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특약] I조 세네갈: 충격의 아프리카 왕좌 박탈, 월드컵에서 설욕할까?
사디오 마네(세네갈). 게티이미지코리아
사디오 마네(세네갈).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세네갈 대회 플랜

세네갈은 좋은 흐름 속에서 북중미 월드컵에 입성한다. 예선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가장 먼저 본선행을 확정한 아프리카 국가들 중 하나가 됐다. 새롭게 단장한 공격진은 꾸준히 득점을 생산하고 있으며, 수비 역시 세네갈 특유의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월드컵 역사는 다소 복잡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아프리카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지만,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기록한 8강 진출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1월에는 다시 아프리카 챔피언 자리에 올랐지만, 이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항소위원회는 결승전 막판 모로코에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일부 세네갈 선수들이 항의하며 경기장을 이탈한 사건을 문제 삼아 "세네갈이 결승전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판정했고, 결국 세네갈의 우승 자격을 박탈했다.

대표팀을 이끄는 파페 티아우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세네갈을 우승 후보로 규정하기보다는 ‘야심 찬 다크호스’라고 표현한다.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베테랑 일부를 정리하는 대신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고, 현재 스쿼드에는 월드컵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만 6명에 달한다. "과거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뛰는 팀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빠르고 젊은 프로필의 선수들을 선택했습니다." 주장 칼리두 쿨리발리가 여전히 수비의 중심을 잡고 있지만, 팀 색깔은 과거와 달라졌다. 현재 세네갈은 점유율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중시하는 축구를 지향한다.

최근 주요 대회 성적은 아쉬움이 남았다. 직전 월드컵에서는 잉글랜드에 16강에서 완패했고,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같은 단계에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이 경험은 전술 변화의 계기가 됐다. 세네갈은 예선 과정에서 잠시 시도했던 스리백을 포기하고 다시 4-3-3으로 복귀했다. 공격에서는 이스마일라 사르와 니콜라 잭슨의 스피드를 활용하고, 중원에서는 라민 카마라의 창의성이 이를 뒷받침한다.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박탈국 세네갈. 게티이미지코리아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박탈국 세네갈. 게티이미지코리아

▲ 감독: 파페 티아우

과거에는 지나치게 실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티아우 감독은 지도자로서 꾸준히 진화해 왔다. 세네갈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인 그는 현재 미드필더들에게 상대 진영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도록 요구하는 팀을 만들었다. 특히 파페 마타르 사르 같은 선수들이 공격 지역에서 더욱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도록 독려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선수단 관리 능력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과 유럽에서 성장 중인 젊은 선수들 사이의 균형을 훌륭하게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티아우 감독이 2월 이후 급여를 받지 못했고 정식 계약서 없이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후 해당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핵심 선수: 사디오 마네

마네의 전성기 시절 폭발적인 스피드는 이제 없다. 그러나 경기 이해도와 존재감만큼은 여전히 누구도 따라오기 어렵다. 이제는 보다 중앙에서 플레이하며 공격을 이끌고 있고, 동시에 세네갈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맡고 있다. 34세가 된 마네에게 이번 월드컵은 사실상 '라스트 댄스'다. 아프리카 국가를 이끌고 월드컵 높은 단계까지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리버풀에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경험한 그는 2023년부터 알나스르에서 활약 중이다.

▲ 주목할 선수: 아마라 디우프

디우프는 이번 대회 스카우트들이 가장 주목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세네갈 명문 유소년 시스템인 제네라시옹 푸트(Generation Foot)가 배출한 재능으로, 대회 개막을 앞두고 18세가 됐다. 측면 공격수인 디우프는 단 한 번의 폭발적인 돌파만으로도 수비수 세 명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세네갈 축구의 차세대 희망으로 불리는 그의 자유롭고 대담한 플레이 스타일은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15세 94일의 나이로 A대표팀 데뷔전을 치르며 세네갈 역사상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을 세웠다. 또한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유일하게 세네갈 리그에서 뛰는 선수이기도 하다.

▲ 언성 히어로: 무사 니아카테

이번 여름 세네갈 대표팀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마네와 쿨리발리에게 집중될 것이다. 하지만 팀 구조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는 니아카테일 수 있다. 전 노팅엄포레스트 센터백인 그는 2022년 대표팀 데뷔 이후 뛰어난 리딩 능력을 바탕으로 수비진의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풀백들의 뒷공간을 커버할 수 있고,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도 압박을 침착하게 벗겨낸다. 그 안정감은 티아우 감독에게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니아카테는 주장 완장이 없어도 리더입니다." 수비에서 묵묵히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에 공격수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 게티이미지코리아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 게티이미지코리아

▲ 기억해야 할 선수

파페 마타르 사르: 19세 때 아프리카 챔피언에 올랐던 사르는 이제 매주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들과 경쟁하고 있다. 토트넘홋스퍼에서 보낸 4년 동안 그는 모든 것을 경험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의 영광도 맛봤고, 구단 역사상 손꼽히는 강등권 싸움도 겪었다. 특히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는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도운 크로스를 올리며 우승에 기여했다. 23세 사르는 중거리 슈팅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도 유명하다. 유럽 진출 전 프랑스 메스로 이적했을 당시부터 강력한 킥력 덕분에 ‘카를로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르는 2023년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그 별명은 제가 축구를 막 시작했을 때 삼촌이 붙여준 거에요. 삼촌은 제가 강한 킥과 슈팅 능력을 갖고 있다며 호베르투 카를로스와 비슷하다고 말했어요.”

니콜라 잭슨: 잭슨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대표팀 경력 없이 대회에 참가했다. 당시만 해도 대표팀에서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였지만, 이후 시즌 후반부에 비야레알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득점력 덕분에 첼시 이적이라는 큰 기회를 잡았다. 감비아에서 태어난 그는 세네갈의 카사 스포츠(Casa sports) 유소년 시스템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바이에른뮌헨 임대 생활을 통해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경험한 선수로 성장했다. 현대적인 스트라이커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큰 장점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폭발적인 침투 움직임이다. 상대 수비 라인을 끊임없이 흔들며 공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뛰어나고, 필요할 경우 왼쪽 측면 공격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지난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다소 기복 있었지만, 세네갈 내부에서는 24세의 잭슨을 대표팀 공격진의 미래로 보고 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세네갈 공격진의 미래로 평가받는 잭슨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현재가 될 수 있을까?‘

파페 게예: 올랭피크데마르세유, 세비야에서 이름을 알린 게예는 비야레알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강력한 활동량과 전진 능력, 그리고 안정적인 기술을 갖춘 그는 2022년부터 세네갈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 특히 올해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팀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다. 모로코와의 논란 많은 결승전에서 연장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결정지은 주인공이기도 했다. 대회 우승컵은 몰수 판정으로 세네갈에서 박탈돼 모로코에 돌아갔지만, 당시 게예의 골 자체는 여전히 세네갈 축구 역사에 남아 있다. “그동안 쌓여 있던 모든 좌절감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어요.” 이는 경기 막판 상대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진 것에 항의하며 선수단이 경기장을 떠났던 상황 이후 나온 골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에두아르 멘디(세네갈). 게티이미지코리아
에두아르 멘디(세네갈). 게티이미지코리아

▲ 예상 라인업: 4-3-3

에두아르 멘디 – 앙투안 멘디, 칼리두 쿨리발리, 무사 니아키테, 이스마일 자콥스 – 파페 게예, 라민 카마라, 파페 마타르 사르 – 이스마일라 사르, 니콜라 잭슨, 사디오 마네

▲ 세네갈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세네갈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색채와 리듬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세네갈 팬들은 자신들을 '12번째 가인데(12th Gaïndé·12번째 선수)'라고 부르며, 경기장을 타악기와 노래가 끊이지 않는 거대한 축제장으로 만든다. 다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북미 원정 비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세네갈 서포터 단체들은 항공권과 티켓 가격을 두고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고, 이전 월드컵보다 현지 응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부 팬들은 이번 대회를 아예 "월드컵 두 라케(World Cup du racket·바가지 월드컵)"라고 부를 정도다. 그럼에도 세네갈 팬들의 열정은 여전하다. 다행히 유효한 경기 티켓을 보유한 팬들에게는 과거 요구됐던 1만 5,000달러 규모의 미국 비자 보증금이 면제돼 원정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다.

글= 오마르 케인(타가트)

편집= 김진혁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