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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만평] 이재명의 방탈출

헬스코어데일리
허리가 아픈데 허리만 치료하면 또 아픈 이유
안녕하세요.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모든 통증을 알려드리는 " 아플 때 꺼내 보는 통증 백과"저자 통증 요정 김학조 원장입니다.
“선생님, 진통제 먹고 주사 치료받을 때는 괜찮은데 몇달 지나면 또 아프더라구요.”
허리 통증으로 진료실을 찾는 분들에게 자주 듣는 말입니다. 물리치료도 받고, 마사지도 받고, 약도 먹었습니다. 치료를 받은 날에는 한결 편해진 것 같은데 며칠 지나면 다시 묵직해집니다. 심한 분들은 몇 달, 몇 년 동안 같은 과정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환자분들은 걱정이 생깁니다.
“제 허리가 많이 망가진 걸까요?”
하지만 반복되는 허리 통증을 볼 때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아픈 곳이 허리라고 해서, 허리에 부담을 주는 이유까지 반드시 허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 몸은 부품 하나하나가 따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닙니다. 발로 땅을 딛고, 무릎과 고관절이 움직이고, 골반과 허리가 그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하나의 몸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허리를 볼 때는 허리만 봐서는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아픈 곳과 힘들게 만든 곳은 다를 수 있습니다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집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바닥에 떨어진 물만 계속 닦으면 당장은 깨끗해집니다. 하지만 천장에서 물이 계속 새고 있다면 조금 뒤 바닥은 다시 젖습니다.
이때 바닥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물이 고이는 장소일 뿐입니다.
몸의 통증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허리 자체의 근육이나 관절, 디스크 등에 문제가 생겨 허리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엉덩이와 고관절의 움직임이 줄어 허리가 대신 많이 움직이고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반복한 자세와 생활 습관이 허리에 부담을 계속 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몸을 숙여 바닥의 물건을 집는다고 해보겠습니다. 엉덩이와 무릎이 자연스럽게 움직여주면 허리의 부담을 나누기 쉽습니다. 그런데 고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거나 늘 허리부터 굽히는 습관이 있다면 어떨까요.
해야 할 일을 다른 곳에서 충분히 나누지 못하니 허리가 더 많은 일을 맡게 될 수 있습니다.
회사로 치면 늘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한 사람에게 업무가 몰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버팁니다. 한 달도 버티고, 몇 년도 버팁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사람이 먼저 지칩니다.
허리도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복되는 통증을 볼 때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어디가 아픕니까?”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왜 그곳이 계속 힘들어지고 있습니까?”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허리가 아픕니다”
진료실에서 또 많이 듣는 말입니다.
“무거운 것도 안 들었는데 갑자기 아파졌습니다.”
하지만 몸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갑자기’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하루에 8시간씩 의자에 앉아 있는 생활, 소파 한쪽에 기대어 TV를 보는 습관, 늘 같은 다리를 꼬는 자세,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서 있는 습관, 운전을 오래 하는 생활처럼 작은 행동이 매일 반복됩니다.
하루만 보면 별것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이 1년, 5년, 10년 쌓였을 때입니다.
(한두 방울의 낙숫물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돌을 뚫기도 합니다)
종이 한 장은 가볍습니다. 하지만 한 장씩 계속 쌓으면 어느 순간 들기 힘든 책 한 권이 됩니다. 만성적인 허리 통증도 이렇게 이해하면 쉽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몸이 망가졌다기보다 오랫동안 반복된 작은 부담이 쌓이다가 어느 날 통증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에게 “언제부터 아팠습니까?”라고 묻는 것만큼이나 “하루를 어떻게 보내십니까?”라고 묻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시에 일어나는지,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지, 운동은 무엇을 하는지, 잠은 어떻게 자는지, 일을 할 때 어떤 자세를 반복하는지를 살펴보면 허리가 왜 계속 힘들어하는지 단서를 찾을 때가 있습니다.
치료받으면 좋아지는데 왜 다시 아플까요
치료를 받아 통증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아픈 근육의 긴장을 낮추고 움직임을 편하게 해주는 치료는 회복 과정에서 필요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할 때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우선입니다.
하지만 치료 후에 다시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몸을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일주일에 한두 번 치료를 받더라도 나머지 시간 동안 계속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와 움직임을 반복한다면 통증이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성 통증을 관리할 때는 ‘치료받는 시간’뿐 아니라 ‘치료받지 않는 시간’을 함께 봐야 합니다.
환자가 병원이나 한의원에 머무는 시간보다 집과 직장과 자동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자세를 항상 반듯하게 유지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자세 하나를 정해놓고 하루 종일 꼼짝하지 않는 것보다, 같은 자세를 너무 오래 유지하지 않고 자주 움직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앉아 있었다면 잠깐 일어나 걷고, 한쪽으로 기대고 있었다면 반대쪽으로도 움직여보고, 오래 운전했다면 쉬는 시간에 몸을 펴주는 식입니다.
몸은 완벽한 자세보다 ‘움직일 기회’를 좋아합니다.
허리가 아프다면 엉덩이와 다리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허리 통증이 있는 분이라면 자신의 움직임을 한번 관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두 다리에 힘을 비슷하게 주는지, 계단을 오를 때 한쪽 다리만 유난히 힘들지는 않은지, 걸을 때 한쪽 발의 보폭이 짧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바닥의 물건을 집을 때 엉덩이와 무릎을 함께 움직이는지, 아니면 허리부터 숙이는지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찰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몸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좋은 출발점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나이가 들어서 허리가 아픕니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척추와 관절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하지만 나이만 탓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놓치게 됩니다.
나이는 되돌릴 수 없지만 몸을 사용하는 습관은 오늘부터 조금씩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허리 통증을 자세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꼭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근육이나 자세의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비롯한 척추 질환이 있을 수 있고, 드물지만 다른 질환이 허리 통증처럼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다리에 힘이 갑자기 빠지거나 감각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대소변 조절에 이상이 생긴 경우, 큰 사고나 낙상 이후 심한 통증이 생긴 경우, 열이나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생활 습관을 고치며 기다리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또 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고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허리가 아프니 무조건 허리가 문제입니다”라고 단정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허리 통증은 모두 다른 곳 때문에 생깁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몸을 조금 더 넓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픈 허리에게 “왜?”라고 한번 물어봐야 합니다
오랜 시간 통증 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끼는 것은 몸은 꽤 오랫동안 우리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점입니다.
아침이면 허리가 뻣뻣하고, 오래 앉아 있으면 묵직하고, 어느 순간부터 양말을 신을 때 허리가 불편해집니다. 우리는 그때마다 허리를 두드리고, 파스를 붙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같은 통증이 자꾸 돌아온다면 이번에는 질문을 하나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통증을 빨리 없앨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 허리는 왜 자꾸 힘들어지는 걸까요?”
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치료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통증이라면 허리만 보지 말고 엉덩이와 다리의 움직임, 앉는 습관, 걷는 방법, 일하는 환경, 운동 방식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증이 있는 곳은 몸이 말을 걸어오는 장소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제대로 들으려면 아픈 곳만 바라보기보다, 그곳이 하루 동안 어떤 일을 대신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통증을 줄이는 첫걸음은 어쩌면 허리를 더 열심히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내 허리가 왜 계속 힘들어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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