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고지대 적응한 홍명보호, 첫판 체코 잡고 '꽃길' 선점할까

조 1·2위 무난한 토너먼트 대진이나 3위는 '가시밭길'…1차전이 분수령

20년만의 본선 체코, 190㎝ 이상 10명 장신 군단…공격수 시크 조심해야

홍명보호, 스리백 수비 + 손흥민·황희찬·이강인 공격 삼각편대 가동할 듯

훈련하는 한국대표팀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6.6.9 jjaeck9@yna.co.kr

(과달라하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년을 달려온 홍명보호가 드디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운명의 첫판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유럽의 복병 체코를 상대로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갖는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도 한 조인 한국은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은 두 대회 연속 원정 16강 진출을 겨냥한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 대회에서 4강 신화를 썼으나, 원정 월드컵에서의 최고 성적은 2010년 남아공 대회와 카타르 대회의 16강이다.

이번 대회부터 개최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 16강에 닿으려면 더 먼 길을 가야 한다.

생각에 잠긴 홍명보 감독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6.8 jjaeck9@yna.co.kr

3경기를 치르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곧바로 16강에 오르는 게 아니라, 32강전부터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조 3위까지도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어 조별리그 경쟁의 강도가 약해졌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첫 경기 승리가 중요한 건 예전 대회와 같다.

만약 3위로 32강에 오르면 E조 1위나 G조 1위를 상대해야 한다. E조에는 전통의 우승 후보 독일, G조엔 강호 벨기에가 버티고 있다.

반면, 조 1, 2위로 32강에 오른다면 훨씬 무난한 대진을 받는다. 1위를 하면 다른 조 3위, 2위로 진출하면 B조 2위를 상대한다.

B조에는 캐나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카타르, 스위스가 있다. 뚜렷한 강팀이 없는 조다.

훈련 참가한 파트리크 시크
(맨스필드[미국 텍사스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텍사스주 맨스필드의 텍사스 헬스 맨스필드 스타디움에서 체코 파트리크 시크가 훈련을 하고 있다. 체코는 한국시간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우리나라와 첫 경기를 치른다. 2026.6.8 hama@yna.co.kr

조별리그 1·2위가 '꽃길'이라면 3위는 '가시밭길'인 셈이다.

홍 감독이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1차 목표로 '좋은 위치에서 32강 진출'을 내세운 이유다.

첫판에서 승리해야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월드컵에서 첫 경기는 절대적인 분수령이며, 그간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첫 경기에서 지고도 16강에 오른 적은 없다.

체코는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복병이다. 유럽예선에서 약체 페로제도에 '충격패'를 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으나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뒤 안정을 찾았다.

아일랜드와 덴마크를 상대한 플레이오프에서는 두 팀 모두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승부차기로 무너뜨리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훈련 참가한 파벨 슐츠
(맨스필드[미국 텍사스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텍사스주 맨스필드의 텍사스 헬스 맨스필드 스타디움에서 체코 파벨 슐츠가 몸을 풀고 있다. 체코는 한국시간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우리나라와 첫 경기를 치른다. 2026.6.7 hama@yna.co.kr

기술보다는 투쟁심, 체격을 앞세운 팀이지만, 공격진에는 레버쿠젠(독일) 소속의 '주포' 파트리크 시크, 파벨 슐츠(리옹) 등 걸출한 개인기를 갖춘 카드들이 있다.

특히 시크는 유로 2020에서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하프라인 중거리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정확한 득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체코 주장은 황희찬의 울버햄프턴(잉글랜드) 동료이기도 한 센터백 라디슬라프 크레이치다. 크레이치는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 모두 골 맛을 봤을 정도로 득점력도 갖췄다.

키 190㎝ 이상 선수가 무려 10명이나 되는 체코는 세트피스나 크로스를 활용한 '고공 공격'에 강한 모습을 보인다. '철기둥' 김민재(뮌헨)를 비롯한 홍명보호 스리백 수비진이 이를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도 관건이다.

훈련하는 주장 손흥민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6.6.9 jjaeck9@yna.co.kr

홍명보호 공격진에서는 '불세출의 골잡이' 손흥민(LAFC)이 선봉에 서고, 황희찬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좌우 측면 공격을 맡을 거로 보인다.

안정환, 박지성과 나란히 월드컵 무대에서 3골을 넣은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득점하면 한국인 월드컵 통산 득점 단독 1위에 오른다.

한국은 체코와 같은 유럽팀을 상대로 월드컵에서 6승 6무 12패를 기록했다. 남미(2무 5패), 북중미(1무 2패), 아프리카(1승 1무 2패) 팀을 상대할 때보다 좋은 결과를 냈다.

고지대 적응은 변수다. 해발 약 1천570m의 고지대인 과달라하라는 기압이 낮아 공이 빠르게 날아가고 체력 소모가 크다.

홍명보호는 조 추첨 직후부터 고지대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준비해왔다.

함께 걷는 홍명보 감독과 이강인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이강인과 걷고 있다. 2026.6.9 jjaeck9@yna.co.kr

지난달 18일 일찌감치 한국을 떠나 고지대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캠프를 차리고 보름 넘게 적응훈련을 하고서 결전을 엿새 앞둔 지난 6일 과달라하라에 입성했다.

반면 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베이스캠프 선정이 늦어진 체코는 경기 전날까지 저지대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훈련한다. 최대한 늦게 과달라하라에 입성해 고지대의 악영향을 줄여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날씨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경기가 열리는 현지시간 11일 오후 7시 1.5㎜의 비가 내리는 것으로 예보됐다. 젖은 그라운드에서는 지면과 공의 마찰이 줄어들어 패스 속도가 빨라진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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