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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어데일리
원장님, 오른쪽 다리만 자꾸 저려요. 혈액순환이 안 되는 걸까요?
오랫동안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가 일어났을 때 다리가 저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저림은 자세를 바꾸고 움직이면 비교적 빠르게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특별히 다리를 누르고 있지 않았는데도 늘 같은 쪽 다리가 반복해서 저리거나, 처음에는 엉덩이에서 시작했던 증상이 종아리나 발까지 이어진다면 조금 다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통증백과 저자 산본하우림한의원 김학조원장입니다.
20년 가까이 통증 환자를 진료하면서 저는 저린 증상이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어떤 자세에서 심해지는지, 감각이나 힘에는 변화가 없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한쪽 다리 저림’은 증상의 이름이지 하나의 병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리가 저린데 왜 허리부터 살펴볼까요?
다리가 저리면 대부분 다리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종아리를 주무르거나 혈액순환 문제부터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리의 감각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신경 가운데 상당 부분은 허리에서 시작해 골반과 엉덩이를 거쳐 다리와 발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신경이 지나가는 경로 중 어디에서 자극을 받느냐에 따라 실제 불편함은 허리가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또는 발에서 더 뚜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허리디스크, 즉 추간판탈출증으로 신경근이 자극되는 상황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때는 허리 통증보다 한쪽 엉덩이와 다리의 통증이나 저림이 더 불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쪽 다리가 저리면 허리디스크’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허리에서 나오는 신경뿐 아니라 다리로 내려가는 말초신경을 포함해 여러 원인을 구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허리디스크를 구별할 때는 ‘저리다’보다 ‘어디까지 내려가는가’를 봅니다
“발끝까지 저리면 디스크가 심한 건가요?”
반드시 그렇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증상이 내려가는 거리만으로 질환의 종류나 심한 정도를 확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림이 일정한 경로를 가지고 있는지는 진찰에서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예를 들어 허리나 엉덩이 부근에서 시작해 한쪽 허벅지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통증이나 저림이 있다면 허리 신경과의 연관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자세에서 다리의 한 부위만 압박된 뒤 일시적으로 저리고 자세를 바꾸면 금방 사라지는 경우라면 다른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에게 “다리가 저려요”라는 표현에서 한 단계 더 구체적으로 물어봅니다.
엉덩이부터 시작합니까? 허벅지 앞쪽입니까, 뒤쪽입니까? 종아리 바깥쪽입니까?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갑니까?
이렇게 통증과 저림의 ‘지도’를 그려보면 원인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픈 것보다 ‘감각과 힘이 달라지는 것’을 더 주의해서 봐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저림은 사람마다 표현이 상당히 다릅니다.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찌릿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다거나 화끈거린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저리다’고 하지만 자세히 확인해 보면 실제로는 감각이 둔해진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것은 통증의 세기뿐 아니라 감각과 근력의 변화입니다.
양쪽 다리를 비교했을 때 한쪽 피부 감각이 확실히 둔하거나, 이전에는 잘되던 발목이나 발가락 움직임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조금 더 주의해서 평가해야 합니다.
걸을 때 한쪽 발이 자꾸 바닥에 걸리거나 발을 끌게 되는 변화 역시 그냥 ‘다리가 좀 저려서 그렇다’고 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통증을 참고 스트레칭을 계속하기보다 신경학적 평가를 통해 어느 부위의 신경 기능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앉으면 저리고 걸으면 괜찮은지, 걸을수록 더 저리는지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한쪽 다리 저림의 원인을 구별할 때 제가 중요하게 보는 또 하나는 자세와 움직임에 따른 변화입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 오래 앉아 있을수록 한쪽 엉덩이와 다리가 불편해진다면 앉는 자세와 허리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서 있거나 걸을수록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지면서 잠시 앉거나 몸을 앞으로 숙이면 편해지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다른 척추·신경 문제도 감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오래 앉아서 생겼다’거나 ‘걸으면 아프다’는 사실 하나가 진단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자세에서 시작해 어떤 행동을 하면 줄어드는지까지 한 세트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정보는 MRI 한 장과도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영상검사는 구조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자료지만, 실제 증상과 연결하려면 사람이 앉고 서고 걸을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하우림의 진료 철학에서도 영상검사와 실제 몸의 기능을 함께 보고, 움직임과 자세, 통증이 발생하는 각도와 좌우 차이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것을 중요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쪽 다리가 저릴 때, 무조건 허리부터 늘이는 스트레칭은 피하세요
다리가 저리면 인터넷에서 ‘좌골신경 스트레칭’이나 ‘허리디스크 스트레칭’을 찾아 바로 따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신경을 강하게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자가관리에서는 저림을 없애기 위해 세게 늘이는 것보다 어떤 자세에서 증상이 달라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오래 앉은 뒤 저림이 생기는 분이라면 우선 한쪽 엉덩이에 체중을 싣거나 다리를 꼬고 있는 시간을 줄여보십시오. 일정 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짧게 걷고, 허리와 골반을 통증 없는 범위에서 가볍게 움직여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엉덩이 주변을 마사지할 때도 저림이 내려가는 지점을 찾아 강하게 누르기보다 주변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하는 정도로 시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저림이 엉덩이에서 발 쪽으로 더 멀리 퍼지거나 강해진다면 해당 동작은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가볍게 움직였을 때 다리 쪽 증상이 줄어드는지 관찰해 두면 이후 상태를 평가할 때 도움이 됩니다.
아픈 곳이 다리라고 해서 원인도 반드시 다리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통증과 저림이 지나가는 경로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반복되는 증상의 원인을 찾아가는 첫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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