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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내리막만 걷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드디어 정신을 차린 걸까. 월드컵 개막전부터 본인이 가장 찬란했던 시기의 보여준 축구를 경기장에 구현했다.
13일(한국시간)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D조 1차전을 치른 미국이 파라과이에 4-1 승리를 기록했다. 미국은 FIFA 랭킹 17위, 파라과이는 40위다.
이날 미국은 그동안 우려를 털어내고 속 시원한 경기력으로 승전고를 울렸다. 지난 2024년 포체티노 감독 부임 후 미국은 석연치 않은 경기력으로 많은 뭇매를 맞았다. 힘겨운 여정 중간마다 포체티노가 클럽 축구로 복귀할 것이라는 불편한 소문까지 이따금 돌았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미국에 필요한 건 인상적인 경기력과 뒷받침할 호성적이었다. 다행히 미국은 파라과이와 개막전에서 무려 4골을 폭격하는 화끈한 내용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특히 포체티노 감독의 장점들만 그대로 구현된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의 전성기는 단연코 토트넘홋스퍼 재임 시절이다. 손흥민, 해리 케인,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구성된 ‘DESK’ 라인을 필두로 역동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으로 그 능력을 입증했다. 이 시기 포체티노 감독의 축구는 강력한 압박, 속공, 무한 스위칭 등으로 대변된다. 파리생제르맹, 첼시를 거치며 한동안 찬밥 취급을 받던 포체티노의 축구는 클럽이 아닌 대표팀에서 다시금 구현됐다.
이날 미국은 4-2-3-1 전형으로 출격했다. 평가전까지 파이브백과 포백을 오가며 전술적 고민에 빠졌던 포체티노 감독은 결국 보수적인 운영보다는 선수단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격적인 포백 전형을 택했다. 공격 시에는 3-2-5 변형 스리백 형태로 전방에 공격 숫자를 최대로 늘리는 그 시절 포체티노의 감성도 한 스푼 가득 들어갔다.
유럽 축구 각지에서 뛰며 빠른 템포에 적응된 자원들과, 포체티노 감독의 역동적인 전술 시스템이 좋은 궁합을 이뤘다. 경기 초반 미국은 최전방과 미드필더까지 강력한 전방 압박을 구사했다. 양쪽 윙백 안토니 로빈슨과 세르지뇨 데스트도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파라과이 역시 맞불을 놓으며 대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미국의 에너지 레벨이 파라과이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말릭 틸만, 웨스턴 맥케니 같은 기동력과 활동량을 고루 보유한 미드필더들이 상대 진영을 본격적으로 헤집었다. 여기에 골잡이 폴라린 발로건도 뛰어난 포스트플레이를 선보이며 동료에게 공간을 창출했다. 좌우 폭을 벌리는 역할을 맡은 크리스천 풀리식과 데스트를 일대일 돌파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찬스를 생산했다. 측면 자원이 공간을 뚫어내면 이미 박스 안에 공격 숫자가 자연스럽게 3명 이상 배치됐다. 미국은 측면 혹은 뒷공간 공략 후 마무리 패턴으로 전반전에만 3골을 뽑아냈다.
후반전에도 미국의 에너지 레벨을 내려가지 않았다. 풀리식이 부상 여파로 조기 교체됐지만, 티머시 웨아, 세바스티안 버홀터, 지오바니 레이나, 리카르도 페피 등 젊고 팔팔한 공격진들이 차례로 쏟아져 교체 투입됐다. 결국 파라과이는 90분 내내 미국식 전방 압박에 당황했다. 압박이 느슨해지는가 하면 교체 자원이 들어와 강도를 유지했다.
토트넘 시절 포체티노 감독이 떠오르는 역동적인 축구 스타일이었다. 파라과이, 호주, 튀르키예와 한 조에 속한 미국은 개막전 대승으로 단번에 강력한 D조 1위 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레 겁먹고 내려앉으면 오히려 경기력이 더 망가진다. 겁 없이 덤벼들어 계속해서 변수를 만드는 것이 포체티노 축구의 맛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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