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특약] D조 파라과이: 16년 만 본선진출 비결 ‘근본있는 축구로 회귀’
훌리오 엔시소(파라과이). 게티이미지코리아
훌리오 엔시소(파라과이).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파라과이 대회 플랜

파라과이는 수비력과 팀워크, 그리고 투지라는 자신들의 근본으로 돌아가 축구계 최고의 무대에 설 자격을 얻었다. 수년간 파라과이는 점유율 위주의 축구를 시도했지만,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20248,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이 부임하면서 첫날부터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파라과이의 DNA, 투지, 그리고 무실점 경기. 이것이 우리를 월드컵으로 이끌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출신 알파로 감독은 거의 모든 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을 고수했고, 에콰도르와 볼리비아와의 고지대 원정 경기에서만 5백으로 전환했다. 월드컵에서도 고전적인 4-4-2 포메이션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며, 간혹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참담한 성적을 거둔 다니엘 가르네로 감독이 물러난 뒤, 알파로 감독은 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우루과이 원정 첫 경기부터 파라과이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거둔 홈 승리는 가장 회의적인 사람들조차 "새로운 알비로하(흰색과 빨간색, 파라과이 대표팀 별명)"가 진짜임을 확신하게 했다.

알파로 감독의 파라과이는 원정 경기에서 단 1패만 당했고 그 상대는 브라질이었다. 해발 4,100m 볼리비아, 2,800m 에콰도르, 그리고 숨 막힐 듯한 더위와 습도 속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영웅적인 무승부를 따냈다. 에콰도르와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 결과는 전국적인 환희를 불러일으켰고,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은 다음 날을 국경일로 선포할 정도였다.

파라과이의 가장 큰 강점은 체력과 지구력이지만, 훌리오 엔시소의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후방에서부터 매끄럽게 빌드업하는 축구도 구사할 수 있다.

감독: 구스타보 알파로

알파로 감독은 오랜 침체기에 빠졌던 파라과이를 부활시켰다. 아르헨티나 출신 알파로는 1992년 불과 30세 나이로 축구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감독으로서의 커리어에 전념했다. 그는 강인함과 수비 전술을 중시하며, 약체였던 아르세날데사란디를 이끌고 2007년 코파 수다메리카나와 2012년 아르헨티나 프리메라 디비시온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러한 성공은 그의 경력을 대표하는 사건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는 '수비형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농구 선수 출신 경영자인 팻 라일리의 명언을 인용해 자신의 철학을 설명한다. "공격적인 팀을 만들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비 전술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는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할 겁니다."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젊은 에콰도르 대표팀을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이다. 박식한 인물로, 기자회견에서 종종 철학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상황을 설명하는 알파로는, 카타르 월드컵 이후 에콰도르 대표 여정을 담은 책 불가능한 유토피아의 사냥꾼들에서 따온 별명인 엘 카사도르(El Cazador, 사냥꾼)’로 알려져 있다.

핵심 선수: 훌리오 엔시소

엔시소는 지난 20년간 파라과이 축구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다. '라 호야(La Joya, 보석)'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리베르타드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는데, 리베르타드는 그의 어머니(가정부)와 아버지(노점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12살 때 아순시온으로 이주하도록 설득했다. 엔시소는 17세에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후 과감하게 프리미어리그(PL)로 진출했습니다.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에서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푸스카스상 후보에 오를 만한 멋진 골을 넣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부상과 감독 교체로 인해 점차 그의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엔시소는 결혼 후 스트라스부르에서 새로운 시작을 했다. 빠르고 직선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경기 흐름을 바꾸는 능력 등 특별한 재능을 지닌 선수다다. 할아버지를 기리며 월드컵 출전이라는 꿈을 이룬 그는 "이 영광을 할아버지께 바칩니다. 할아버지는 분명 하늘에서 저를 지켜보고 계실 겁니다"라고 말했다.

구스타보 알파로 파라과이 감독. 서형권 기자
구스타보 알파로 파라과이 감독. 서형권 기자
다미안 보바디야(파라과이 대표팀). 서형권 기자
다미안 보바디야(파라과이 대표팀). 서형권 기자

주목할 선수: 다미안 보바디야

골키퍼였던 아버지 알도 보바디야와는 달리, 다미안 보바디야는 골키퍼 장갑을 껴본 적이 없다. 다행이다. 훌륭한 미드필더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여전히 그의 영웅이다. "아버지는 망토는 없었지만, 골대를 날아다니셨죠"라고 그는 애정 어린 어조로 말한 적이 있다. 보바디야는 2021년 어린 시절부터 응원해 온 세로포르테뇨에서 데뷔하여, 뛰어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모든 장점, 즉 강인한 체력, 침착함, 그리고 영리한 판단력을 보여줬다. 2024년부터 브라질 리그의 상파울루에서 뛰고 있는 그는 이미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4세인 그가 지금과 같은 활약을 계속 이어간다면 커리어의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언성 히어로: 안드레스 쿠바스

쿠바스에게 팀 전체의 전술이 달려 있다. 그는 전술 균형을 유지하고, 몸싸움에서 승리하며, 마치 마지막 도전인 것처럼 모든 공에 투지를 불태운다.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공을 되찾은 후에는 빠른 공격 전환을 시작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 U20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쿠바스는 파라과이 출신 어머니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국을 위해 뛰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165cm 작은 키는 그의 지능, 위치 선정, 그리고 투지로 보완한다.

기억해야 할 선수

구스타보 고메스: 한때 AC밀란까지 진출했고 현역 A매치 최다출장(88경기 4) 기록을 보유한 주장이다. 그는 "파라과이가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면 제가 모은 모든 우승 트로피를 기꺼이 내놓겠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파우메이라스에서 두 번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을 거머쥔 후 인터뷰였다. 남미 최고의 트로피를 주장으로서 들어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파라과이 선수로서 고메스는 완전한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은 그의 꿈이자 간절한 소망이었고, 13년 간의 노력 끝에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많은 사람들이 고메스를 남미 최고의 수비수로 꼽는다. 본인은 "저는 훈련과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그들의 몫입니다"라고 말한다. 고메스는 뛰어난 리더십, 제공권 장악 능력, 그리고 강인한 체력을 지닌 선수다.

디에고 고메스: 프리미어리그(PL) 브라이턴에서 뛰는 고메스는 저는 절대 공을 포기하는 법이 없는 전사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축구에 대한 사랑은 어린 시절부터 유별났다. 7살이었던 2010년은 그가 시청할 수 있었던 유일한 월드컵이었는데, TV 신호가 약한 산후안 미시오네스 외딴 곳에 있는 집 지붕에 여러 번 올라가 안테나를 옮겨야 했다. 그의 가족은 더 이상 외딴 곳에 있는 열악한 집에서 살지 않는다. 2024년 그는 어머니를 위해 수영장이 딸린 대저택을 지었다. 프로에서 단 7경기 출전 만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었고,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의 팀에서 명실상부한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리베르타드 유소년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리오넬 메시와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지도 아래 인터마이애미에서 기량을 갈고닦았으며, 현재 브라이턴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고메스는 중앙,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 심지어 양쪽 윙어로도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미겔 알미론: 그에게 국가대표팀에서의 성공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 부임 이후에야 비로소 그의 재능을 꾸준히 보여줄 수 있었다. 그 전까지 알미론은 뉴캐슬유나이티드에서 뛰는 프리미어리거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렸다. "한때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하는 것을 고려했어요. 제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미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알미론은 이렇게 털어놓은 바 있다. 알미론은 빠른 속도, 플레이 강도, 뛰어난 역습 지휘 능력으로 두각을 나타낸다. 득점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전술적인 규율이 잘 잡힌 선수다.

예상 선발 라인업: 4-2-3-1

올랜도 힐 - 후안 카세레스, 오마르 알데레테, 후니오르 알론소 - 안드레스 쿠바스, 다미안 보바디야 - 디에고 고메스, 훌리오 엔시소, 미겔 알미론 - 안토니오 사나브리아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파라과이 여행사들은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 티켓이 포함된 미국 왕복 패키지 상품을 2만 달러부터 판매했는데, 파라과이의 월평균 임금이 약 450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액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라과이 서포터 수천 명이 16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하는 알비로하를 응원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할 것이다. 잉글우드와 산타클라라의 거리는 성조기가 아닌 파라과이의 전통 삼색기와 알비로하 유니폼의 색깔인 빨강, 하양, 파랑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라 알비로오, 라 알비로오, 라 알비로하, 라 알비로오!"라는 상징적인 응원 구호가 끊임없이 울려 퍼질 것이다.

= 크리스티안 페레스, 오스카르 고메스(VS 스포츠)

편집= 김정용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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