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묻은 수저가 냄비로…같이 먹으면 위암 발생률 6.4배 높아지는 '한국 음식'
한국인의 식탁에는 오랜 습관이 있다. 찌개 냄비를 가운데 놓고 각자 수저로 떠먹고, 국그릇 하나를 여럿이 나눠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정이 넘치는 문화라고 부르지만, 그 수저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 pylori)을 옮기는 경로가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26일 중앙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BMC Cancer\'에 발표한 논문은 이 문제를 숫자로 보여준다. 2018년 국가암검진을 받은 40~74세 성인 686만3103명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위암 발생

한국인의 식탁에는 오랜 습관이 있다. 찌개 냄비를 가운데 놓고 각자 수저로 떠먹고, 국그릇 하나를 여럿이 나눠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정이 넘치는 문화라고 부르지만, 그 수저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 pylori)을 옮기는 경로가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6일 중앙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BMC Cancer'에 발표한 논문은 이 문제를 숫자로 보여준다. 2018년 국가암검진을 받은 40~74세 성인 686만3103명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6.40배 높았다. 국내 16세 이상 성인의 유병률은 44%다. 둘 중 하나가 이 균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저 하나가 가족 전체를 감염시킨다

헬리코박터균의 주된 전파 경로는 구강 접촉이다. 침이 묻은 수저를 공용 냄비에 넣는 행위, 음식을 입으로 불어 식혀 아이에게 먹이는 행위, 술자리에서 잔을 돌리는 행위 모두 이 균이 이동하는 통로다. 특히 어린 시절 가족과의 식탁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균이 한번 자리를 잡으면 제균 치료를 받지 않는 한 평생 위 속에 머문다는 점이다. 자연 소멸이 없다. 가족 중 한 명이 보균자라면 같은 찌개를 떠먹는 나머지 가족 모두가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

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이 균은 강력한 위산 속에서도 살아남는 유일한 세균이다. 위 점막 상피에 붙어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이것이 오래 지속되면 위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으로 악화된다. 이후 위 점막 세포가 장 세포처럼 변하는 장상피화생이 나타나고, 그 다음 단계로 암 직전의 혹인 위 선종이 생긴다.

의학계에서는 이 과정을 '코레아 경로(Correa pathway)'라고 부른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이 위암으로 이어지는 경로 중 36%가 이 선종을 거쳤고,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선종이 44%를 차지했다. 위 선종 발생 위험 자체도 감염자가 비감염자보다 5.81배 높았다.

증상 없이 진행되다 손 쓸 수 없는 단계에서 발견된다

위암은 매년 2만9000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나온다. 갑상선암·대장암·폐암·유방암에 이어 다섯 번째로 흔한 암이고, 남성 발생률은 여성보다 두 배 높다. 그럼에도 초기에는 아무런 신호가 없다. 소화불량이나 속 더부룩함 정도는 대부분 그냥 넘긴다.

상복부 통증, 식욕 감소, 체중 감소, 빈혈이 나타날 때는 이미 진행성 위암일 가능성이 높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외에도 짠 음식, 가공육류, 탄 음식, 60°C 이상의 뜨거운 음식이 위 점막에 반복적으로 손상을 가하고, 흡연과 과음이 더해지면 만성 염증이 악화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위암 예방을 위해 지금 바꿔야 할 5가지

1. 찌개·국은 반드시 개인 그릇에 덜어 먹는다. 공용 냄비에 수저를 넣는 행위 자체가 헬리코박터균의 전파 경로다.

2. 음식을 입으로 불어 식혀 아이에게 먹이거나 어른이 먼저 맛본 음식을 주는 행위를 삼간다. 어린 시절 감염된 균은 평생 남는다.

3.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양성이면 제균 치료를 받는다. 내시경 시 함께 검사할 수 있으며 항생제 병용 요법으로 대부분 제균이 가능하다.

4. 40세 이상이라면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국가암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어 본인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5. 염분이 높은 음식, 가공육, 탄 음식,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을 줄이고 흡연과 과음을 피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이런 식습관이 겹치면 위암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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