페이를 상대로 우버컵 결승전 전까지 통산 상대 전적 1승 8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유일한 승리마저도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2022년 코리아오픈에서 거둔 것이었다. 이후 5차례 맞대결에서는 모두 패했고, 그중 4번은 0-2 완패였다.

그러나 우버컵 결승 무대에서 김가은은 다른 선수가 됐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던 성급한 성격 탓에 나오는 실책을 줄이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오히려 천위페이를 압박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배드민턴 김가은
(진천=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김가은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5.22 ondol@yna.co.kr

박주봉 대표팀 감독 역시 당시 경기를 마친 뒤 "김가은의 승리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며 "그날은 김가은의 날이었다"고 극찬한 바 있다.

김가은은 "원래 성격이 급해 공격을 서두르는 스타일인데, 그날은 계속 참고 버티면서 상대가 먼저 공격하도록 유도했다"며 "팀원들의 열성적인 응원 속에서 오직 경기에만 몰입하다 보니 평소보다 높은 집중력이 발휘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승패를 떠나 그날의 경기 내용은 제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값진 디딤돌이 됐다"며 "나 자신을 더 단단하게 다져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은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장 174㎝의 김가은은 높은 타점의 공격과 빠른 스피드가 강점인 선수다.

단식 3명, 복식 2조로 구성되는 단체전 체제에서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3번 주자(단식)로 주로 나선다.

올해 초 사상 첫 아시아단체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우버컵 정상까지 연달아 제패한 여자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김가은의 각오도 남다르다.

김가은은 "5판 3선승제 단체전에서 3번 주자는 경기를 끝낼 수도, 반대로 허무하게 내줄 수도 있는 자리"라며 "(안)세영이를 비롯한 앞선 주자들이 워낙 든든한 만큼, 나 역시 제 몫을 다해 선에서 승부를 매듭짓겠다는 목표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가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요즘 부쩍 와닿는다"라며 "1등이 되진 못하더라도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선수, 어떤 상황에서도 결국 무언가를 해내는 선수가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배드민턴 김가은
(진천=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김가은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5.22 ond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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