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흔히 보이는데…" 의외로 전쟁 중에도 찾아서 먹었다는 '한국 나물'
봄볕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낮에는 겉옷을 벗어도 될 만큼 기온이 오르지만, 아침저녁 공기는 아직 서늘하다. 이 시기에는 땅의 변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들판, 논두렁, 운동장 가장자리에서 납작하게 퍼진 잎이 하나둘 올라오는 풀이 있다. 이 풀은 밟혀도 다시 일어나고, 비를 맞고도 그대로 버틴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풀처럼 보이지만, 예전에는 일부러 찾아 나서던 나물이였다. 이 나물은 전쟁 중에도 뜯어 먹던 나물로 알려진 \'질경이\'다.마차 바퀴 앞에서 얻은 이름질경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두 가지 이야

봄볕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낮에는 겉옷을 벗어도 될 만큼 기온이 오르지만, 아침저녁 공기는 아직 서늘하다. 이 시기에는 땅의 변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들판, 논두렁, 운동장 가장자리에서 납작하게 퍼진 잎이 하나둘 올라오는 풀이 있다. 이 풀은 밟혀도 다시 일어나고, 비를 맞고도 그대로 버틴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풀처럼 보이지만, 예전에는 일부러 찾아 나서던 나물이였다. 이 나물은 전쟁 중에도 뜯어 먹던 나물로 알려진 '질경이'다.

마차 바퀴 앞에서 얻은 이름

질경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엮인다. 하나는 '질기다'에서 왔다는 민간 어원이다. 아무리 짓밟혀도 다시 살아난다 해서 질긴 목숨이라는 뜻으로 질경이라 불리게 됐다는 설이다. 

한자 이름인 차전초(車前草)에는 중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고사가 붙어 있다. 한나라의 마무(馬武)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가다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을 지나게 됐다. 병사들은 배가 붓고 눈이 들어가며 피오줌을 누는 습열병으로 쓰러져갔고 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말 한 마리만 생기를 되찾고 맑은 오줌을 눴다.

자세히 보니 수레바퀴 앞에 난 돼지귀 모양의 '질경이'를 열심히 뜯어먹고 있었다. 병사들도 그 풀로 국을 끓여 먹었더니 며칠 후 병이 모두 나았다. 장군은 이 풀을 수레바퀴 앞에서 처음 발견했다 해서 '차 앞의 풀', 즉 차전초(車前草)라 이름 붙였다. 

수레바퀴 앞에서 병사를 살린 풀

약효 면에서도 오랜 역사가 있다. '동의보감'에는 질경이가 간을 튼튼하게 하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치료하며 눈의 충혈을 없앤다고 기록돼 있다. 씨앗인 차전자는 이뇨, 진해, 소염 효능이 뛰어나 방광염, 요도염, 신장염, 변비, 기침 등을 다스리는 데 쓰였다. 잎에는 아우쿠빈 성분이 들어 있어 간염, 기관지염, 황달, 감기에 좋다고 알려졌다. 현대에 들어서는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세포 손상을 막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다만 몸이 차가운 체질이라면 과다 섭취 시 설사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혈압약, 이뇨제, 항응고제 등을 복용 중이라면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봄 나물로, 장아찌로, 차로

질경이 나물은 봄나물 중에서도 특히 먹기 편한 편에 속한다.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나면서 민들레처럼 강한 쓴맛이 없어 입맛을 타지 않는다.

가장 기본이 되는 조리법은 나물 볶음이다. 먼저 질경이 200g을 준비해 흙을 털어내고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는다. 냄비에 물 1리터를 넣고 소금 1작은술을 풀어 끓인 뒤, 질경이를 넣어 1분 정도 데친다. 건져서 찬물에 두 번 헹군 다음 물기를 손으로 꽉 짠다. 이후 국간장 1큰술로 밑간을 하고, 들기름 1큰술을 두른 팬에 넣어 약한 불에서 3~4분 정도 천천히 볶는다.

이때 팬 가장자리에 물 2큰술 정도를 나눠 넣어주면 타지 않고 촉촉하게 익는다. 마지막에 참기름 1작은술과 통깨 1작은술을 더해 마무리하면 된다.

밥에 넣어 짓는 방법도 간단하다. 쌀 2컵과 잡곡 0.5컵을 씻어 30분 정도 불린 뒤, 물 2.5컵을 맞춰 밥솥에 넣는다. 데쳐서 물기를 제거한 질경이 100g은 3~4cm 길이로 썰어 밥 위에 올린다. 그대로 취사하면 나물 향이 밥 전체에 스며든다. 

장아찌로 담그는 방법도 좋다. 먼저 질경이 200g을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완전히 말린다. 절임 물은 간장 1컵, 물 1컵, 식초 0.5컵, 설탕 0.5컵을 넣고 한 번 끓인다. 끓인 뒤 한 김 식혀 준비한 질경이에 붓는다.

밀폐 용기에 담아 실온에서 하루, 이후 냉장 보관하며 3~4일 지나면 먹기 좋다. 쫄깃한 식감과 함께 새콤한 맛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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