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40쪽에 소주 붓고 뚜껑 닫았더니…한 달치 밥도둑 완성
한겨울 끝자락이다. 찬 바람은 아직 기세를 부리는데 밥상은 벌써 지쳐 있다. 국 하나, 김치 하나로 버티다 보면 입맛이 먼저 항복한다. 그럴 때 냉장고 서랍을 열어보면 언제 샀는지 모를 마늘 한 줌이 눈에 들어온다.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두기엔 자리만 차지한다. 여기에 소주 두 잔만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콤달콤하고 짭조름한 마늘장아찌, 한번 만들어두면 한 달은 거뜬한 밥도둑 밑반찬이 된다. 삼겹살 쌈에 올려도, 달걀 프라이 옆에 두어도, 비빔밥에 썰어 넣어도 제 몫을 다한다.전처리가 맛을 가른다…찬물 담금부터 건조까지마늘장

한겨울 끝자락이다. 찬 바람은 아직 기세를 부리는데 밥상은 벌써 지쳐 있다. 국 하나, 김치 하나로 버티다 보면 입맛이 먼저 항복한다. 그럴 때 냉장고 서랍을 열어보면 언제 샀는지 모를 마늘 한 줌이 눈에 들어온다.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두기엔 자리만 차지한다. 여기에 소주 두 잔만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콤달콤하고 짭조름한 마늘장아찌, 한번 만들어두면 한 달은 거뜬한 밥도둑 밑반찬이 된다. 삼겹살 쌈에 올려도, 달걀 프라이 옆에 두어도, 비빔밥에 썰어 넣어도 제 몫을 다한다.

전처리가 맛을 가른다…찬물 담금부터 건조까지

마늘장아찌의 첫 번째 관문은 전처리다. 마늘 40쪽의 밑동을 칼로 얇게 잘라낸다. 이 작업 하나가 절임물이 속까지 빠르게 스며드는 속도를 결정한다. 밑동을 그대로 두면 절임물이 겉만 맴돌다 끝난다.

다음은 찬물 담금이다. 큰 볼에 찬물을 받고 손질한 마늘을 넣는다. 1시간 동안 그대로 둔다. 중간에 물을 한 번 갈아주면 더 좋다. 이 과정에서 마늘 특유의 아린 맛이 빠지고 색도 덜 변한다. 생략하면 나중에 매운맛이 강하게 남아 호불호가 갈린다.

건진 마늘은 채반에 펼쳐 2시간 이상 바람에 말린다. 서두르면 안 된다. 표면에 물기가 조금이라도 남으면 절임물이 희석되고 보관 기간도 줄어든다. 키친타월로 한 번 더 닦아내면 확실하다.

소주로 먼저 절이고, 절임물은 완전히 식혀서

건조가 끝난 마늘을 소독된 유리병에 담고 소주 100ml(소주컵으로 2잔)를 먼저 두른다. 병을 가볍게 흔들어 마늘 전체에 고루 묻힌다. 소주의 알코올 성분이 마늘의 강한 향과 매운맛을 눌러주는 동시에 살균 작용을 해 저장성을 높인다. 소주가 마늘장아찌의 보존력을 만드는 재료인 셈이다.

절임물은 따로 끓인다. 냄비에 물 200ml, 국간장 100ml, 양조간장 100ml, 사과식초 150ml, 황설탕 3큰술, 마른 홍고추 2개, 통마늘 5쪽을 넣고 센불에서 끓인다. 국간장과 양조간장을 반반 섞는 것이 이 레시피의 분기점이다. 국간장만 쓰면 짠맛이 지나치게 강하고 색이 너무 짙어진다. 양조간장만 쓰면 감칠맛이 약하다. 둘을 섞어야 색과 맛 모두 균형이 맞는다.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3분 더 끓인다. 그 다음 불을 끄고 매실액 3큰술을 넣는다. 매실액은 반드시 불을 끈 뒤에 넣어야 한다. 열을 가하면 향이 날아간다. 절임물은 완전히 식힌다. 미지근한 상태로 부어도 마늘이 익어 물러진다.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완전히 식힌 절임물을 소주 절인 마늘 위에 붓는다. 마늘이 완전히 잠겨야 한다. 절임물 속 홍고추와 통마늘도 함께 병에 넣는다. 홍고추가 은은한 매운맛을 더하고 통마늘은 절임물에 깊이를 만든다. 뚜껑을 닫고 실온에서 이틀 숙성한 뒤 냉장고로 옮긴다.

일주일 후부터 꺼내 먹을 수 있다. 2주가 지나면 새콤달콤하면서 짭조름한 맛이 고르게 자리를 잡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부드러워지고 간이 깊게 밴다.

익힌 마늘, 왜 좋은가

마늘은 오래전부터 '천연 항생제'로 불려왔다. 암세포 억제 효과, 혈관 건강 개선, 치매 예방, 혈당 조절까지 다방면에서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식재료다. 특히 열을 가하면 항산화 작용이 강해진다.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성분 함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익힌 마늘이 생마늘에 비해 폴리페놀 함량은 7배, 플라보노이드는 약 1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마늘을 자르거나 으깰 때 생성되는 알리신(allicin) 성분은 항균 작용과 혈행 개선, 면역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알리신 활성도는 생마늘이 더 높지만, 익힌 마늘에서는 또 다른 성분이 활성화된다. S-알릴시스테인(SAC)이다. 이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 조절에 관여한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심혈관 건강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익힌 마늘을 꾸준히 챙기는 게 오히려 더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

위가 예민한 사람에게도 익힌 마늘이 맞다. 생마늘을 공복에 먹으면 위 점막을 자극해 속이 쓰리거나 복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열을 가하면 이 자극 성분이 줄어들고 소화 부담도 함께 낮아진다. 조리 과정에서 매운맛은 줄고 단맛이 올라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늘의 이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부담만 덜어내는 방식이다.

혈당 관리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마늘 성분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 조절 효소에 영향을 준다는 실험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당뇨 식이요법에 마늘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인체 임상 연구가 더 쌓여야 하지만, 혈당이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면 마늘을 매일 식단에 올리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기름진 삼겹살이나 목살을 구워 쌈에 싸 먹을 때 마늘장아찌 한두 쪽을 올리면 느끼함이 정리된다. 수육이나 편육과도 잘 맞는다. 냉장고 한켠에 유리병 하나를 들여놓는 것, 그게 환절기 식탁을 살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마늘장아찌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마늘 40쪽, 소주 100ml(소주컵으로 2잔), 국간장 100ml, 양조간장 100ml, 사과식초 150ml, 물 200ml, 황설탕 3큰술, 매실액 3큰술, 마른 홍고추 2개, 통마늘 5쪽(절임물용)

■ 만드는 순서

1. 마늘 40쪽의 밑동을 칼로 얇게 잘라낸다. 절임물이 속까지 빠르게 스며들게 하는 작업이다.

2. 큰 볼에 찬물을 받고 마늘을 1시간 담근다. 중간에 물을 한 번 갈아준다.

3. 건진 마늘을 채반에 올려 2시간 이상 바람에 말린다. 키친타월로 한 번 더 닦아낸다.

4. 냄비에 물·국간장·양조간장·사과식초·황설탕·마른 홍고추·통마늘을 넣고 센불에서 끓인다.

5.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3분 더 끓인 뒤 불을 끈다.

6. 불을 끈 뒤 매실액 3큰술을 넣고 잘 섞는다.

7. 절임물을 완전히 식힌다. 최소 1시간 이상 기다린다.

8. 소독된 유리병에 건조한 마늘을 담고 소주 100ml를 먼저 부어 병을 흔든다.

9. 식힌 절임물을 마늘이 잠기도록 붓는다. 홍고추와 통마늘도 함께 넣는다.

10. 뚜껑을 닫고 실온에서 이틀 숙성 후 냉장 보관한다. 일주일 후부터 먹기 시작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국간장과 양조간장을 반반 섞어야 색과 감칠맛의 균형이 잡힌다. 매실액은 불을 끈 뒤에 넣어야 향이 살아난다. 마늘 밑동을 잘라두면 절임물이 속까지 빠르게 배어 숙성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절임물은 반드시 완전히 식혀서 부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뜨거우면 마늘이 익어 물러진다. 홍고추를 함께 넣으면 은은한 매운맛이 더해져 풍미가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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