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이것부터"… 30분 걷기 운동 효과 높이는 '경사' 설정법
9월 들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이 이어지면서 걷기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 좋은 시기가 됐다. 야외를 걷거나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할 때 가장 먼저 신경 쓰는 것은 보통 속도다. 땀이 덜 나면 속도를 높이고, 숨이 차야 제대로 운동한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하지만 걷기 운동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은 속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와 비슷한 속도로 걸으면서 경사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운동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속도를 무리하게 끌어올리기보다 경사를 조절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2024년 개정된 신체활동

9월 들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이 이어지면서 걷기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 좋은 시기가 됐다. 야외를 걷거나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할 때 가장 먼저 신경 쓰는 것은 보통 속도다. 땀이 덜 나면 속도를 높이고, 숨이 차야 제대로 운동한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걷기 운동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은 속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와 비슷한 속도로 걸으면서 경사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운동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속도를 무리하게 끌어올리기보다 경사를 조절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2024년 개정된 신체활동 컴펜디엄을 보면 러닝머신에서 시속 약 5.6~6.3km로 평지를 걷는 운동은 4.8MET로 분류된다. 반면 짐 없이 1~5% 경사를 중간 이상 속도로 오르는 걷기는 5.3MET, 6~10% 경사를 오르는 걷기는 7.0MET 수준이다. MET는 가만히 있을 때와 비교해 운동 중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즉 속도를 계속 올리지 않아도 경사를 더하면 같은 걷기 운동의 강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같은 30분이라도 경사에 따라 소비 에너지 달라져

운동 강도 차이는 예상 소비 열량으로 환산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체중 60kg인 사람이 30분 동안 운동한다고 가정하면 4.8MET 수준의 빠른 평지 걷기는 단순 계산상 약 144kcal를 사용한다.

반면 5.3MET 수준의 완만한 오르막 걷기는 약 159kcal, 7.0MET 수준의 6~10% 오르막 걷기는 약 210kcal가 된다.

같은 사람과 같은 운동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평지에서 빠르게 걷는 것보다 경사를 높여 걸을 때 에너지 사용량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소비 열량은 체중과 보폭, 속도, 경사도, 운동 경험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숫자는 운동 강도를 비교하는 기준으로 보는 편이 좋다.

경사가 올라갈수록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는 결과는 최근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2026년 발표된 경사 걷기 연구에서는 같은 속도를 유지했을 때 경사가 높아질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높은 경사에서는 평지 걷기와 비교해 필요한 에너지가 크게 늘었다.

경사 올리면 엉덩이와 허벅지 쓰는 힘도 커져

평지와 오르막의 차이는 칼로리만이 아니다.

평지를 걸을 때는 몸의 중심을 주로 앞으로 이동시키지만 경사에서는 앞으로 이동하는 동시에 몸을 위쪽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서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하체가 자신의 체중을 더 강하게 밀어내야 한다.

먼저 앞발을 내딛는 순간 허벅지와 엉덩이가 체중을 받아낸다. 이어 뒤꿈치와 발바닥으로 지면을 밀면서 고관절을 펴면 엉덩이의 대둔근이 힘을 쓴다.

종아리 역시 발목을 펴면서 몸을 다음 걸음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경사가 커질수록 이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평지를 같은 시간 걷는 것보다 허벅지와 엉덩이가 빠르게 무거워질 수 있다.

다만 경사를 높였다고 상체를 크게 앞으로 숙여 러닝머신 손잡이에 체중을 싣는다면 운동 방식이 달라진다. 실제로는 다리로 받아야 할 체중 일부를 팔과 손잡이가 대신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사 걷기를 할 때는 속도와 경사를 높이는 것보다 먼저 손잡이를 잡지 않고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는 수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속도 먼저 올릴까 경사부터 올릴까

러닝머신에서 운동 강도를 높이려고 할 때 흔히 생기는 고민이 있다. 속도와 경사 가운데 무엇을 먼저 높여야 하느냐다.

뛰는 동작까지 연결하고 싶다면 속도를 조금씩 높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걷는 동작을 유지하면서 운동 강도를 올리고 싶다면 경사를 먼저 조절하는 방법이 편하다.

2024 신체활동 컴펜디엄에서 평지 러닝머신을 시속 4.8~5.5km로 걸으면 3.8MET, 시속 5.6~6.3km로 걸으면 4.8MET다. 속도를 시속 6.4~7.1km까지 높이면 5.8MET로 올라간다.

반면 오르막 걷기는 6~10% 경사에서 중간 이상 속도로 걸을 경우 7.0MET로 분류된다. 결국 속도를 빠르게 올리는 것만이 운동 강도를 높이는 방법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빠른 속도에서 걷는 자세가 무너지거나 뛰는 동작으로 바뀌는 사람이라면 속도를 조금 낮추고 경사를 추가하는 편이 운동을 이어가기 쉬울 수 있다.

30분이라면 ‘평지→완만한 경사→높은 경사’ 순서

경사 걷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러닝머신 경사를 10% 이상으로 올릴 필요는 없다. 운동 초반에는 평지에서 몸을 데운 뒤 경사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 좋다.

30분을 기준으로 하면 다음처럼 구성할 수 있다.

① 준비 걷기 5분

경사 0~1%에서 시속 4~5km 정도로 걷는다. 처음부터 빠르게 걷기보다 발목과 무릎, 고관절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데 집중한다.

② 경사 걷기 10분

경사를 3~5% 정도로 올리고 시속 4.5~5.5km 정도를 유지한다. 평지보다 호흡이 조금 빨라지면서도 손잡이를 잡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속도를 선택한다.

③ 강도 높이기 10분

앞 구간이 편했다면 경사를 6~8% 정도로 높인다. 대신 속도는 필요하면 시속 4~5km 정도로 낮춘다. 경사가 높아질수록 무조건 속도까지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④ 마무리 걷기 5분

경사를 다시 0~2%로 낮추고 속도를 줄인다. 갑자기 멈추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서 호흡을 정리한다.

처음에는 6~8% 구간을 10분 동안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 이 경우 경사 6~8% 2분 → 경사 2~3% 2분을 번갈아 반복하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 운동법 요약

① 운동 부위: 허벅지·엉덩이·종아리

② 운동 시간: 총 30분

③ 운동 구성: 준비 5분→경사 3~5% 10분→경사 6~8% 10분→마무리 5분

④ 운동법: 속도를 무리하게 높이지 않고 걷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범위에서 경사를 단계적으로 높인다.

⑤ 주의할 점: 경사를 올린 뒤 손잡이에 매달리거나 허리를 과하게 숙이기 시작한다면 경사나 속도를 낮춘다.

손잡이 잡고 몸 뒤로 빼면 경사 효과 떨어져

경사 걷기에서 흔히 나타나는 자세가 손잡이를 강하게 잡고 몸을 뒤쪽으로 빼는 것이다.

경사를 높이면 몸이 뒤로 밀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앞쪽 손잡이를 잡게 된다. 그러나 양팔로 몸을 지탱하면 하체가 받아야 할 체중이 줄어든다.

상체는 완전히 세우기보다 발목에서부터 아주 살짝 앞으로 기울이는 정도면 충분하다. 허리를 접어서 상체만 앞으로 숙이지 않는다.

보폭도 평지처럼 크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 경사가 높아질수록 보폭을 조금 줄이고 발을 몸 가까이에 디디는 편이 균형을 잡기 쉽다.

또한 발끝으로만 러닝머신을 밀지 않는다.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전체가 자연스럽게 닿도록 걸어야 종아리에 지나치게 힘이 몰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경사 높일수록 속도는 낮춰야

경사 걷기를 처음 접하면 ‘평지에서 걷던 속도를 그대로 유지해야 운동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경사가 올라가면 같은 속도에서도 운동 강도 자체가 높아진다.

따라서 평지에서 시속 5.5km로 걸었다고 해서 경사 8%에서도 똑같은 속도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숨이 지나치게 차거나 손잡이를 잡아야 걷는 상태가 된다면 시속 4~4.5km 정도로 낮춰도 된다. 그 상태에서도 하체가 몸을 위쪽으로 끌어올리는 움직임은 계속된다.

오히려 경사와 속도를 동시에 무리하게 올리는 것보다 둘 중 하나씩 조절하는 방식이 운동 강도를 관리하기 쉽다.

걷기는 빠른 속도로만 해야 운동이 되는 것이 아니다. ACSM 자료에서도 빠른 걷기는 중강도 신체활동으로 제시되며, 규칙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간헐적으로 지나치게 강한 운동을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9월부터 다시 걷기 운동을 시작한다면 처음부터 뛰는 속도로 끌어올리기보다 평지에서 자세를 잡은 뒤 경사를 조금씩 추가해볼 수 있다. 같은 30분이라도 경사가 달라지면 호흡과 하체 자극이 확연히 달라진다.

평지 걷기가 익숙해져 운동이 가볍게 느껴진다면 속도계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경사 3~5%부터 시작해 몸이 적응하면 6~8%까지 높이는 방식만으로도 평소 걷기 운동의 강도를 충분히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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