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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어데일리
원장님,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서서 일하다 보면 허리가 너무 아파요.
허리디스크일까요?
마트나 주방처럼 오래 서 있어야 하는 환경에서 일하거나, 출퇴근길에 한참 서 있고 나면 허리가 묵직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허리가 약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 있는 시간이 부담스러워지고 자꾸 앉을 곳부터 찾게 되면 걱정이 커집니다.
20년 가까이 통증 환자를 진료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제가 먼저 궁금한 것은 ‘몇 분 서 있으면 아픈가’와 ‘무엇을 하면 다시 편해지는가’입니다.
안녕하세요.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모든 통증을 알려드리는 " 아플 때 꺼내 보는 통증 백과" 저자 통증 요정 김학조 원장입니다.
서있을 때 허리통증은 하나의 병명이 아닙니다. 근육과 관절의 부담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척추와 신경의 문제를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래 서면 아픈 허리, ‘허리가 약해서’라고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가만히 서 있는 것은 쉬는 자세처럼 보이지만 몸은 계속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허리와 골반 주변의 여러 근육도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서 있거나, 배와 골반을 앞으로 내민 채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가 습관화되어 있다면 특정 부위의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괜찮다가 20~30분 정도 지나면서 허리 주변이 뻐근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곧바로 “코어가 약해서 그렇다”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확인하는 것은 근육의 힘 하나가 아니라 양쪽 발에 체중을 어떻게 싣는지, 골반과 몸통의 위치는 어떤지, 허리를 굽히고 펼 때 통증이 어떻게 변하는지, 걷기 시작하면 증상이 달라지는지입니다.
같은 ‘오래 서 있을 때 허리가 아프다’는 증상도 몸이 통증을 만드는 과정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앉으면 편해진다면 ‘쉬어서 좋아진다’에서 한 단계 더 봐야 합니다
오래 서 있으면 아프지만 앉으면 괜찮아진다는 분도 많습니다.
이때 단순히 “앉아서 근육이 쉬니까 좋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어떤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어떤 자세에서 줄어드는지는 원인을 감별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특히 중장년층 이후에서 오래 서 있거나 걸을수록 허리와 엉덩이, 다리가 불편해지고 앉아서 쉬거나 몸을 앞으로 숙였을 때 증상이 줄어드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척추관협착증과 관련된 신경 증상도 감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오래 서 있을 때 허리만 뻐근하고, 자세를 조금 바꾸거나 가볍게 움직이면 편해지며 다리까지 이어지는 증상이 없다면 근육과 관절 등 다른 근골격계 요인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앉으면 좋아진다’는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허리를 굽혀서 편해지는지, 단순히 체중 부하를 줄여서 편해지는지, 걸으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리에서 다리까지 내려간다면 통증의 ‘경로’를 확인합니다
서 있을 때 허리가 아픈 분들에게 제가 꼭 확인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엉덩이나 다리도 같이 불편합니까?”
허리 통증만 있는 것과 엉덩이에서 허벅지, 종아리나 발까지 통증·저림이 이어지는 것은 접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추간판이나 척추 주변 구조와 관련해 신경이 자극되면 허리뿐 아니라 다리 방향으로 통증이나 저림, 감각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리가 저리다는 이유만으로 허리디스크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부위까지 증상이 내려가는지, 목욕이나 휴식이 아닌 특정 자세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감각이나 근력 변화가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한쪽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을 주기가 이전보다 어렵거나 감각이 뚜렷하게 떨어진다면 단순한 허리 근육통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통증이 느껴지는 위치보다 통증이 이동하는 경로와 함께 나타나는 신경학적 변화가 중요한 정보를 주기도 합니다.
오래 서야 한다면 ‘바른 자세로 버티기’보다 자주 바꾸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서 있을 때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배에 계속 힘을 주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정답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려 애쓰는 것이 반드시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 서서 일해야 한다면 우선 한쪽 다리에만 체중을 싣고 버티는 시간을 줄여보십시오. 양쪽 발의 체중을 바꿔가며 분산하고, 가능하다면 중간중간 짧게 걷거나 자세를 바꿔 같은 부위가 계속 긴장하지 않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가벼운 움직임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의자나 책상에 손을 가볍게 짚고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골반을 앞뒤로 천천히 움직여 보거나, 짧게 걸으면서 허리가 어떤 움직임에서 편해지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엉덩이와 몸통 주변을 강화하는 운동 역시 장기적인 허리 관리에 활용될 수 있지만, 현재 통증이 심한데도 ‘코어가 약해서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며 강한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어떤 방향의 움직임에서 증상이 심해지는지 먼저 확인한 뒤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결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허리를 뒤로 젖힐수록 허리나 다리 증상이 뚜렷하게 심해진다면 반복적인 허리 젖히기 스트레칭을 무리해서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어떤 동작이 편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특정 질환을 자가진단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오래 서야 하는 일상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어떤 자세와 움직임에서 힘들어하는지를 알아가는 것부터 허리 관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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