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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통상적으로 패스 성공률은 차분하고 침착한 상황에서 높아진다. 그러나 홍명보호가 사용하는 3-4-2-1 전형에서는 오히려 패스 전개가 느려질수록 실수는 늘어난다.
4일(한국시간) 오전 10시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엘살바도르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전 마지막 두 차례 평가전을 연승으로 마쳤다.
이날 홍명보호는 중원 및 후방 체계를 사실상 플랜A 조합으로 짰다. 트리니다드토바고전 왼발 스토퍼로 가능성을 입증한 이기혁과 기존 주전 조합인 김민재, 이한범이 스리백을 맡았다. 중원에서는 핵심 황인범과 역시 트리니다드토바고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이재성이 호흡했다.
전형 효용성을 높이기 위한 선수 배치다. 3-4-2-1 포메이션은 전형 자체의 불균형을 오히려 대형의 특징으로 활용해 수비에 치중할 수도 있고, 강한 전방 압박에 쓸 수 있는 방식이다. 스리백은 ‘무조건 수비적’이라는 인식에 완전히 정반대되는 형태다. 스리백을 활용하는 유럽 일선 팀들 역시 강한 압박과 속공으로 유기적이고 변화무쌍한 공격 형태를 보인다. 미드필더 역량을 두루 갖춘 황인범이 전통적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기동력과 활동량을 탑재한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과 두 명의 중원 조합을 구축한 이유다. 스리백 역시 전진성과 기동력을 갖춘 이기혁, 김민재, 이한범으로 구성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홍명보호 스리백은 지공보다 속공에 특화한 전술이다. 그러나 엘살바도르전 외려 홍명보호는 지극히도 침착한 운영으로 역설에 가까운 실수를 남발했다. FIFA 랭킹 102위 엘살바도르는 체급상 우위한 한국을 상대로 수세적인 운영을 펼쳤다. 엉덩이를 쭉 뺀 엘살바도르는 식스백 형태를 갖추고 한 차례 역습 공격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홍명보호는 중원 장악의 이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지지부진한 빌드업을 펼쳤다.
최후방에서 출발하는 빌드업에서부터 판단과 속도가 떨어졌다. 기본적으로 패스 전개에 속도감이 붙어야 상대 지역 수비를 흔들 수 있지만, 느린 속도로 3-2 형태 빌드업을 시도하니 상대는 연결고리인 황인범, 이재성을 손쉽게 압박할 수 있었다. 이 지점에서 백패스나 패스 실수가 나왔다. 미드필더를 거친 공이 2차 패스로 연결될 때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고 엘살바도르는 곧장 날카로운 역습으로 연결했다. 전반전 홍명보호는 위 상황에서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짧은 패스 조립이 어렵다면 롱패스를 고려해야 했다. 단번에 속도감을 살릴 수 있는 전환 패스는 성공률이 비교적 낮더라도 상대 진영에서 의도적인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압박에 특화된 스리백의 효용성 측면에서는 이점이 분명했다. 후반전부터 공간 및 전환 패스 빈도가 서서히 늘면서 공격 작업의 짜임새도 덩달아 나아졌다. 후반 7분 황인범의 원터치 공간 패스로 시작된 속공이 이동경의 왼발 유효슈팅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중원을 푼 뒤 단번에 보낸 박스 안 롱패스로 카스트로프에게 전달했다. 후반 45분에도 이강인의 오른쪽 측면 패스가 효과를 보였다.
이날 유일한 득점은 후반전 이동경의 프리킥이었다. 그러나 전후반 공격 및 빌드업 상황을 미뤄볼 때 조금 더 직선적인 선택을 취한 후반전 득점 기회나 실점 빈도가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상대가 느려진다고 함께 느려지면 스리백의 효율은 떨어진다. 맞불 작전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체코전, 멕시코전을 제외하면 상대적 열세로 평가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은 이날 경기와 같은 양상을 보일 여지가 높다. 의도적으로 역습을 노리는 남아공 상대로 홍명보호가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펼친다면 외려 실점 위기를 스스로 높이는 꼴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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