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독초 취급인데… 한국인은 반찬으로 먹는 나물 4가지
한국의 밥상에서 나물은 오래전부터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 그 나물 중 일부는 전 세계를 통틀어 오직 한국인만 즐겨 먹는 독특한 식재료다. 외국인의 눈에는 그저 길가에 자라는 잡초나 평범한 식물로 보이는 것들이 한국인의 손을 거치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거듭난다. 우리 밥상에서 흔하게 만나지만, 알고 보면 한국인의 남다른 식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나물 네 가지를 소개한다.1. 고사리고사리는 전 세계 산과 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그러나 이것을 나물로 만들어 먹는 나라는 한국이 사

한국의 밥상에서 나물은 오래전부터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 그 나물 중 일부는 전 세계를 통틀어 오직 한국인만 즐겨 먹는 독특한 식재료다. 외국인의 눈에는 그저 길가에 자라는 잡초나 평범한 식물로 보이는 것들이 한국인의 손을 거치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거듭난다. 우리 밥상에서 흔하게 만나지만, 알고 보면 한국인의 남다른 식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나물 네 가지를 소개한다.

1. 고사리

고사리는 전 세계 산과 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그러나 이것을 나물로 만들어 먹는 나라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 서양에서는 고사리에 발암 가능 물질과 독성 성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식용 자체를 꺼리고 금기로 여긴다. 실제로 생고사리에는 '프타퀼로사이드'라는 독성 성분이 함유돼 있어 날것 그대로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

한국인은 이 문제를 오랜 경험과 지혜로 해결했다. 고사리를 물에 충분히 삶은 뒤 하루 이상 찬물에 담가 우려내고, 다시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 독성을 완전히 제거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독성은 사라지고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깊은 고소함만 남는다. 고사리가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식이섬유와 철분 함량이 높아 영양 면에서도 손색이 없으며, 비빔밥과 육개장의 재료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집에서 고사리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말린 고사리를 넉넉한 물에 2~3시간 삶은 뒤 찬물에 8시간 이상 담가 충분히 우려야 한다. 중간에 물을 두세 번 교체해주면 더욱 깔끔하게 독성을 빼낼 수 있다. 이렇게 손질한 고사리를 들기름과 국간장으로 조물조물 무쳐 볶으면 쫄깃하고 고소한 나물 반찬이 완성된다.

2. 취나물

취나물의 원료인 참취는 국화과 식물로 북미와 유럽에도 자생하지만, 현지에서는 식용으로 쓰는 일이 거의 없다. 특유의 쌉쓸하고 향긋한 맛이 강해 외국인들은 대부분 낯설고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봄철 산나물의 대표 주자로 꼽혀왔다.

취나물은 베타카로틴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특유의 방향 성분이 기관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질할 때는 끓는 물에 1~2분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야 쓴맛이 적당히 빠지고 향은 살아있는 상태로 무칠 수 있다. 된장, 들기름, 다진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깊고 구수한 취나물 반찬이 완성된다. 밥에 비벼 먹으면 그 향이 한층 살아나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 그릇을 거뜬히 해치울 수 있다.

3. 냉이

냉이는 봄이 되면 들과 논두렁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풀이다. 서양에서는 생명력이 강한 잡초 취급을 받아 제거 대상이 되는 식물이지만, 한국에서는 봄 식탁의 첫 주인공으로 대접받는다. 냉이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겨우내 쌓인 피로를 풀고 면역력을 보충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냉이 특유의 알싸하고 쌉쓸한 향은 입맛이 떨어지는 봄철 춘곤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냉이는 된장과 찰떡궁합이다. 된장국에 넣으면 냉이 특유의 향이 국물 전체로 퍼지며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냉이를 손질할 때는 뿌리를 칼로 살살 긁어 흙을 제거하고, 잔뿌리 사이에 낀 흙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내야 한다. 무칠 때는 살짝 데친 뒤 물기를 꼭 짜고, 된장과 참기름, 다진 마늘로 조물조물 버무리면 향긋하고 감칠맛 나는 나물이 완성된다.

4. 깻잎

깻잎은 외국인들에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채소다. 독특하고 강한 향 때문에 서양에서는 허브 정도로만 인식하거나 낯설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깻잎을 나물로 무치거나 장아찌로 담가 밥반찬으로 즐기는 문화는 한국이 독보적이다. 깻잎에는 로즈마린산, 루테올린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피부 건강과 염증 억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를 먹을 때 깻잎을 함께 싸먹으면 고기의 잡내를 잡아주고 소화를 돕는 역할까지 한다.

깻잎 장아찌를 담글 때는 간장, 식초, 설탕, 물을 1:1:1:1 비율로 끓여 식힌 뒤 깻잎 위에 붓고 이틀 정도 냉장 숙성하면 된다. 밥 위에 올려 먹으면 반찬 없이도 한 그릇을 거뜬히 비울 수 있다. 무칠 때는 고추장, 간장, 참기름, 통깨를 넣고 한 장씩 켜켜이 양념을 올려주면 조물조물 무치지 않아도 양념이 골고루 배어든다.

이처럼 고사리, 취나물, 냉이, 깻잎. 주변에 널린 평범한 식물을 독을 제거하고 향을 살리며 영양을 챙기는 반찬으로 만들어낸 한국인의 식문화는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고 과학적이다. 당연하게 여겨온 우리 나물 한 접시에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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