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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최초 재외 혼혈가정 출신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가 월드컵에 데뷔한다. 한국 축구의 미래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선수이자, 그 정체성이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다양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다. 체코전에서도 전술적으로 중요하다.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카스트로프의 교체 타이밍과 활용도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
대한민국은 12일(한국시간)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한다. 한국의 3경기 중 가장 유리한 상황에서 벌이기 때문에 32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꼭 필요한 경기다.
월드컵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합류했던 카스트로프는 한국 남자 대표팀 역사상 첫 재외 혼혈가정 출신 선수다. 한국 어머니와 독일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랐다. 여자 대표팀의 케이시 페어에 이어 남자 대표팀의 카스트로프가 등장하면서 한국 국가대표 축구는 다문화 시대의 첫발에 접어들었다.
이미 세계적으로 흔한 현상이다. 여러 ‘스포츠 국적’을 갖고 있던 선수가 월드컵 출전을 위해 새로운 대표팀에 합류하는 건 흔한 풍경이 됐다. 혼혈과 이민뿐 아니라 난민 가정에서 자란 선수도 갈수록 늘어난다. 호주의 경우 공격진 7명 중 난민으로서 호주에 정착한 가정 태생이 3명이나 된다.
인종 구성이 다양한 유럽이나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웃 일본도 한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혼혈 비중이 늘었다. 일본 프로축구에는 국가대표에 가지 못한 혼혈 선수들이 한 팀 걸러 한 명씩 보일 정도다. 다양한 인종이 섞이면 타고난 신체적인 재능에도 다양성이 생긴다. 이는 축구팀 구성에도 도움을 준다.
한국은 풀뿌리 축구 단계에서 다문화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카스트로프가 재외 태생으로서 첫발을 떼었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나고 자란 다문화 가정 선수가 각급 대표팀에 속속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소년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혼혈 선수가 흔하다. 이들 중 대성하는 선수가 대표팀까지 올라오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국적취득의 벽이 높은 한국은 난민이나 이민 출신 선수가 드물지만 앞으로는 대표 선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K리그는 한국 국적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성장했다면 외국인 쿼터를 소진하지 않는 홈그로운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FC서울 유망주 바또 사무엘이 최초 홈그로운 제도 선수로서 지난해 프로 데뷔한 바 있다. 사무엘 이후 비슷한 케이스가 많이 생기고 그들이 부모의 나라보다 자신이 자란 한국을 택한다면 이민 출신 선수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
카스트로프가 독일에서 나고 자라며 더 덩치 큰 선수들과 늘 싸워왔다는 점은 대표팀의 다양성에도 큰 도움을 준다. 홍명보 감독은 ‘기존 한국에는 없는 파이터’라고 보고 카스트로프를 대표팀에 끌어들였다. 현재 윙백으로 자리잡은 카스트로프는 기존 한국 윙백들이 거리를 두고 수비하다가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하는 성향과 달리 상대 윙어에게 찰싹 붙어 몸싸움을 거는 편이다. 공격할 때도 유독 과감하다.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돌파나 킥을 시도하기 때문에 한국이 ‘U자 빌드업’의 함정에 빠지려 할 때 탈출구를 제공할 수 있다.
카스트로프가 선발 출장한다면 상대 오른쪽 윙백 블라디미르 초우팔과 분데스리가 윙백 대결을 벌이게 된다. 체코의 초우팔은 지난 1년간 호펜하임에도 뛰며 분데스리가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준수했던 오른쪽 윙백 중 하나로 꼽혔다. 카스트로프는 왼쪽 윙백으로 뛴 경기가 적어 전체 활약은 초우팔에 미치지 못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독일 매체의 라운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대 체코전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결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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