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로 늘어난 축구협회 회장 선거인단…누가 유리할까

대학 선수 5명→3천800명 확대…동호인도 5천여명 규모로

김병지 강원 대표, 변석화 전 대학연맹 회장 등 하마평

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인단 규모가 확 늘어나면서 선거전에서 어떤 후보가 유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축구계에 따르면 정몽규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축구협회 회장 보궐선거는 올해 말, 11월이나 12월쯤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축구 거버넌스 개혁을 주도하는 K-축구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지난 4일 선거인단 구성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주요 쟁점이던 선거인단 수는 2만명 수준으로 정해졌다.

직전 2025년 회장 선거 때의 선거인단 192명에서 100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이 권고안에 맞춰 축구협회가 대의원총회를 열어 정관을 개정하고 전자투표를 어떻게 실시할지 등 선거 방식을 정하는 데에 최소 3개월 정도는 걸릴 거로 축구계는 예상한다.

발언하는 최휘영 장관
(서울=연합뉴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7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혁신위 내부에서는 늦어도 올해 안에는 한국 축구의 새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회장 선거 후보군의 하나로 인식되던 변석화 전 대학축구연맹 회장은 선거인단 규모 발표 뒤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다.

확대된 선거인단에서 대학 선수의 표가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혁신위 권고안을 토대로 실제로 선거인단을 추리면 중복 인원 등이 빠지면서 숫자가 줄어들 수 있지만, 일단 발표된 약 2만명의 선거인단 중 전문 선수는 5천900명 정도로 알려졌다.

변석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중 대학 선수가 절반을 훌쩍 넘는 3천800명이나 된다. 종전엔 고등리그와 대학리그 등록팀에서 '모두 5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하게 돼 있었다.

대학 선수에 대학 지도자까지 더하면 선거인단에서 대학 축구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진다.

변 전 회장은 2002년 대학연맹 회장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6선 연임하며 20년 넘게 대학 축구 행정을 책임졌다.

2024년 12월 선거에서 박한동 현 회장에게 패해 물러났지만, 그의 대학 축구계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인단에서 동호인은 5천여명 규모로 전해졌다. 기존 20명 수준에서 전문 선수, 지도자와 맞먹는 규모로 확 늘어났다. '민주화'는 이번 거버넌스 개혁의 핵심 의제다.

국회 들어서는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7.30 eastsea@yna.co.kr

선거인단 자체가 늘어난 데다 그중 전문 축구인들과 무관한 영역에 있던 동호인 몫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규모로 커지면서 기존의 선거전 접근 방식은 안 통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K리그1의 한 구단 단장은 "직능집단별로 표심을 잡는 것보다는 대중적으로 소구력이 있는 인물이 우위를 점하는 '인물 선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인지도가 높은 스타 경기인 출신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인 출신 중에서는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박지성 혁신위 공동위원장, 이영표 해설위원 등이 사실상 회장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엘리트 경기인들 사이에서는 김 대표이사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발언하는 박지성 공동위원장
(서울=연합뉴스)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7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변 전 회장, 김 대표이사 외에 이석재 경기도축구협회 회장, 김성한 쿠팡플레이 대표이사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 회장은 2013년부터 10년 넘게 경기도 축구를 이끌어와 한국 축구의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지만, 축구계 '여권'으로 인식된다는 점은 약점이다.

김성한 대표이사는 쿠팡플레이가 축구계 대표 미디어로 자리 잡는 데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리그 중계 등 여러 사업이 진행 중이라 이해 상충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박지성 위원장이 여론의 지지가 강하다면 마음을 바꿔 회장직에 도전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산하단체의 고위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불출마를 번복했다. 박지성 위원장도 명분만 있다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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