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4연속 우승' 파리스 "한국인인데 태극마크는 못 달아요"

한국서 나고 자란 한국체대 파리스, 국적 문제로 국제대회 출전 불발

"태극마크 달고 애국가 울리고 싶어"…특별귀화 추진

귀화를 추진 중인 레슬링 푸다 파리스 아흐메드
푸다 파리스 아흐메드가 26일 경남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50회 전국대학레슬링선수권대회 남자그레코로만형 63㎏급 결승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파리스는 한국말을 하고 한식을 먹는 한국인이지만 이집트 국적을 갖고 있어서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레슬링협회 중계방송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저변 문제로 위기에 몰린 한국 레슬링계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떠오르고 있다.

인천체고를 졸업하고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레슬링 선수 푸다 파리스 아흐메드는 26일 경남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50회 전국대학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63㎏급 결승에서 송두현을 9-0, 테크니컬 폴승으로 완파하고 1위에 올랐다.

파리스는 결승에서 눈 주위가 찢어졌지만, 붕대를 감고 다시 매트에 올라 큰 기량 차를 보이며 우승했다.

그라운드 옆굴리기를 주특기로 하는 파리스는 한국 레슬링의 최대 기대주다.

지난해 한국체대에 입학한 파리스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정상에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전국레슬링종합선수권대회와 올해 4월에 열린 헤럴드경제배 전국레슬링대회, 6월에 펼쳐진 양정모올림픽제패기념 KBS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번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나 파리스는 국가대표 선발전엔 출전할 수 없다. 국적 문제 때문이다.

2005년 8월 한국에서 이집트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파리스는 한국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아버지와 생활하며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모두 한국에서 다녔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한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이다.

하지만 파리스는 이집트 국적을 갖고 있다.

파리스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난 한국에서 자라고 한국말을 하는 한국인이지만 외국 국적을 가져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다"며 "다른 선수들처럼 한국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해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하는 것이 꿈이자 소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꿈에 한 발짝 다가선 형처럼 나도 한국인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파리스의 한 살 위 형인 푸다 모아이즈 아흐메드(한국체대) 역시 레슬링 선수다.

모아이즈는 지난해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곧바로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간판선수로 성장했다.

지난해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오심 문제 등으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지만, 향후 한국 레슬링을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파리스도 형처럼 특별귀화를 준비 중이다.

그는 "형과 함께 한국 레슬링 부활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국적 문제를 해결하면 올림픽 메달의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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