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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어데일리
원장님, 제 목은 컴퓨터만 켜면 아파요.
출근할 때는 멀쩡했는데 퇴근할 때쯤이면 목이 돌덩이가 돼요.
진료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재미있는 생각이 듭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모든 통증에 대해 고민하는 "아플 때 꺼내보는 통증 백과" 저자 통증 요정 김학조입니다.
목이 컴퓨터를 싫어하는 것도 아닐 텐데, 왜 유독 업무 시간에만 이렇게 예민해지는 걸까요?
아침에는 고개도 잘 돌아갑니다. 출근길에 휴대전화를 볼 때도 별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오전 회의를 마치고 점심시간을 지나면 목 뒤가 슬슬 뻐근해집니다. 오후 세 시쯤에는 어깨까지 단단해지고, 퇴근할 무렵이면 누가 목 뒤에 무거운 가방을 걸어놓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대부분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은 거북목입니다.
“제가 자세가 안 좋아서 그렇죠?”
물론 자세도 살펴봐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먼저 이런 질문을 합니다.
“오늘 컴퓨터 앞에서 몇 시간이나 거의 움직이지 않고 계셨습니까?”
의외로 목이 아픈 이유를 찾는 단서는 목의 모양보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숨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거북목이 범인일까? 사실 목은 ‘가만히 버티는 일’도 힘듭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처음에는 허리도 펴고, 모니터도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그런데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얼굴은 화면 앞으로 다가가 있고 어깨에는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마감이 급하거나 중요한 작업을 할 때는 자세를 바꿀 생각조차 못 합니다.
이때 목은 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머리를 지지하고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목과 어깨 주변 근육이 계속 활동하고 있습니다. 움직임이 적은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근육에 피로가 쌓이고 뻣뻣함이나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하곤 합니다.
“목은 꼭 무거운 것을 들어야만 힘든 게 아닙니다. 오래 버티는 것도 일이거든요.”
물론 머리가 앞으로 나오는 자세가 목 주변의 부담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북목처럼 보이는 자세가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통증의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겉으로 보기에는 자세가 반듯해도 오랫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면 목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완벽한 자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자세에서 너무 오래 버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뜻밖의 공범은 어깨입니다
목이 아프면 보통 목만 바라봅니다.
그런데 제가 컴퓨터 작업으로 목이 아프다는 분들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마우스는 어디에 두고 사용하세요?”
목이 아프다는데 갑자기 마우스 이야기를 하니 조금 의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우스가 몸에서 멀리 있으면 팔을 앞으로 뻗은 채 작업하게 됩니다. 그러면 어깨 주변 근육은 팔을 지지하기 위해 계속 힘을 써야 합니다.
책상이나 팔걸이가 높아서 어깨를 살짝 올린 채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상태로 몇 시간씩 일하면 목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부위가 묵직하고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목과 어깨는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부위가 아닙니다. 승모근과 견갑거근 등 여러 근육이 목과 어깨뼈 주변을 연결하고 있어, 어깨의 위치와 팔을 사용하는 방식도 목 주변 부담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이 아프다고 목만 마사지하기보다 어깨가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한쪽 목과 어깨만 유난히 뻐근하다면 마우스를 잡는 팔이 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지 확인해보세요.
모니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면을 보기 위해 계속 고개를 숙이거나 젖혀야 한다면 높이와 위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목이 아프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거북목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런데 목이 아니라 팔까지 찌릿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컴퓨터 작업 후 목과 어깨가 뻐근한 경우에는 근육의 피로와 작업환경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 통증과 함께 팔이나 손으로 찌릿한 느낌이 내려간다면 조금 더 주의해야 합니다.
경추에서 나오는 신경이 자극되면 목뿐 아니라 어깨, 팔, 손으로 이어지는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손이 저리면 모두 목디스크라는 뜻은 아닙니다. 손목이나 팔꿈치 주변의 신경 문제에서도 손 저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증상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입니다.
목 뒤만 묵직한지, 어깨까지 당기는지, 팔꿈치 아래로 내려가는지, 특정 손가락이 저린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저림이 지속되거나 손의 감각이 둔해지고, 물건을 잡는 힘이 떨어진다면 단순히 컴퓨터를 오래 해서 그런 것이라고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또한 팔다리의 근력이 점점 약해지거나 손동작이 서툴어지고 걷는 모습까지 달라진다면 신경학적 평가가 필요합니다.
컴퓨터 작업 중 목이 아프다는 공통점이 있어도, 목만 뻐근한 경우와 팔·손의 감각이나 힘까지 달라진 경우는 구분해야 합니다.
목이 퇴근할 때까지 버티지 않게 하려면?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직장인에게 “컴퓨터를 쓰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업무를 하면서 목과 어깨의 부담을 조금씩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마우스와 키보드를 너무 멀리 두지 않았는지 확인해보세요. 팔을 앞으로 길게 뻗지 않아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위치가 좋습니다.
모니터는 고개를 지나치게 숙이거나 젖히지 않아도 되는 높이에 두고, 가능하면 몸의 정면에서 볼 수 있도록 배치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를 바꾸는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일에 집중하다 보면 목과 어깨를 움직이지 않은 채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그럴 때 잠깐 일어나 걷거나 어깨를 가볍게 움직여보세요.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도 간단히 움직일 수 있습니다.
먼저 양쪽 어깨를 귀 쪽으로 가볍게 올렸다가 천천히 힘을 빼고 내려놓습니다. 이어 정면을 바라본 상태에서 고개를 좌우로 조금씩 돌려봅니다.
목을 끝까지 돌리거나 손으로 강하게 잡아당길 필요는 없습니다. 통증이 없는 편안한 범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목이 뻣뻣하다고 갑자기 비틀어 소리를 내거나 아픈 부위를 강하게 누르는 행동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움직이는 동안 팔이나 손으로 저림이 퍼지거나 통증이 심해진다면 해당 동작을 중단하세요.
목 통증이 반복되면서 업무나 수면을 방해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에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목표는 하루 종일 완벽한 자세를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목과 어깨가 한 자세로 계속 버티지 않아도 되는 작업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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