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특약] L조 가나: 케이로스와 황금 공격진, 가나의 반격이 시작된다
가나. 서형권 기자
가나.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가나의 대회 플랜

공격 재능이 넘치는 가나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23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2골이 넘는 득점력을 보여줬다. 특히 23골 가운데 7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변화의 중심에는 벨기에 출신의 그레고리 더흐라우버가 있다. 42세의 그는 2025년 1월 가나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처음에는 비디오 분석관으로 영입됐지만 이후 세트피스 전담 코치 역할을 맡았고,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가나는 코너킥 상황에서 중앙보다는 먼 쪽 포스트를 적극 공략하는 방식을 택했다. 수비수 알렉산더 지쿠와 모하메드 살리수가 먼 쪽 포스트에서 크로스를 받는다. 조던 아예우와 토마스 파티는 근거리 지역과 중앙으로 움직이며 수비를 끌어내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를 통해 두 센터백이 보다 자유롭게 공중볼을 획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중앙 지역에서 득점할 때는 또 다른 변형도 활용한다. 여러 선수가 근거리 포스트로 몰리면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고, 반대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선수가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수비 세트피스 조직력도 향상됐다. 지쿠, 살리수, 파티가 상대의 주요 제공권 자원을 전담 마크하고, 골키퍼가 크로스를 처리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하는 데도 신경 쓰고 있다.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파나마와 함께 L조에 속한 가나는 충분한 재능을 갖춘 팀이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이며, 이번 대회에서도 다시 한 번 이변에 도전한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가나 감독. 가나축구협회 제공
카를로스 케이로스 가나 감독. 가나축구협회 제공

▲ 감독: 카를로스 케이로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와 맨유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포르투갈(2010)과 이란(2014•2018•2022)을 이끌며 네 차례 월드컵을 경험한 베테랑 지도자다. 하지만 그는 가나 대표팀 감독직을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어려운 도전으로 평가한다. 케이로스 감독은 "여덟 개 국가대표팀과 여러 중요한 대회를 경험했지만, 이번이 내 경력에서 가장 큰 도전"이라며 "그 도전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나 대표팀에서는 승리 외에 다른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오직 이겨야 한다는 기대만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가장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춘 케이로스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나를 다시 한 번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안고 있다.

▲ 핵심 선수: 앙투안 세메뇨

평행우주 어딘가에서는 앙투안 세메뇨가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런던에서 태어난 세메뇨는 오는 6월 23일 폭스버러에서 열리는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가나 대표팀의 금빛 유니폼을 입고 친정 국가를 상대하게 된다. 다만 그의 대표팀 커리어는 기대만큼 순탄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 A매치 34경기에서 2골에 그치며 클럽에서 보여준 활약을 완전히 재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은 다르다. 세메뇨는 이번 시즌 본머스에서 17골 4도움을 기록하며 유럽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한 돌파 능력, 그리고 득점력을 갖춘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나 공격의 핵심 무기가 될 전망이다. 잉글랜드를 비롯한 상대 수비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 역시 세메뇨다.

▲ 주목할 선수: 케일럽 이렌키

케일럽 이렌키는 종종 마이클 에시엔과 비교되는 선수다. 강한 태클 능력과 정확한 패스, 그리고 공을 직접 몰고 전진하는 능력까지 갖춘 그는 공수 양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대적인 미드필더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운동능력과 기술을 겸비한 것도 강점이다. 현재 덴마크 노르셸란에서 뛰고 있는 이렌키는 지난 1월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 이적설이 제기됐지만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20세에 불과한 그의 잠재력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관심을 보일 구단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함께 뛰고 있는 프린스 아모아코 주니어는 지난 1월 이렌키를 극찬했다. 그는 "케일럽은 우리가 보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는 잘 모른다. 워낙 겸손한 사람"이라며 "하지만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엄청난 재능을 가졌고 미래의 슈퍼스타다. 나는 만날 때마다 그렇게 말해준다"고 말했다. 가나 축구의 미래를 이끌 재능으로 평가받는 이렌키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세계 무대에 알릴 기회를 맞이했다.

조던 아이유(가나). 게티이미지코리아
조던 아이유(가나). 게티이미지코리아

▲ 언성 히어로: 알렉산더 지쿠

알렉산더 지쿠가 가나 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가나는 2021년과 202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그리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지쿠만큼은 자신의 명성을 지켜낸 선수로 평가받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현재 스파르타크모스크바에서 뛰고 있는 지쿠는 공중볼과 몸싸움, 수비 경합에서 항상 강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투지가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가나 축구를 대표했던 존 멘사나 새미 쿠포르와 완전히 같은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꾸준함과 신뢰도 면에서는 그들과 비교될 만한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려한 스타는 아닐지 몰라도, 가나 수비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알렉산더 지쿠다.

▲ 기억해야 할 선수

조던 아예우: 조던 아예우는 16년째 가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베테랑 공격수다. 2024년 크리스털 팰리스를 떠나 레스터 시티로 이적한 뒤 힘겨운 시즌을 보냈지만, 대표팀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7골 6도움을 기록하며 가나 공격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대표팀 주장 완장도 물려받았다. 아예우는 주장 선임 후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대표팀 주장이 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운명을 믿는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나 축구의 전설 아베디 펠레, 그리고 형 안드레 아예우에 이어 블랙스타스 주장 완장을 찬 세 번째 아예우 가문 출신 선수다.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조던 아예우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가나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모하메드 쿠두스(가나). 게티이미지코리아
모하메드 쿠두스(가나).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냐키 윌리엄스: 공격진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이다. 흥미롭게도 그는 처음부터 가나 대표팀을 선택한 선수는 아니었다. 2016년 스페인 대표팀에서 한 차례 A매치를 치른 그는 2021년 가나축구협회의 첫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 그는 "나는 빌바오에서 태어났고 바스크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가나 뿌리를 잊지 않지만, 가나를 100% 자신의 나라라고 느끼는 선수의 자리를 빼앗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2년 가나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상황이 달라졌다. 윌리엄스는 가족과 함께 가나를 방문해 아크라와 쿠마시에서 친척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마음이 바뀌었다. 특히 할아버지와의 대화가 결정적이었다. 그는 "할아버지께 가나 대표팀으로 월드컵에 나설 기회가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곧바로 손자가 가나를 위해 뛰는 것이 꿈이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가나를 선택한 윌리엄스는 현재 대표팀 공격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편 그의 동생 니코 윌리엄스는 같은 아틀레틱클루브 소속으로 스페인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 예상 선발 라인업: 4-2-3-1

벤저민 아사레 - 알리두 세이두, 알렉산더 지쿠, 코조 오퐁 페프라, 바바 압둘 라흐만 - 토마스 파티, 케일럽 이렌키 - 이냐키 윌리엄스, 어거스틴 보아키예, 앙투안 세메뇨 - 조던 아예우

▲ 가나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가나의 팬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화려하고 열정적인 응원단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라이브 밴드를 앞세운 응원 문화로 유명하며, 어디를 가든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FIFA 규정상 경기장 내 악기 사용은 금지되지만, 가나 팬들은 과거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응원을 선보여 왔다. 특히 '자마(Jama)'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응원 문화는 가나 팬들의 상징이다. 자마는 리듬감 있는 노래와 구호가 결합된 응원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큰 힘을 불어넣는다. 이번 대회를 위해 가나 정부는 수천 명의 팬들이 북미를 찾을 수 있도록 300만 달러(한화 역 46억 원) 이상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 대표팀은 물론, 가나 팬들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낼 준비를 마쳤다.

글= 빅터 아추 타마클로에(Myjoyonline.com)
편집= 김동환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