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은 설탕의 50배인데 혈당은 안 오른다고?" 한약재로만 알았던 이 뿌리의 정체
한약방에 가면 거의 모든 처방전에 감초가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약방의 감초\'라는 표현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장미목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감초는 수백 년 전부터 동아시아 의학의 기본 재료였고 유럽에서는 지금도 사탕이나 젤리를 만들 때 감초 추출물을 넣는다. 그런데 이 뿌리 하나에 단맛, 해독, 항균, 항암 기능이 동시에 들어있다는 사실은 아직도 많은 사람이 모른다.◆ 단맛은 설탕의 50배인데 혈당은 오히려 잡아준다감초의 단맛은 설탕보다 30~50배 강하다. 그런데 설탕처럼 입에 닿는 순간 확 치고 올라오는 단맛이 아니라

 

한약방에 가면 거의 모든 처방전에 감초가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약방의 감초'라는 표현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장미목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감초는 수백 년 전부터 동아시아 의학의 기본 재료였고 유럽에서는 지금도 사탕이나 젤리를 만들 때 감초 추출물을 넣는다. 그런데 이 뿌리 하나에 단맛, 해독, 항균, 항암 기능이 동시에 들어있다는 사실은 아직도 많은 사람이 모른다.

◆ 단맛은 설탕의 50배인데 혈당은 오히려 잡아준다

감초의 단맛은 설탕보다 30~50배 강하다. 그런데 설탕처럼 입에 닿는 순간 확 치고 올라오는 단맛이 아니라 서서히 퍼지면서 꽤 오래 이어진다. 이 단맛을 만드는 주인공은 글리시리진이라는 성분인데 사포닌 계열의 화합물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성분이 단맛만 내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감초 뿌리에는 아모르프루틴이라는 성분도 들어있는데 동물 실험에서 혈당을 낮추는 결과가 나왔다.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당뇨 환자가 이를 치료 목적으로 쓰기에는 이르지만 설탕처럼 혈당을 올리는 단맛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조선 왕실 해독 처방에도 들어간 검은콩과 감초의 조합

글리시리진은 몸속에서 분해되면 글루쿠론산으로 바뀐다. 이 글루쿠론산이 간에서 외부로 들어온 독성 물질과 결합해 소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감초가 간 해독을 돕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조선시대에는 감초와 검은콩 20g을 함께 달인 감두탕을 약물이나 중금속 중독에 썼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현대 약품이 들어오기 전까지 약물·광물·동물에 의한 중독을 감두탕으로 다스렸고 지금도 감초는 중금속 해독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요즘은 간 기능 수치가 올라간 직장인들 사이에서 감초 달인 물을 챙겨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습관이다.

◆ 위산은 줄이고 위벽은 두껍게, 위가 약한 사람들이 찾는 이유

감초가 위 건강에 좋다는 말도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감초는 위 점액 생성을 늘려 위벽을 물리적으로 두껍게 만들고 위로 향하는 혈류를 개선해 손상된 부위의 회복 속도를 높인다. 동시에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인 가스트린의 생성을 억제해 위산이 넘치는 것 자체를 막는다.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식후에 감초 차를 마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감초 차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글리시리진을 위암, 백혈병, 간암 세포에 각각 적용한 실험에서는 위암과 백혈병 세포에서 실제로 사멸이 확인됐다. 간암 세포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두 가지 암에서 세포 수준의 반응이 나왔다는 점 자체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항균 쪽에서도 결과가 있었다.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칸디다 알비칸스 같은 세균과 곰팡이, 그리고 기침과 콧물을 유발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 문제가 커지는 상황에서 천연 항균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감초가 그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 감초 차, 이렇게 끓여야 제대로 효과 본다

감초 차는 만드는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다. 물 500ml에 감초 10g을 넣고 중불에서 20분 정도 달이면 된다. 하루 한두 잔이 적당하고 공복보다는 식후에 마시는 것이 위에 부담이 덜하다. WHO는 글리시리진 하루 섭취량을 체중 1kg당 2mg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넘기면 부신 호르몬 균형이 무너져 혈압이 오르거나 체내 칼륨이 빠져나가 근육 경련이나 심장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뇨제를 먹고 있다면 감초는 아예 손을 대지 않는 편이 낫다. 이뇨제만으로도 칼륨 손실이 생기는데 감초까지 겹치면 결핍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