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전문가 기고] B조 카타르: 월드컵 직전 쫓겨났던 로페테기의 한풀이
카타르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매 월드컵마다 각국 사정에 밝은 현지 기자의 원고를 모아 대회 전체 프리뷰를 진행합니다. ‘풋볼리스트는 서형욱 대표(축구 해설위원)가 대한민국편 고정 필자로 참여해 온 인연을 통해 전체 원고를 한국어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의 생생한 정보를 전해 드립니다.

카타르 대회 플랜

2022년 대회 개최국 카타르는 이번 준비에 차질이 컸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3월에 예정됐던 세르비아전, 아르헨티나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20255월 부임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선수들과 최대한 많은 경기 경험을 추구해 왔다. 걱정스러운 점은 월드컵 엔트리 소집 전까지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서 치른 11경기에서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로페테기 감독은 카타르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도록 하는 임무를 완수했지만, 과정은 아슬아슬했다. 아시아 3차 예선에서 6개 팀 중 4위에 그쳤다. 이어진 4차 예선(플레이오프)은 홈 이점과 유리한 경기 일정 덕분에 오만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고 아랍에미리트(UAE)2-1로 꺾으며 본선에 합류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펠릭스 산체스, 브루누 피네이루, 카를로스 케이로스, 틴틴 마르케스, 루이스 가르시아 등 이베리아 반도 출신 감독들의 뒤를 잇는다. 부임 후 다양한 포메이션을 시도해 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월드컵의 교훈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당시 개최국 카타르는 12년간의 월드컵 준비로 인한 부담감 때문인지 개막전에서 에콰도르에게 전반 31분 만에 2-0으로 뒤지며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더 큰 점수 차로 질 수도 있었다.

이번에는 더욱 견고한 전술을 펼칠 것이다. 캐나다, 스위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상대로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릴 것이다. 예선에서 10경기 24골을 실점하며 득실차 -7을 기록하는 등 수비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로페테기 감독은 수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그 결과가 얼마나 성공적인지 본선에서 확인하게 된다.

세트피스를 가다듬는데 특별히 신경을 쓸 것이다. 상대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로페테기 감독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막중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우리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을 기쁘고 자랑스럽게 만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과 레알마드리드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후 잉글랜드로 건너가 울버햄턴원더러스와 웨스트햄유나이티드를 이끌었다. 예전 만한 명성은 아니지만, 카타르는 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그는 "월드컵 참가는 삶이 내게 진 부채 같은 것이었다"라며 "우리는 몇 달 동안 이 순간을 위해 노력해 왔고 모든 것이 잘 풀렸다. 카타르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분위기는 정말 특별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월드컵에 대한 발언은 2018년 러시아 대회 직전 겪은 일에 대한 언급이다. 당시 스페인 감독이었던 그는 대회 후 레알마드리드 감독직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경질되었고, 페르난도 이에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아크람 아피프(카타르). 서형권 기자
아크람 아피프(카타르). 서형권 기자
알모에즈 알리(카타르).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모에즈 알리(카타르). 게티이미지코리아
줄렌 로페테기 카타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줄렌 로페테기 카타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핵심 선수: 아크람 아피프

아크람 아피프는 2019년 아시안컵에서 카타르의 우승을 이끌며 10도움(대회 최다 기록)을 올려 아시아 축구의 스타로 떠올랐다. 4년 후 아시안컵에서는 8골을 넣었고, 결승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골을 넣을 때마다 양말에서 트럼프 카드를 꺼내는 퍼포먼스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벨기에(KAS오이펀)와 스페인(비야레알, 스포르팅히혼)에서 유럽 무대에 도전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2020년 다시 카타르로 복귀했다. 재능 있는 선수지만 2022년 월드컵에서는 그 재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이 그의 기회다.

주목할 선수: 모하메드 알만나이

튀니지 출신 스타 미드필더. 중원에서 강력한 신체능력으로 수비형부터 공격형까지 거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22세라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10대 시절 명문 알사드에서 데뷔한 후 알샤말로 임대됐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알샤말에서 5골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에 기여했고, U23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로페테기 감독 역시 그의 팬인 듯 보인다.

언성 히어로: 부알렘 쿠키

36세 생일을 맞는 알제리 출신 수비수. 이번 대회는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을 마지막 기회다. 카타르 국가대표팀에서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21골을 기록했다. 골은 대부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기록했다. 로페테기 감독이 요구하는 어떤 포지션이든 소화할 수 있다. 자신감, 믿음직함, 경험은 국제 무대에서 여러 감독들에게 높이 평가받아 왔다. 아주 프로다운 선수다.

기억해야 할 선수

마시알 바르샴: 페널티킥 선방 전문 골키퍼. 2020년 올림픽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무타즈 에사 바르샴의 동생이다. 형처럼 민첩한 바르샴은 페널티킥 선방 능력으로 명성을 쌓았다. 수단 출신으로, 2022년 월드컵 첫 경기부터 부진이 시작돼 3경기 모두 아쉬운 경기력에 그쳤다. 그러나 2023년 아시안컵에서 카타르의 우승을 이끌며 다시 한 번 최고의 골키퍼로 돌아오는 정신력을 보여줬다. 키는 183cm가 조금 안 되지만, 특유의 빠른 발놀림으로 다른 골키퍼라면 불가능한 공까지 선방할 수 있다.

알모에즈 알리: 카타르 역사상 최다골 기록 보유자. 산체스 전 감독은 "문전에서 활기차게 움직이다가도 골 기회가 왔을 때는 침착하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탁월한 스트라이커인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아시안컵에서 9골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카타르 대표팀 최다 득점자가 되었다. 카타르에 많은 수단 태생 선수 중 한 명이다.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무대에 도전한 뒤 2016년부터 알두하일에서 뛰고 있다. 빠른 속도와 공간 활용 능력 때문에 한때 아시아 최고 공격수가 될 거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 기대에 미치진 못했지만 지금 상태로도 위협적인 선수다.

에드미우송 주니오르: 브라질 혈통이며, 태어난 나라 벨기에에서 7년간 뛰었다. 그래서 두 축구협회가 관심을 보였으나 202410월 당시 활약 중이던 나라 카타르 대표를 택했다. 경기를 보면 왜 많은 팀들이 주목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오른쪽, 왼쪽, 중앙 모두에서 뛸 수 있으며, 프리킥도 강력하다.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공을 잡으면 손흥민을 연상시키는 감아차기 슛과 강슛으로 골망을 흔든다.

카타르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월드컵 참가국 중 인구가 가장 적은 나라 중 하나다. 팬들의 원정 응원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다른 아시아 팀들과는 달리 북미 지역에 카타르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 커뮤니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카타르 민요 '슈밀라흐'는 대표팀과 연관되어 2022년 월드컵 기간 동안 비공식적인 응원가처럼 여겨졌다. 카타르가 경기할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시애틀에서 자주 들을 것으로 예상되는 곡이다.

= 존 듀어든(가디언)

편집= 김정용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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