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의 기억' KIA 김태군 "대구 만루포 친 날…내심 기대"

비로 하루 밀린 PO 1차전…"삼진 3개 당했던 25일 지나가 다행"

KIA 포수 김태군
[촬영 이대호]

(대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아내가 이야기해 줘서 알았는데 2년 전 여기서 만루 홈런을 쳤던 날이 바로 10월 26일이더라고요. 반대로 25일에는 삼진 3개를 당했거든요. 일단 25일은 비 덕분에 지나갔으니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안방마님 김태군(36)이 가을비로 하루 미뤄진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 날짜에 얽힌 기분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김태군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나 시리즈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날 내린 비로 1차전은 26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태군에게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그리고 '10월 26일'은 잊을 수 없는 약속의 땅이자 날짜다.

전상현 '우리가 승리의 배터리'
(전남광주=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전상현(왼쪽)이 5-1 승리로 경기를 마치고 김태군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2026.10.17 mhk0226@yna.co.kr

그는 2024년 10월 26일 이곳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시리즈의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통합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태군은 "2022년 삼성에서 뛸 때부터 라이온즈파크에서는 나름대로 임팩트 있는 장면이 많았고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며 "비로 경기가 밀리면서 불펜 투수들에게는 휴식이 더해져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대구에서 가을비를 마주하자 자연스레 2년 전 한국시리즈 1차전의 기억도 소환됐다.

당시 KIA는 삼성 선발 원태인의 호투에 막혀 끌려가다 6회 우천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경기가 선언됐고, 이틀 뒤 재개된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흐름을 가져왔다.

김태군은 "이번 비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내려서 양 팀 모두 동등한 입장"이라면서도 "2년 전 비는 원태인이 미친 듯이 잘 던질 때 내려줘서 정말 감사했다"고 웃었다.

오스틴 아웃시키는 김태군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1회초 1사 1루에서 3번 오스틴의 파울타구를 KIA 포수 김태군이 잡아내고 있다. 2026.10.12 iso64@yna.co.kr

당시 KIA는 0-1로 뒤처진 6회초 무사 1, 2루 위기에서 쏟아진 비 덕분에 경기를 중단했고, 이틀 뒤 재개한 경기에서 5-1로 역전승했다.

김태군은 "다만 당시 경기가 재개되기까지 (볼 배합으로) 혼자 머리를 굴리느라 환장하는 줄 알았다"며 "상대가 번트를 댈지 강공할지, 초구 직구를 던졌다가 김영웅에게 싹쓸이 타구를 맞지는 않을지 온갖 최악의 상황을 다 가정해 봤다. 바뀔 투수를 빨리 알려달라고 감독님께 전화를 제일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결국 전상현으로 투수가 결정되면서 확신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2년 전 위기를 막아냈던 불펜 핵심 전상현의 진화도 짚었다.

그는 "전상현이 그때는 시속 145∼146㎞의 힘으로 밀어붙였다면, 자동 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 3년 차인 지금은 시속 142∼143㎞의 공으로도 위아래 코스를 공략할 줄 안다"며 "주 무기인 슬라이더를 살리기 위해 확률을 높이려면 몸쪽 승부를 무조건 써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KIA 김태군 안타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4회 초 2사 2루 상황 KIA 8번 김태군이 2루타를 치고 있다. 2026.9.1 image@yna.co.kr

올 시즌 KIA 마운드가 강세를 보였던 삼성 중심 타자 르윈 디아즈와 최형우를 상대로도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김태군은 "데이터 팀 플랜대로 상대 전적을 고려해 대결했던 결과"라며 "상대도 우리의 볼 배합을 알고 있겠지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우리가 더 어려워진다. 하던 대로 부딪쳐 보겠다"고 했다.

시즌 전 주축 선수 이탈로 하위권 평가를 받았던 팀이 PO까지 올라온 원동력으로는 선수단의 거침없는 분위기를 꼽았다.

김태군은 "캠프 때부터 고참들이 나서서 젊은 선수들이 기를 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후배들에게도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에 나왔을 때는 절대 작아지거나 고개 숙이지 말고 미친 듯이 마음껏 플레이하라고 주문했다"며 "2년 전에는 정상에서 기다리는 입장이라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도전자 입장에서 치르는 보너스 게임이다. 부담 없이 미친 척하고 부딪히는 게 최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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