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를 향한 질문] ⑤ 손흥민 맞춤 전술, 체코전에서는 나올까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손흥민은 대표팀 데뷔 후 전술적으로 그에게 맞는 환경에서 뛴 적이 많지 않았다. 33세에 나가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역시 대회 전까지 손흥민 맞춤 전술을 본 기억은 없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A1차전을 갖는다. 이 경기를 위해 환경적인 적응에 심혈을 기울였다. 해발 약 1,600m 고지대인 과달라하라로 들어가기에 앞서 비슷한 해발고도인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전지훈련을 거쳤다. 베이스캠프와 경기장소와 같은 도시에 있다. 심지어 베이스캠프 내에 경기장과 같은 잔디 환경까지 마련돼 있다. 이는 체코가 경기 직전 미국 댈러스 베이스캠프에서 날아오는 것과 큰 차이다.

반면 전술적으로는 손흥민에게 어울리는 판이 깔렸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간판스타 손흥민은 홍 감독이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가장 날카로운 공격자원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3-4-2-1 대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기에서 손흥민은 골만 못 넣은 게 아니라 존재감 자체가 팀과 함께 가라앉았다.

한국에서 가장 날카로운 선수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는 여러 대표팀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특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4년 넘게 대표팀에 머물면서 손흥민 활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위치와 대형을 시험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직전 찾아낸 좋은 방법은 손흥민을 왼쪽에 치우친 프리롤로 기용하는 것이었다. 완전한 왼쪽 윙어도 아니고, 완전한 스트라이커도 아닌 그 사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상대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게 했을 때 손흥민 개인이 살아나면서 팀이 다 살아났다. 그러나 손흥민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안와골절 부상으로 원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현재 손흥민 상황은 기존 월드컵과 많이 다르다. 그동안 손흥민의 소속팀 기량을 대표팀에서도 재현하는 게 숙제였다면, 지금은 소속팀에서 득점력이 일시적으로 하강한 상태라 대표팀에서 오히려 더 잘 써야 한다. 많은 비판을 받는 로스앤젤레스FC 공격 전술보다 더 나은 짜임새를 대표팀이 보여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립시키지 않는 것이다. LAFC에서 지난해 손흥민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으나 이번 시즌 그 시너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드니 부앙가는 경기장 위에서 공을 잡을 때마다 손흥민부터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나는 측면에 너무 넓게 벌려 있고 손흥민은 최전방에 너무 올라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호흡을 맞출 만한 공격수를 근처에 배치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3-4-2-1 대형은 기본적으로 기존 대표팀의 4-2-3-1 대형에 비해 공격자원 숫자가 한 명 적다. 그러므로 윙백이나 미드필더의 신속한 접근으로 고립을 풀어줘야 한다. 특히 최전방과 측면을 맡는 선수가 따로 있고 손흥민은 그 사이, 가장 좋아하는 대각선 감아차기를 날릴 수 있는 공간에서 뛰는 게 최상이다.

현재 손흥민이 어떤 상태인지 잘 파악하고, 에너지를 득점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손흥민이 최근 득점 가뭄과 도움왕 수준의 어시스트 능력을 보여주면서 예년과 완전히 다른 기록지를 쌓아가는 건 크게 두 가지 요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슈팅 관련 상황에서 폭발적인 플레이를 하기 전에 전방압박 등 팀 플레이를 하다가 지치는 상황이다. 체력 안배, 압박 강도의 조절, 압박을 한 번 시행했을 때 효과를 확실히 보도록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손흥민(월드컵 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월드컵 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 서형권 기자
손흥민. 서형권 기자

두 번째는 손흥민의 폭발력이 나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조금씩 줄어들고, 대신 노련함이 쌓이면서 캐릭터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의 전력질주 스피드는 여전히 예전 못지않지만 이를 통해 수비를 완전히 제치고 슛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모습은 이번 시즌 보기 힘들다. 농구에서 이야기하는 샷 크리에이팅 능력의 저하다. 대신 플레이메이커로서 기량은 향상됐다. 갑자기 타고난 플레이메이커가 된 건 아니지만 전술 지능을 꾸준히 발전시켜 온 선수답게 팀 공격의 흐름 속에서 적절한 패스를 연결하고 동료를 살려주는 힘이 늘었다. 이는 최근에만 갑자기 생긴 변화가 아니라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그려 온 스피드에 덜 의존하고, 전술적 역량이 우상향하는흐름 속의 변화다.

그러므로 손흥민이 슛을 할 수 있는 상황을 홍명보 감독의 전술이 창출해줘야 한다. 이번 시즌 LAFC의 손흥민보다 대표팀의 손흥민이 더 뛰어난 득점력을 발휘하도록 주변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중요한 과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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