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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 우승 트로피" 약속…'텍사스 상남자' 자부심 뽐낸 투혼
(수원=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7회말 2사 2,3루 kt 허경민을 땅볼 아웃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긴 삼성 페덱이 동료들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2026.11.4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예전에 놀런 라이언 같은 전설적인 투수도 짧은 휴식만 취하고 시즌을 치렀잖아요. 라이언도 해냈는데 왜 저는 안 되겠습니까."
열흘 동안 세 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무려 295개의 공을 던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오른팔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텍사스의 전설' 라이언의 이름을 꺼내며 특유의 강인한 승리욕을 드러냈다.
페덱은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102구까지 마운드를 지킨 페덱의 호투를 발판 삼아 삼성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해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페덱은 2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페덱은 "상대 투수들이 워낙 잘 던져 힘든 경기를 했는데 연장 12회 승리를 거둬 대구로 내려가는 버스 안 분위기가 무척 좋을 것 같다"며 "옆에 있는 르윈 디아즈가 홈런만 빠진 사이클링 히트급 활약(4안타 2타점)을 펼쳐 승리에 가장 크게 공헌했다"고 동료에게 먼저 공을 돌렸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페덱이 보여준 행보는 '초인적'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수원=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7회말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역투하고 있다. 페덱은 7회까지 1실점을 기록했다. 2026.11.4 dwise@yna.co.kr
그는 10월 26일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PO) 1차전(4⅔이닝 94구 5실점)에 선발 등판한 뒤 사흘만 쉬고 10월 30일 PO 4차전(5⅓이닝 99구 1실점) 마운드에 올랐다.
이어 나흘을 쉬고 나선 이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102구를 던지며 열흘간 3경기에서 17이닝, 합계 295구를 소화했다.
페덱은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은 공을 던진 건 야구 인생에서 처음인데 신기하게도 몸 상태는 괜찮다"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치료를 정말 잘해줬고, 나 역시 야구장 밖에서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신체적·정신적으로 노력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쳐 피로는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6회까지 1실점으로 막은 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면은 그의 투지를 보여줬다.
페덱은 "더그아웃에서 대기하던 중 (최일언) 투수코치와 눈이 마주쳤는데 '7회에도 던질 수 있느냐'고 묻더라"며 "7회 타순이 우타자 두 명(한승택·장준원)에 이어 좌타자 최원준으로 이어지는 걸 보고 '우타자 두 명을 먼저 잡고 최원준까지 내가 끝내보겠다'고 답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약속대로 세 타자를 공 15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페덱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힘은 '텍사스 사나이'라는 자부심이다.
[크리스 페덱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출신인 그는 평소 카우보이모자와 부츠를 착용하고 출근할 만큼 고향에 대한 애착과 '상남자' 기질이 강하다.
그가 언급한 라이언 역시 텍사스주 리퓨지오 출신으로 빅리그 통산 5천714탈삼진과 7차례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텍사스 야구인의 상징으로 남은 인물이다.
페덱은 "라이언은 나보다 윗세대 선수라 직접 뛰는 걸 보진 못했지만, 어릴 적부터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며 닮고 싶었던 우상"이라며 "과거 라이언이 나흘만 쉬고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강인하게 던졌던 정신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라커룸에서도 동료들에게 '내 핏줄에는 얼음이 흐른다. 아이싱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나한테 오라'고 말하곤 한다"며 웃었다.
시즌 도중 삼성 유니폼을 입을 당시 페덱은 "이 도시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러 왔다"고 당차게 공언했다.
빈말이 아니었음을 가을 마운드 위에서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는 그가 만약 이번 시리즈에서 한 번 더 선발 등판한다면 오는 10일 열리는 6차전이 유력하다.
사흘과 나흘 휴식 등판을 거친 페덱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닷새 휴식'을 취한 뒤 오를 다음 마운드를 그리며 다시 한번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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