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도전한 50대 아저씨들…끝내 컷 탈락

호주 대표팀의 55세 기계 조작원 히스와 58세 광부 혼 '눈길'

선발 과정에선 논란…"젊은 선수들의 기회 뺏었다" 눈총

호주 대표팀의 리처드 히스(왼쪽)와 그레이엄 혼
[AAC 조직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우승자에게 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권을 주는 골프 유망주들의 '잔치 무대' 2026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AAC)에 나선 '50대 호주 아저씨들'의 도전은 결국 컷 탈락으로 끝났다.

29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테 아라이 링크스 사우스 코스(파71)에서 개막한 2026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는 전 세계 39개국에서 120명의 선수가 참가해 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의 '황금 티켓'을 놓고 뜨거운 경쟁에 나섰다.

한국에서도 7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 대회에는 눈에 띄는 참가자 2명이 호주 대표팀에 포함됐다.

주인공은 55세 기계 조작원인 리처드 히스와 58세 광부인 그레이엄 혼이다. 혼은 이 대회 최고령 출전자다.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14세의 조셉 카오(홍콩)와 비교하면 사실상 '할아버지급' 나이다.

호주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8명의 선수를 내보냈는데, 히스와 혼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의 평균 나이는 19.7세다.

하지만 둘이 포함되면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8.9세로 훌쩍 뛰어오른다.

2009년 시작해 올해 17회째를 맞이한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은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APGC), 마스터스 토너먼트, R&A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아마추어 골프 발전을 위해 공동 주최하는 대회다.

2021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를 제패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이 대회 2연패(2010·2011년)를 따냈고, 2022년 디오픈 우승자 캐머런 스미스(호주)과 2026년 디오픈 우승자 라이언 폭스(뉴질랜드)도 이 대회에서 경쟁한 바 있다.

최고령 출전자 그레이엄 혼의 아이언 샷
[AAC 조직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골프 유망주들의 세계 무대 '등용문'처럼 여겨지는 이번 대회에 '50대 아저씨' 2명이 아들뻘보다도 어린 선수들과 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권을 놓고 경쟁한다는 게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히스와 혼은 호주 대표로 선발될 때부터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대회 참가 자격은 8월 6일 자 세계 아마추어 골프 랭킹(WAGR)로 결정됐는데, 혼과 히스는 각각 460위와 930위였다.

20대 시절 투어 프로 선수로 활동하다가 자격을 반납한 뒤 광부로 20년 넘게 일하고 있는 혼은 아마추어 자격으로 시니어 대회에 출전해 랭킹 포인트를 쌓았고, 히스 역시 스위스를 기반으로 유럽 시니어 대회에 주로 출전하며 이번 대회 참가 자격을 따냈다.

호주 언론은 혼과 히스가 대표팀에 뽑히자 "시니어 대회에서 대부분 랭킹 포인트를 쌓는 방식으로 랭킹 포인트를 쌓아 규정의 허점을 의도치 않게 공략했다"라며 "젊은 유망주들에게 양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유망주들이 국제 무대 경험을 쌓고 메이저 대회에 도전할 기회를 중장년의 취미 골퍼가 가로챘다는 분위기다.

리처드 히스의 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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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2라운드까지 혼과 히스는 각각 중간 합계 16오버파 158타와 19오버파 161타로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혼은 지난해 대회에도 출전해 컷 탈락했다.

나머지 6명의 호주 선수는 모두 컷을 통과했다.

혼은 이번 대회에 앞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내 출전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내 도전이 50대 이상의 골퍼들과 내 두 아들에게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히스도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자격을 갖춰 대표팀에 왔다. 50살이 넘어서도 대표선수로 뛸 수 있다는 게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전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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