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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모로코계 무슬림 가정 출신이자 결승행 이끈 국민스타
'스페인 사람이란 무엇인가' 국가 정체성 논쟁의 중심
통합의 촉매…"더 다문화적이고 성공적인 스페인 보여줘"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스페인의 월드컵 결승 진출을 이끈 19세 축구 스타 라민 야말이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모로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야말이 '스페인인'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국가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야말은 모로코인 아버지와 적도기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로, 바르셀로나 빈민가인 로카폰다에서 자랐다.
야말은 골을 넣은 뒤 손가락으로 숫자 '304'를 만들어 보이는 독특한 세리머니를 하는데, 이 숫자는 로카폰다 우편번호의 일부다.
그는 이 지역의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어린 시절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야말의 할머니 파티마 로마니는 어린 야말이 골을 넣으면 주변에서 "빌어먹을 무어인(무슬림). 저 흑인 좀 봐"와 같은 조롱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스페인 국가대표가 된 이후에도 차별적인 발언에 계속 노출됐다.
스페인 팬들은 올해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자국 주전선수인 야말이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슬림을 비하하고 배척하는 언어를 썼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이집트 선수을 앞에 두고 관중에 위아래로 뛰는 응원 참여를 촉구하며 "뛰지 않으면 무슬림"이란 구호를 외친 것이다.
야말은 스페인 팬들이 무슬림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무지하고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논란은 최근 스페인 사회에서 확산하는 이민 논쟁과 맞물려 있다.
인구 5천만명이 채 되지 않는 스페인에 최근 5년간 400만명이 넘는 이민자가 유입된 가운데 정부는 올해도 대규모 체류 신분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민이 경제 성장과 저출산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지만, 무슬림 이민자 유입에 대한 불안을 기반으로 우파 반이민 정당들도 급부상 중이다.
극우 청년단체 레부엘타는 야말이 월드컵 초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엎드려 기도한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뒤 "골 하나 때문에 이슬람을 용인하면 언젠가 국가대표팀도, 국가도 잃게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많은 축구 팬들은 야말 같은 선수들이 더욱 다문화적이고 더욱 성공적인 스페인과 스페인 대표팀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야말의 사촌인 후다 엘 압델라위는 "그는 스페인의 얼굴"이라고 말했으며, 감비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18세 마리암 드라메도 "부모가 이민자인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라고 평가했다.
야말도 최근 인터뷰에서 스페인 대표팀을 "통합의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스페인의 보수 성향 전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가 아프리카계 선수가 많은 프랑스 대표팀을 두고 "프랑스인이 없는 팀"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쓴 것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면서 야말은 축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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