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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허벅지 근육 손상 딛고 지명타자로 PO 출격
[촬영 이대호.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 자체로 정말 감사합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평소 안 먹던 음식까지 힘줄에 좋다는 건 다 찾아서 챙겨 먹었습니다."
가을야구 출전이 불투명했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33)이 빠른 회복으로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 나선다.
기적 같은 복귀에도 그의 표정에는 기쁨보다 주장의 무거운 책임감과 동료들을 향한 미안함이 먼저 묻어났다.
구자욱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PO 1차전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부상 복귀 소감과 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구자욱은 정규시즌 막판이던 지난달 30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허벅지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았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4회 말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삼성 양우현의 안타로 3루 주자 구자욱이 홈을 밟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6.9.8 mtkht@yna.co.kr
부상 부위와 정도를 고려할 때 포스트시즌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구자욱은 놀라운 회복 속도를 보이며 플레이오프에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공을 구단 지원 스태프에게 돌린 구자욱은 "부상 경과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다들 예상했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기적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며 "나 역시 빨리 회복하기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을지 계속 고민하고 찾아봤다. 단백질과 고기도 많이 먹고 힘줄에 좋다는 음식은 다 챙겨 먹었다"고 돌아봤다.
수비와 주루를 100% 소화하기는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다.
전날 우천 취소 전 더그아웃 앞에서 지그재그로 가볍게 뛰며 몸 상태를 점검했던 그는 "재활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달리기가 정규시즌처럼 100%는 아니다"라면서도 "주루는 스피드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의 판단력이 중요하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 쓰겠다"고 설명했다.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구자욱이 6회에 타격하고 있다. 2026.8.11 iso64@yna.co.kr
구자욱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대선배 최형우의 선발제외다.
구자욱이 지명타자 자리를 채우면서 최형우가 벤치에서 대타로 대기하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최형우는 "팀이 이기려면 지금 라인업이 맞다"며 후배를 배려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구자욱은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형우 형에 대해서는 내가 감히 할 말이 없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한 뒤 "내가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빠졌고 형우 형은 경험도 많으셔서 선발로 나왔으면 좋았을 것이다. (지금 라인업이 옳다는) 형우 형의 생각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에 나와 꼭 쳐주실 것으로 믿는다. 나 역시 지명타자로 나가는 만큼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책임감을 다졌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 초 2사 1루 상황 삼성 2번 구자욱이 홈런(2점)을 치고 있다. 2026.5.10 image@yna.co.kr
상대 팀 핵심 타자 김도영이 삼성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로 구자욱을 지목한 것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반응했다.
구자욱은 "지금은 누가 잘하든 무조건 팀이 이기는 게 첫 번째"라며 "잘하려는 개인적인 욕심은 다 내려놓고 어떻게 해서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승리하는 것이 플레이오프이자 가을야구"라고 강조했다.
2024년 KIA와 맞붙은 한국시리즈 당시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던 아쉬움 역시 평정심으로 눌렀다.
구자욱은 "굳이 '설욕하겠다'고 경기할 필요는 없다"며 "마음만 먹는다고 설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평소 하던 대로, 그리고 준비한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서 이기는 것이 곧 진정한 설욕"이라고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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