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서서 까치발만 들어도… 하지정맥류 막는 종아리 운동법
다리가 무겁고 오후만 되면 발목이 붓는다면, 그냥 피로 때문이라고 넘기기엔 조금 위험한 신호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안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체 혈액 운반의 약 10%를 담당하는 표재정맥이 3mm 이상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되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19~2023년 사이에 환자 수가 27.7%나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중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여성이고, 특히 40~60대 중장년 여성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다리가 무겁고 오후만 되면 발목이 붓는다면, 그냥 피로 때문이라고 넘기기엔 조금 위험한 신호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안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체 혈액 운반의 약 10%를 담당하는 표재정맥이 3mm 이상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되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19~2023년 사이에 환자 수가 27.7%나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중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여성이고, 특히 40~60대 중장년 여성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기는 이유는 호르몬과 근육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동시에 나빠지기 때문이다. 폐경을 전후로 에스트로젠이 급격히 줄어들면 혈관 벽 자체가 약해지고 정맥 판막이 느슨해진다. 여기에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종아리 근육이 문제를 키운다.

근육량은 30세 전후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해 50세 이후에는 매년 1~2%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하체 근육의 감소 속도가 다른 부위보다 빠르다. 종아리 근육이 줄면 다리에 고인 혈액을 심장 쪽으로 끌어올리는 펌프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이 정체되면서 정맥 내 압력이 높아져 판막 기능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유전적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의 약 80%가 가족 구성원 중 적어도 1명 이상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었고, 그중 80%는 모계 쪽으로 유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직업이나 생활 습관도 직접적인 위험 인자다. 오래 서 있는 것뿐 아니라 오래 앉아 있는 것도 똑같이 위험하다. 앉아 있는 자세에서는 무릎 아래 혈액이 중력을 거슬러 올라와야 하는데, 종아리 근육이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을 짜 올리는 동력 자체가 사라진다.

여기에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은 혈관을 직접 압박해 정맥류 발병에 영향을 미치고, 고염식·인스턴트 식품 위주의 식사는 혈관 상태를 더 빠르게 악화시킨다. 변비처럼 복압이 반복적으로 높아지는 상황도 하지 정맥에 부담을 준다.

증상이 있는데도 방치하기 쉬운 이유가 있다. 초기에는 다리가 무겁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정도라 단순 피로로 착각하기 쉽고, 오전보다 오후에 증상이 심해지다 보니 하루 중 괜찮은 시간도 있어 병원을 찾는 게 늦어진다. 진행되면 저림, 통증, 발목 부근 부종, 야간 종아리 경련이 이어지고, 가려워서 긁다 보면 피부 발적이나 발진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잠복성으로 진행되는 경우, 겉으로 혈관이 드러나지 않아도 정맥 순환이 정체돼 노폐물이 쌓이고 혈액 역류로 부풀어 오른 혈관이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과 저림이 반복된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하지 부종, 피부염, 색소침착, 궤양이 생기고, 궤양은 일반 상처와 달리 쉽게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된다. 최악의 합병증은 폐색전증이다. 다리 굵은 정맥에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폐동맥을 막으면 발병자의 약 25%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하지정맥류는 스스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질환과 다르다. 자연치유가 불가능한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가벼워 보여도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쓴다.

하나는 약물 경화요법으로, 가는 주삿바늘로 이상 정맥 내에 경화제를 주입해 혈관을 폐쇄하는 방법이다. 마취와 입원이 필요 없고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지만, 시술 후 2~3주간은 적절한 압박스타킹을 반드시 착용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이상 혈관을 직접 제거하는 발거술이다. 문제는 수술이나 주사요법으로 제거해도 새로 정맥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고, 그래서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현실적이다.

흔히 족욕이나 반신욕이 혈액순환에 좋다고 생각해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정맥류에 한해서는 오히려 역효과다. 정맥 벽은 열에 취약한데, 뜨거운 물에 오래 있으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이 다리 쪽으로 더 몰려 부종과 통증이 심해진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혈류가 심장 방향이 아니라 발 쪽으로 역류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온열로 혈관을 확장시키면 역류를 더 조장하는 셈이다.

찜질방, 사우나, 온열 기구도 같은 이유로 피해야 한다. 겨울철 실내외 온도 차가 심한 환경도 혈관 수축과 이완을 반복시켜 혈관을 피로하게 만든다. 꽉 끼는 부츠, 레깅스, 스키니진처럼 발목과 종아리를 조이는 옷도 정맥 탄성을 약화시킨다.

예방을 위한 가장 실용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것이 중앙대 광명병원 재활의학과 김범석 교수가 EBS 방송에서 소개한 까치발 운동이다. 계단 위에 서서 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뒤, 발 뒤쪽 1/2에서 1/3 정도를 계단 바깥으로 뺀다.

그 상태에서 뒤꿈치를 최대한 높이 들어 3초간 버텼다가 천천히 내려오는 동작을 반복한다. 뒤꿈치를 들 때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는 느낌을 확인하고, 내릴 때도 천천히 조절해야 운동 효과가 높다. 뒤꿈치 부분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수직으로 똑바로 드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계단이 없으면 맨바닥에서 까치발을 서도 되고, 책이나 상자 위에 발 앞꿈치를 올리고 하면 더 넓은 가동 범위를 쓸 수 있다. 까치발 20회 3세트를 꾸준히 하면 종아리 근육인 비복근이 단련되어 정맥 펌프 기능이 강화된다. 이 운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설거지, 요리처럼 주방에 서 있는 시간에 별도의 준비 없이 바로 끼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수건으로 발 끝을 감싸 당겨주는 스트레칭을 15~30초씩 3세트 해주면 근육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미 하지정맥류 증상이 있다면 운동 종류도 가려야 한다. 데드리프트, 스쿼트, 런지, 줄넘기처럼 하체에 하중이 집중되는 고중량 근력 운동은 근육 내 혈류량을 평소 대비 최대 25배까지 증가시켜 약해진 혈관이 혈액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다.

가파른 등산도 마찬가지다. 대신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누워서 하는 하늘 자전거 동작처럼 하체에 하중이 쏠리지 않는 운동이 적절하다. 걷기 운동을 할 때는 20~30분마다 다리를 허리 위로 올려 휴식을 취하거나 종아리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장딴지 근육 펌프의 기능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종아리만 감싸는 짧은 제품보다 발에서부터 신는 제품을 선택해야 발목 아래가 더 붓는 역효과를 피할 수 있다. 취침 시에는 다리 밑에 베개를 받쳐 심장보다 높게 올려두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중년 여성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하지정맥류 예방 5가지

1. 주방에 서 있는 시간을 활용해 까치발 운동을 한다. 뒤꿈치를 최대한 높이 들어 3초 버티고 천천히 내리는 동작을 20회 3세트 반복한다.

2. 30분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하지 않는다. 앉아 있을 때는 발목을 돌리거나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틈틈이 해준다.

3. 족욕·사우나·찜질방을 피한다. 정맥 혈관이 확장되면 역류가 더 심해진다.

4.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을 끊는다. 혈관을 직접 압박해 정맥류 발병과 악화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5. 다리가 무겁거나 오후에 발목이 자주 붓거나 야간에 종아리 경련이 반복된다면 혈관외과에서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겉으로 혈관이 보이지 않아도 이미 판막 기능이 떨어진 상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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