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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월드컵은 낯선 선수 10명을 소개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튀르키예의 하칸 찰하노을루,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로 올라선지 오래 된 노르웨이의 엘링 홀란, 지난 1년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준 코트디부아르의 얀 디오망데 등 프로 무대에서 잘 나가는 선수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마침내 노르웨이 괴물이 세계 무대에 등장한다. 유럽 축구를 파괴 중인 스트라이커 홀란이 프로 데뷔 10년 만에 월드컵 출전을 예고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홀란은 세계 제일가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다. 레드불잘츠부르크,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맨체스터시티를 거치며 파괴적인 득점 기록을 써 내려간 홀란은 숱한 리그 우승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타이틀까지 거머쥐었지만, 유일한 흠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월드컵 0경기 출전이다.
소위 말하는 국적 탓이다. 과거에도 화려한 소속팀 커리어에 비해 빈약한 대표팀 커리어를 가진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종종 있었다. 대표팀 커리어를 좌우하는 건 모든 축구인의 꿈인 월드컵 무대 경험이다. 홀란도 이들과 비슷한 발자취를 따르는 듯했다. 하필 홀란의 조국 노르웨이는 월드컵과 도통 인연이 없는 국가였다. 애당초 이탈리아, 독일. 잉글랜드, 스페인 등 유럽 전통 강호와는 위상차가 크다. 32개국 출전 기준 유럽 대륙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 13장이 배분됐는데 단순히 FIFA 랭킹 상위 순으로 13팀을 나열해도 노르웨이(현 31위)가 얻기에는 한참은 힘들었다. 역사적으로도 노르웨이는 월드컵 본선 4회 출전, 최고 성적은 16강에 불과했고 1998 프랑스 월드컵이 마지막 출전이었다.
홀란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무대도 밟지 못했다. 당시 홀란은 도르트문트에서 괴물 같은 득점력으로 본격적인 전성기 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2020-2021시즌 공식전 41경기 41골 10도움으로 정신 나간 공격 지표를 뽐냈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 잡았다.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마지막 2경기가 있던 11월 A매치에서 낙마했고 결국 혼란의 부재 속 노르웨이는 9라운드 라트비아전 무, 10라운드 네덜란드전 완패로 예선 탈락을 확정했다.
눈물을 삼킨 홀란은 4년 뒤 마침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일각에서는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으로 출전 국가가 늘어나면서 노르웨이가 수혜를 받은 것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홀란 입장에서 자존심 상하는 말이다. 물론 출전국 증가로 진출 확률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노르웨이는 티켓 증가 수혜를 비웃듯 이탈리아, 이스라엘, 에스토니아, 몰도바와 묶인 유럽지역 예선 I조를 당당히 1위로 통과했다. 일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홀란이다.
거두절미하고 말하면 홀란은 유럽 예선 8경기 16골 2도움을 폭격했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유럽 예선 최다 골과 타이다. 말 그대로 홀란은 상대국을 가리지 않고 사정없이 짓밟았다. 5라운드 몰도바전 5골, 6라운드 이스라엘전 3골, 8라운드 이탈리아전 2골 등 예선 8경기 전 경기 득점포를 기록했다. 현재 홀란은 A매치 49경기 55골 일찌감치 노르웨이 역대 A매치 최다 득점자로 군림 중이다. 2위와 격차는 무려 22골이다. 앞으로 더욱더 벌어질 것이 당연하다.
덕분에 홀란은 노르웨이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김연아, 박찬호, 박지성급 위상이랄까. 지난해 11월 노르웨이가 48년 만에 월드컵 본선을 확정 지은 후 노르웨이 유명 기자 라르스 시베르첸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노르웨이 자국민 시선으로 본 홀란의 위상을 대신 전했다. 시베르첸 기자는 “이미 홀란은 노르웨이 역사상 최고 선수라는 주장도 가능하다. 인구 500만 명의 작은 나라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했다. 5년 뒤 대화한다면 노르웨이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올 시즌 유럽 예선 골 폭격과 함께 홀란은 소속팀 맨시티에서도 리그 27골 8도움 활약을 펼쳤고 반찬 먹듯 ‘PL 득점왕’을 하나 더 추가했다. FA컵, 리그컵도 섭렵하면서 우승컵도 배불리 들었다. ‘식사 후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고들 말한다. 홀란은 한 끼 식사보다 거한 디저트인 월드컵 무대마저 게걸스럽게 먹어 치울 수 있을지, 괴물의 행보가 기대될 따름이다.
글= 김진혁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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