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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어데일리
무더운 여름밤, 냉장고에서 갓 꺼낸 수박을 썰어 먹는 일은 생각만 해도 시원하다.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쟁반 가득 놓인 빨간 과육을 베어 물면 낮 동안 쌓인 갈증이 금세 풀리는 듯하다. 한 조각으로 시작한 손길은 멈추기 어려워 두 조각, 세 조각으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입안 가득 퍼지는 단맛 때문에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은 포크를 들고도 망설이게 된다. 당뇨가 있거나 체중을 조절하는 사람에게 수박은 먹고 싶지만 조심스러운 과일이다. 과일의 단맛이 몸에 부담을 줄까 봐 식단에서 아예 빼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생수박 100g의 열량은 31kcal 정도이며, 당류는 5.06g이다. 반면, 수분은 91.1g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수치만 보면 수박의 당류 함량이 다른 고당 식품 대비 지나치게 높은 편은 아니다.
수박, 갈아서 마시는 건 주의해야
수박을 먹고 혈당이 크게 올랐다고 말하는 경우를 보면, 식품 자체의 당도보다 한 번에 먹은 양이 문제가 되는 때가 많다. 수박은 부피가 크고 대부분 수분이라 먹는 동안 배부르다는 느낌이 바로 오지 않을 수 있다.
큰 밀폐용기에 수박을 가득 썰어두고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며 먹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수백 g에서 1kg이 넘는 양을 한자리에서 먹게 된다. 결국 적은 양의 당류라도 많이 쌓이면, 혈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수박을 주스로 갈아 마시는 방식도 주의해야 한다. 과일을 고속 믹서기로 곱게 갈면, 치아로 씹는 과정이 사라진다. 씹지 않고 액체로 삼키면 위장관에서 당분을 흡수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컵 한 잔은 양이 적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박 여러 조각을 압축한 것과 같다.
한 번에 먹는 양도 중요
수박에 포함된 L-시트룰린 때문에 이를 치료 식품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L-시트룰린은 몸 안에서 L-아르기닌으로 바뀌고, 산화질소가 만들어지는 데 쓰인다. 산화질소는 혈관을 넓혀 혈액이 잘 돌도록 돕는 물질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연구팀은 질환이 없는 젊은 성인에게 2주 동안 수박 주스를 마시게 한 뒤, 고혈당 상황에서 혈관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그 결과, 주스를 마신 사람에게서 일부 혈관 지표가 덜 나빠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2022년 영국영양학저널에 실린 메타검토에서도 L-시트룰린과 수박 섭취가 모든 혈관 지표를 꾸준히 좋게 만들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중장년층과 노년층 176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대조시험 메타검토에서도 성분 자체는 일부 지표 개선과 이어졌지만, 수박 원물을 먹었을 때는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여름철 수박을 안전하게 먹으려면, 먹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큰 통에 담긴 수박을 식탁에 그대로 두고 먹으면,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한 번 먹을 양을 미리 정해 작은 접시에 따로 덜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 번에 100~150g 정도만 담아 먹는 방법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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