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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과달라하라(멕시코)] 김희준 기자= 황희찬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울버햄턴원더러스 동료이자 체코 주장인 라디슬라프 크레이치는 실제로도 체코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9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황희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세 번째 월드컵을 치르는 황희찬에게 수많은 질문이 나왔는데, 그중에는 울버햄턴에서 함께 뛴 체코 주장 크레이치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관련해 황희찬은 “우리 팀에서 가장 친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항상 밥도 같이 먹고 따로 얘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친다. ‘월드컵에서 당연히 우리가 이긴다’ 같은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라며 “같이 뛴 크레이치는 굉장히 똑똑하고, 전술적으로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의지를 많이 했던 선수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선수 중에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크레이치는 이번 시즌 울버햄턴에 임대돼 좋은 활약을 펼쳤다. 28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을 넣었다. 스리백의 왼쪽 스토퍼로서 주로 뛰었고, 이따금 미드필더도 소화했다. 다만 울버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최하위로 강등됐고, 자신이 떠나온 팀인 지로나도 스페인 라리가에서 강등되는 기구한 시간을 보냈다. 현재는 울버햄턴으로 완전 이적했다.
크레이치는 본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만 17세에 체코 1부 리그 즈보르요프카브르노에서 1군 데뷔했다. 첫 시즌에만 13경기를 뛰었고, 2018-2019시즌에는 리그 23경기에 나서며 주전급 선수로 올라섰다. 그 잠재력을 눈여겨본 체코 명문 스파르타프라하가 2019년 그를 영입했으며, 크레이치는 공수 양면에서 점차 기량이 발전했다.
특히 2022-2023시즌에는 리그에서만 총 13골을 넣으며 시즌 최우수 미드필더와 최우수 선수(MVP)를 석권했다. 해당 시즌은 크레이치가 미드필더에서 스리백의 스토퍼로 이동한 시기였다. 13골 중 8골이 페널티킥이기는 했지만, 이는 오히려 크레이치의 킥 정확도와 세기가 훌륭하다는 걸 방증한다. 페널티킥만 8골인데 MVP를 차지했다는 것 역시 크레이치가 단순히 득점만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걸 보여준다.
크레이치는 스파르타프라하에서 5시즌 중 3시즌에 10골을 넘기는 빼어난 득점력을 발휘했다. 그 결정력은 올해 체코를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크레이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패스D 준결승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41분 코너킥을 가까운 골대 쪽에서 절묘한 백헤더로 연결해 동점골을 넣었고,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나서 득점하며 아일랜드를 4PK3으로 제압했다. 패스D 결승에서는 1-1로 연장전에 간 연장 전반 10분 롱스로인 상황에서 크레이치가 집중력 있게 공을 밀어넣어 체코가 앞서나갔다. 체코는 승부차기 끝에 3PK1로 덴마크를 꺾고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크레이치는 현재 체코 대표팀 주장이다. 원래 대표팀 주장이자 체코 베테랑인 토마시 소우체크는 2025년 11월 지브롤터와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비판한 팬들에 대한 항의로 경기 종료 후 팬들을 무시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소우체크는 선수단이 그렇게 하도록 이끌었고, 체코축구협회는 팬들을 기만한 소우체크의 주장 완장을 박탈했다.
크레이치는 실력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선수다. 190cm 장신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머리뿐 아니라 발로도 곧잘 득점한다.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롱패스는 물론 직접 드리블로 상대를 벗겨내는 것도 가능해 체코에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수비 집중력이 다소 떨어져 뒷공간을 내주는 건 단점이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장점이 있는 선수다.
크레이치는 체코 주장으로서 정신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 상기한 아일랜드전 결국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크레이치의 태도 덕이었다. 그는 “경기 시작 후 15분 만에 0-2가 된 상황에서 나머지 선수들에게 계속 동기부여를 주고, 아직 싸워야 할 이유가 남아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중요했다”라며 체코가 똘똘 뭉쳐 끝까지 싸우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크레이치와 황희찬이 경기장 안에서 직접적인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크레이치는 왼쪽 스토퍼로, 황희찬은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오는 12일 오전 11시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만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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