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이불 바로 덮지 마세요”… 욕조 없어도 묵은 때 빼는 가을 이불 빨래법
9월로 접어들면서 아침저녁 공기가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얇은 여름 이불 대신 장롱 깊숙이 넣어뒀던 두꺼운 이불을 하나씩 꺼낼 시기다. 몇 달 동안 접어둔 이불은 겉으로 깨끗해 보여도 그대로 침대에 펼치기보다 한 번 세탁해 사용하는 편이 좋다.지난 계절에 사용하면서 묻은 땀과 피지, 각질이 충분히 빠지지 않은 채 보관됐을 수 있고 접힌 틈에는 먼지와 머리카락도 남아 있을 수 있다. 특히 부피가 큰 이불은 세탁기에 넣었을 때 물속에서 충분히 움직이지 못해 접힌 안쪽까지 세제물이 고르게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욕조가 없는 집이라면 여

9월로 접어들면서 아침저녁 공기가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얇은 여름 이불 대신 장롱 깊숙이 넣어뒀던 두꺼운 이불을 하나씩 꺼낼 시기다. 몇 달 동안 접어둔 이불은 겉으로 깨끗해 보여도 그대로 침대에 펼치기보다 한 번 세탁해 사용하는 편이 좋다.

지난 계절에 사용하면서 묻은 땀과 피지, 각질이 충분히 빠지지 않은 채 보관됐을 수 있고 접힌 틈에는 먼지와 머리카락도 남아 있을 수 있다. 특히 부피가 큰 이불은 세탁기에 넣었을 때 물속에서 충분히 움직이지 못해 접힌 안쪽까지 세제물이 고르게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욕조가 없는 집이라면 여기서 난감해진다. 큰 대야를 새로 사자니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고 물을 먹은 이불을 욕실 바닥에서 옮기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이럴 때 100L 안팎의 김장봉투를 이용하면 이불 한 채를 통째로 불릴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준비물도 복잡하지 않다. 김장봉투와 일반 세탁세제, 과탄산소다, 워싱소다를 준비하면 된다. 다만 이번 방법은 면이나 폴리에스터처럼 물세탁이 가능한 일반 이불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울과 실크, 구스·다운 이불이나 전기요처럼 물에 오래 담가두면 안 되는 침구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물에 넣기 전 먼지부터 털기

장롱에서 이불을 꺼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불을 넓게 펼친 뒤 앞뒤로 가볍게 털어주고 표면에 붙은 머리카락과 먼지는 돌돌이나 청소기 침구용 헤드로 걷어낸다.

특히 이불을 접어 보관했던 선을 따라 안쪽을 살펴보면 먼지가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먼지를 그대로 물에 넣으면 젖은 먼지가 섬유에 달라붙어 세탁이 끝난 뒤에도 남을 수 있다.

목과 얼굴이 닿던 윗부분이나 발이 닿는 아래쪽도 살펴본다. 다른 곳보다 노랗게 보인다면 땀과 피지가 많이 묻었던 부분일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은 따뜻한 세제물에 충분히 잠기도록 펼쳐주는 것이 중요하다.

먼지를 먼저 털어내는 과정과 뒤에서 하는 불림은 목적이 다르다. 털어내는 과정에서는 먼지·머리카락·각질 같은 고형 오염을 줄이고, 불림에서는 섬유에 붙어 있던 땀과 피지성 오염을 빼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물에 집어넣는 것보다 두 과정을 나누는 이유다.

40℃ 물에 세제 풀기

먼지를 제거했다면 100L 김장봉투를 싱크볼 안에 펼친다. 욕실 바닥보다 싱크볼이 편한 이유는 물이 든 뒤 봉투가 옆으로 퍼져도 받쳐줄 수 있고 나중에 물을 빼기도 쉽기 때문이다.

봉투 안에는 이불 한 채만 넣는다. 얇은 이불이라도 봉투 안을 꽉 채우지 않는 것이 좋다. 이불 사이로 물이 들어갈 공간이 있어야 묵은 때가 빠진다.

그다음 준비할 것이 세제물이다. 원소스에서 사용한 배합은 일반 세탁세제 1 : 과탄산소다 1 : 워싱소다 0.2다. 같은 계량컵이나 계량스푼을 이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세탁세제와 과탄산소다를 각각 5만큼 넣는다면 워싱소다는 1만큼 넣는 식이다.

세 가지를 마른 상태로 이불 위에 바로 뿌리지 않는다. 별도의 통에 약 40℃ 안팎의 따뜻한 물을 받아 세탁세제와 과탄산소다, 워싱소다를 먼저 완전히 풀어준다. 너무 뜨거운 물을 쓸 필요는 없다. 한국소비자원이 의류용 산소계 표백제를 시험했을 때도 담금세탁 조건으로 40℃ 물을 사용했다.

과탄산소다는 산소계 표백 성분이고 워싱소다는 알칼리성을 높여 세탁을 돕는다. 여기에 일반 세탁세제를 함께 사용해 이불에 남은 묵은 오염을 불려내는 방식이다.

세제물이 준비되면 김장봉투 안으로 붓고 이불이 잠길 정도까지 40℃ 안팎의 물을 더한다. 마른 이불은 처음에는 물 위로 뜰 수 있으므로 봉투 안쪽의 공기를 빼듯 천천히 눌러준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불의 일부만 물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위쪽과 아래쪽을 몇 차례 뒤집거나 눌러 세제물이 전체에 골고루 스며들게 한다. 강한 알칼리성 세제물이므로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고무장갑을 낀 상태에서 작업하고 창문이나 환풍기를 켜둔다.

유색 이불은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한국소비자원 시험에서도 산소계 표백제로 담금세탁한 유색 의류에서 색상 변화가 확인됐다. 짙은 색이나 무늬가 선명한 이불이라면 장시간 불림보다 짧게 처리하는 편이 좋다.

1~2시간 불린 뒤 봉투째 배수

이불 전체가 세제물에 잠겼다면 그대로 불린다. 처음 30분 정도 지나 한 번 뒤집어주고, 묵은 때가 심한 면·폴리에스터 이불은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 정도 불린다.

시간이 지나면 맑았던 물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할 수 있다. 여름 동안 몸에서 나온 땀과 피지, 섬유에 남아 있던 세제 찌꺼기와 먼지 등이 불림 과정에서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물색이 진하다고 해서 그 색 전체가 모두 몸에서 나온 때라는 뜻은 아니다. 이불의 염료나 기존 세제 성분도 함께 섞일 수 있다.

불림이 끝났을 때 가장 힘든 것이 물을 먹은 이불을 들어 올리는 일이다. 마른 상태에서는 가벼운 이불도 물을 충분히 머금으면 혼자 들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워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김장봉투를 싱크볼 안에 두는 것이 편하다. 봉투 한쪽 귀퉁이를 싱크대 배수구 쪽으로 모은 뒤 가위로 끝부분만 작게 잘라낸다. 구멍을 크게 내지 말고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만 잘라 세제물이 천천히 빠져나오게 한다.

물이 대부분 빠질 때까지 기다린 뒤 봉투 위쪽에서 이불을 눌러 남은 물도 빼준다. 이렇게 하면 무거운 이불을 들어 뒤집거나 대야째 옮길 필요가 없다.

욕실에서 작업할 경우에도 방법은 같다. 처음부터 봉투 끝을 배수구 가까이에 두면 불림이 끝난 뒤 귀퉁이만 잘라 물을 흘려보낼 수 있다. 다만 물을 먹은 봉투는 중간에 위치를 바꾸기 어려우므로 처음부터 배수할 위치를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세탁기에서는 헹굼을 충분히

불림을 끝낸 이불은 봉투째 세탁기 앞까지 가져간 뒤 한 장만 넣는다. 여기서 다시 세제를 많이 넣고 처음부터 본세탁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이미 불림 과정에서 세제를 충분히 사용했기 때문에 헹굼을 넉넉하게 잡아 남아 있는 세제와 오염물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세탁기에 이불 코스가 있다면 이불 한 장만 넣고 돌린다. 물 양을 따로 조절할 수 있는 통돌이 세탁기라면 물을 넉넉하게 받아 헹구고, 드럼세탁기는 헹굼 횟수를 한 차례 추가하는 방법이 편하다.

원소스에서는 마지막 헹굼 때 섬유유연제 대신 식초를 넣어 알칼리 성분을 중화하는 방법도 사용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려면 과탄산소다가 들어 있는 불림물에 식초를 직접 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불림물을 완전히 버리고 세탁기에서 충분히 헹군 뒤 마지막 헹굼 단계에서만 소량 사용하는 방식이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서도 식초를 세탁 마지막 단계에 소량 사용해 세제의 알칼리 성분을 중화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식초를 따로 사용하지 않아도 헹굼을 충분히 하면 된다. 오히려 세제를 많이 사용한 이불은 향을 더하는 것보다 물로 여러 차례 헹궈 잔여물을 빼는 것이 먼저다.

세탁이 끝난 뒤에는 이불을 바로 접지 않는다. 베란다나 건조대에 최대한 넓게 펼쳐 양쪽 면에 공기가 닿게 하고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안쪽까지 말린다. 건조기를 사용하는 면·폴리에스터 이불이라면 이불 코스로 충분히 말린 뒤 꺼내 펼쳐 열기와 남은 습기를 날린다.

두꺼운 이불은 표면이 뽀송해도 접힌 안쪽에 습기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완전히 마르기 전에 다시 장롱에 넣으면 눅눅한 냄새가 생기기 쉬우므로 하루 동안 펼쳐놓은 뒤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을 첫 이불 빨래에서 기억할 순서는 복잡하지 않다. 먼지를 먼저 털고 → 100L 김장봉투에 이불 한 채를 넣고 → 40℃ 안팎의 물에 세탁세제 1·과탄산소다 1·워싱소다 0.2 비율의 세제물을 풀어 → 1~2시간 불리고 → 봉투 귀퉁이로 물을 뺀 뒤 → 세탁기에서 충분히 헹구는 순서다.

욕조 하나 없이도 할 수 있고 거대한 대야를 새로 사서 보관할 필요도 없다. 몇 달 만에 장롱에서 꺼낸 이불을 바로 침대에 펴기 전에 한 번 묵은 때를 빼주면 지난 계절에 남았던 땀과 피지, 먼지까지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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