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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어데일리
중년 이후, 왜 같은 곳이 자꾸 아플까요?
그런 생각 드시죠? 우리 몸의 모든 통증에 대한 이야기 "아플 때 꺼내 보는 통증 백과"저자 통증 요정 김학조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중년 환자분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선생님, 이상하게 꼭 거기만 아파요.”
허리가 아파 치료를 받으면 한동안 괜찮습니다. 그런데 몇 달 지나면 또 같은 허리가 아픕니다. 어깨도 그렇습니다. 물리치료를 받고, 침을 맞고, 약을 먹으면 좋아지는데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똑같은 자리가 다시 뻐근해집니다.
그러다 보면 걱정이 생깁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요?”
“관절이 많이 닳은 걸까요?”
“이제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하지만 같은 곳이 반복해서 아프다고 해서 반드시 그 부위가 심하게 망가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랜 진료 경험에서 보면, 몸이 오랫동안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 몸에도 ‘자주 쓰는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몸에도 자주 다니는 길이 생깁니다
눈이 온 뒤 사람들이 길을 걷는 모습을 떠올려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어디로든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몇 사람이 같은 길로 지나가고 나면 눈 위에 발자국이 생깁니다. 그다음 사람은 자연스럽게 그 발자국을 따라 걷습니다. 사람이 계속 지나가면 결국 하나의 길이 됩니다.
몸도 비슷합니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가방을 늘 한쪽 어깨에 메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한쪽으로 몸을 기울입니다.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사람은 고개를 앞으로 내민 자세에 익숙해집니다. 운전을 오래 하는 사람도 자신에게 편한 자세를 조금씩 만들어갑니다.
문제는 이런 작은 습관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10년, 20년 쌓였을 때입니다.
젊을 때는 몸에 여유가 있습니다. 조금 삐딱하게 앉아도, 무리해서 운동해도, 하루 자고 나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몸을 꽤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몸의 회복 속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오랫동안 반복된 습관까지 겹치면 특정 부위가 계속 일을 떠맡게 됩니다. 마치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직원 한 명에게 계속 업무가 몰리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잘 버팁니다. 하지만 매일 야근을 시키면 결국 지칩니다.
우리의 허리와 목, 어깨와 무릎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픈 곳이 반드시 문제의 시작점은 아닙니다
허리가 반복해서 아픈 사람에게 허리만 들여다보면 답을 찾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엉덩이와 다리가 충분히 움직여주지 않으면 허리가 대신 움직여야 합니다. 오래 앉아 생활하는 사람은 엉덩이 주변이 굳기 쉽고, 몸을 숙이거나 일어설 때 허리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환자는 “허리가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허리가 약한 것이 아니라 허리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깨도 마찬가지입니다.
팔을 움직일 때는 어깨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등과 날개뼈가 함께 움직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등이 굽고 날개뼈 주변 움직임이 줄어들면 팔을 들 때마다 어깨가 일을 더 떠맡게 됩니다.
무릎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걷고 계단을 오를 때 엉덩이와 발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그 부담이 무릎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복되는 통증에서는 이런 질문이 중요합니다.
“어디가 아픈가?”만큼 “왜 이곳이 계속 일을 많이 하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 질문이 통증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줍니다.
치료받으면 좋아지는데 왜 다시 아플까요?
치료가 잘못되어서 다시 아픈 것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통증 치료를 받고 근육의 긴장이 줄고 움직임이 편해지면 통증은 좋아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가 끝난 뒤 다시 예전과 똑같은 생활로 돌아가는 경우입니다.
하루 여덟 시간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고, 소파에서는 늘 같은 방향으로 기대고, 잘 때도 한쪽으로 웅크리고, 주말에는 평일의 운동 부족을 만회하겠다며 갑자기 두 시간씩 등산합니다.
몸을 쓰는 조건이 그대로라면 몸은 다시 익숙한 길을 걷게 됩니다.
여기에서 자동차의 타이어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바퀴의 정렬이 틀어진 상태에서 닳은 타이어만 새것으로 바꾸면 처음에는 좋습니다. 하지만 정렬 상태를 그대로 두면 새 타이어도 다시 비슷한 곳부터 닳습니다.
우리 몸을 자동차와 똑같이 볼 수는 없지만, 반복되는 통증을 이해하는 데에는 꽤 유용한 비유입니다.
아픈 부위를 치료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왜 그 부위에 부담이 반복되는지를 함께 살피지 않으면 통증 역시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년의 통증을 무조건 ‘노화’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몸은 변합니다.
근육량이 줄어들 수 있고 관절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회복에 필요한 시간도 길어집니다. 젊었을 때와 똑같이 운동했는데 다음 날 유난히 몸이 무거운 것도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모든 통증을 “나이 들어서 그렇다”고 결론 내리는 것입니다.
나이는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통증의 원인을 나이 하나로 설명해버리면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보입니다.
반면 몸을 사용하는 습관은 조금씩 바꿀 수 있습니다.
한 시간에 한 번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 앉아 있을 때 양발을 바닥에 편하게 두는 것, 한쪽으로만 가방을 들지 않는 것,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몸을 자주 움직여주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어도 됩니다.
중년 이후의 몸에는 한 번의 강한 운동보다 매일 반복하는 작은 움직임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몸은 하루아침에 나빠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0년 동안 만들어진 습관을 10분 스트레칭 한 번으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대신 매일 조금씩 다른 움직임을 경험하게 해주면 몸도 새로운 길을 배울 수 있습니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잔소리’일 수 있습니다
저는 환자들에게 통증을 무조건 적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물론 심한 통증이나 갑자기 발생한 통증,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발열이나 외상과 함께 나타나는 통증 등은 정확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같은 부위가 반복해서 뻐근하고 아프다면 통증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습니다.
통증은 어쩌면 몸이 보내는 잔소리일 수 있습니다.
“또 나만 쓰고 있어.”
“조금 움직여줘.”
“오늘은 너무 오래 앉아 있었어.”
“며칠째 회복할 시간을 안 주고 있잖아.”
몸은 말을 할 수 없으니 불편함으로 알려줍니다.
젊었을 때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해도 우리가 듣지 않습니다. 그래도 몸이 버텨줍니다. 중년이 되면 그 목소리가 조금 커집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몸을 탓하는 일이 아닙니다.
내 몸이 하루 동안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한 번 살펴보는 것입니다.
늘 같은 곳이 아프다면 오늘부터 아픈 곳만 만져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떻게 앉아 있는지, 어느 다리에 체중을 싣는지, 어느 손을 주로 쓰는지, 얼마나 오래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지부터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통증이 반복된다는 것은 몸이 망가졌다는 선언이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몸을 사용해달라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중년 이후 통증 관리의 시작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아픈 곳만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나, 내 몸 전체가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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