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과 교수가 직접 경고한 생활 속 유해 물질…지퍼백·랩·페트병 '이렇게' 쓰면 독 된다
냉동 보관한 지퍼백을 꺼내자마자 바로 뜯는다, 랩을 씌운 채 전자레인지를 돌린다, 마트에서 산 고기를 PVC 랩 그대로 냉동실에 넣는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무 의심 없이 반복하는 행동들이다. 그런데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는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건강의 신\'에 출연해 바로 이 습관들이 미세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을 몸속으로 직접 끌어들이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넘기지만, 노출량과 노출 횟수가 쌓일수록 위험은 조용히 커진다. 강 교수가 화학 전공자로서 직접 피하고 있다는 생활

냉동 보관한 지퍼백을 꺼내자마자 바로 뜯는다, 랩을 씌운 채 전자레인지를 돌린다, 마트에서 산 고기를 PVC 랩 그대로 냉동실에 넣는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무 의심 없이 반복하는 행동들이다. 그런데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는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건강의 신'에 출연해 바로 이 습관들이 미세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을 몸속으로 직접 끌어들이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넘기지만, 노출량과 노출 횟수가 쌓일수록 위험은 조용히 커진다. 강 교수가 화학 전공자로서 직접 피하고 있다는 생활 속 유해 물질 사용법을 하나씩 짚어본다.

냉동 지퍼백, 꺼내자마자 뜯으면 미세플라스틱 쏟아진다

지퍼백은 주로 폴리에틸렌(PE) 소재로 만든다. 일반적인 보관 상태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수분이 많은 음식을 넣고 냉동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수분이 얼면서 음식과 지퍼백 내벽이 단단하게 달라붙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 상태에서 그대로 개봉하면 억지로 떼어내는 과정에서 마찰이 커지고, 그 충격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대량으로 떨어져 나온다. 강 교수는 "처음 사용하는 새 제품도 냉동 후 바로 뜯으면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뿜어져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냉동 보관했던 지퍼백을 꺼낸 직후 바로 뜯지 말고, 찬물에 잠깐 담가두면 된다. 찬물에 담그는 것만으로도 내벽과 음식이 자연스럽게 분리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 상태에서 개봉하면 억지로 떼어낼 필요가 없어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뜨거운 음식을 지퍼백에 바로 담거나 한 번 쓴 지퍼백을 재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열과 반복적인 물리적 자극이 가해질수록 미세플라스틱 유출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랩, 음식에 직접 닿은 채 전자레인지 돌리면 미세플라스틱 달라붙는다

가정용 랩은 LLDPE 소재로 만들어 환경호르몬 걱정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음식에 직접 닿은 상태로 가열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강 교수가 직접 실험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랩을 씌운 당근을 전자레인지에 돌린 뒤 표면을 특수 현미경으로 관찰했더니, 미세한 입자들이 빼곡히 달라붙어 있었다. 전부 랩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플라스틱이었다. 가열 과정에서 랩 조직이 음식 표면에 달라붙으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특히 기름기가 많은 음식일수록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 흡착된다.

올바른 사용법은 간단하다. 랩이 음식에 직접 닿지 않도록 여유 있게 덮은 상태로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면 된다. 이 한 가지만 지켜도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끓는 국물이나 뜨거운 음식을 비닐봉지에 바로 붓는 것도 피해야 한다. 비닐은 조직이 유연해 같은 폴리올레핀 계열이라도 고온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 떨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마트 고기, PVC 랩 그대로 냉동하면 가소제 서서히 빠져나온다

마트에서 파는 신선육은 대부분 PVC 랩으로 포장돼 있다. PVC 랩은 방담성이 뛰어나 고기 표면을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업소에서 널리 쓰인다. 하지만 PVC 소재는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프탈레이트 계열의 가소제를 첨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가소제가 체내에서 호르몬처럼 작용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 함량이 높은 고기에 랩이 닿아 있을수록 가소제가 서서히 음식 쪽으로 빠져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마트 고기를 아예 사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집에 가져오는 즉시 PVC 랩을 벗겨내고, 가정용 PE 랩으로 다시 감싸면 된다. 먹을 만큼만 소분해서 냉동하고, 가능하면 구입한 날 바로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냉동 보관이 길어질수록 랩과 고기의 접촉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가소제 노출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구강청결제·손소독제·방향제, 밀폐 공간에서 쓰면 인지 기능 떨어진다

구강청결제, 손소독제, 방향제는 일상에서 가장 자주 쓰는 생활용품 중 하나다. 그런데 강 교수는 이 세 가지가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생활화학제품 8개의 사용 빈도와 인지 기능 저하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것으로, 이 중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세 가지가 구강청결제, 방향제, 손소독제였다. 세 제품의 공통점은 모두 살생물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살생물제는 세균 번식을 막아 제품 보존 기간을 늘려주는 물질인데, 농약이나 살충제에 많이 노출된 농촌 인구에서 인지 기능 저하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기존 연구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생활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대처법은 사용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방향제는 밀폐된 공간보다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고, 사용 후 반드시 환기를 시켜야 한다. 구강청결제는 헹군 뒤 그 느낌이 좋아서 그냥 두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물로 한 번 더 헹궈내는 것이 좋다. 손소독제는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히 사용하되, 실내에서 무분별하게 분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국민 치약에서 검출된 트리클로산…입안에 쓰는 제품일수록 더 엄격히 봐야 한다

지난해 애경산업의 2080 치약에서 트리클로산이 검출돼 파장이 일었다. 트리클로산은 항균 성분으로 제품 보존 기간을 늘리는 데 쓰이지만, 활성산소 증가, 갑상선 기능 이상,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 독성이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는 구강 제품에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그런데 3년간 2500만 개 이상 팔린 제품에서 이 성분이 나왔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식약처가 전년도 조사에서 같은 제품을 포함한 30개 치약을 검사했음에도 트리클로산을 검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사 기법 자체에 허점이 있었던 셈이다.

강 교수는 이 문제의 원인을 해외 OEM 생산 구조에서 찾았다. 국내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 위탁 생산이 늘어나면서, 현지 업체가 제품 변질을 막기 위해 금지 성분을 몰래 첨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치약을 헹굴 때 물로 충분히 여러 번 헹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또한 입안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일수록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국내 생산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반찬통, 6개월 지나면 미련 없이 교체해야 한다

PP 소재 플라스틱 반찬통은 식약처에서 전자레인지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실험 결과에서도 가열 시 환경호르몬이 용출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다르다. 새 제품일 때는 큰 걱정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음식과의 반복적인 접촉으로 내부 조직이 서서히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 상태에서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뜨거운 음식을 담으면 약해진 표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온다.

강 교수는 플라스틱 반찬통은 내구성이 좋아 보여도 6개월 정도 사용하면 눈에 띄는 흠집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흠집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교체해야 할 신호다. 10년 넘게 쓰는 것은 미세플라스틱을 매일 밥상에 올리는 것과 다름없다.

페트병 생수, 직사광선 아래 보관하면 발암물질까지 나온다

페트병 생수는 미세플라스틱 문제에서 빠질 수 없는 품목이다. PET 소재는 미세하게 수분을 머금는 특성이 있어, 고온 고압 환경에 노출되면 조직이 분해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물속으로 녹아든다. 냉동된 페트병 생수를 빠르게 녹이려고 만지작거리거나 주무르는 행동은 이 과정을 더 빠르게 촉진한다. 또한 지난해 정부 조사에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된 페트병 생수에서 포름알데히드 같은 알데히드류가 검출됐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페트병 생수 보관 시 차광포를 씌우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아직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

강 교수가 권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개인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이다. 페트병 생수를 하루에도 여러 개 마시는 습관을 텀블러 하나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미세플라스틱 노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페트병을 재활용해 쌀통이나 용기로 쓰는 것도 피해야 한다. 건조된 것처럼 보여도 내부에 미세하게 수분이 남아 있어 유해균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 배출보다 유입 차단이 먼저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음식·물·공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다.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과 기술'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불임, 대장암, 폐 기능 저하, 만성 폐 염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 실험에서는 암세포 성장 촉진, 항암제 내성, 심혈관 이상 등의 결과도 보고됐다. 2022년에는 사람의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그대로 관찰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문제는 한번 몸속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는 방법이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강 교수는 "현재 학계의 중론은 배출에 집중하기보다 유입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배를 한 달 피웠다고 폐암에 걸리지 않듯, 미세플라스틱도 한두 번의 노출로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출량과 노출 횟수가 평생에 걸쳐 누적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국 오늘의 작은 생활 습관 하나가 수십 년 뒤의 몸 상태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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