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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의 플랜 A인 ‘레알마드리드처럼 만들어버리기’는 실패한 듯 보인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C조 1차전을 가진 브라질과 모로코가 1-1로 경기를 마쳤다. FIFA 랭킹은 브라질이 6위, 모로코가 7위다. 대회 첫 빅 매치였다.
자신이 잘 아는 레알 선수가 많은 만큼 최대한 그 전략을 이식하겠다는 안첼로티 감독의 생각은 일리가 있었다. 대회를 약 1년 앞두고 뒤늦게 부임했기 때문에 다양한 선수를 시험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의 사례에서 봤듯, 감독이 잘 아는 선수 위주로 한 가지 플랜만 마련해서 대회에 임하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
그러나 브라질의 레알 출신 5인방 중 수비의 에데르 밀리탕, 2선 공격자원 호드리구가 빠지면서 전략의 이식이 크게 어려워졌다. 30대가 되어 브라질 대표팀에서 서서히 물러나고 있던 미드필더 카세미루를 대표팀에 복귀시켰는데, 현소속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는 활약상이 좋았으나 어찌 된 일인지 안첼로티 감독과 재회한 브라질에서는 대회 전 평가전에서도 경기력이 영 기대 이하였다. 윙어 겸 공격수 엔드리키는 선발로 쓰기 힘든 유망주에 불과했다.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선발 라인업을 보면, 안첼로티의 레알 시절 애제자는 비니시우스와 카세미루 둘이었다. 단순한 숫자가 아닌 경기 운영 방식에서 레알을 강하게 연상시켰다. 레알은 바르셀로나 소속 오른쪽 윙어 하피냐를 공격에서 좀처럼 활용하지 않았다. 애초에 오른쪽 공격은 포기한다는 듯 본업이 센터백인 호제르 이바녜스를 라이트백에 배치했다. 공격은 거의 비니시우스를 통해서만 전개됐다. 이 전략으로 유럽 정상에 올랐던 레알의 경기 방식을 강하게 연상시켰다. 비니시우스에게 편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인지, 개인기량이 조금 떨어지지만 팀 플레이에 능한 스트라이커 이고르 치아구를 최전방에 깜짝 배치했다.
비니시우스에게 공격 주도권을 몰아준 건 어쨌거나 성공했다고 볼 수 있었다. 공격이 단조로워지고, 비니시우스가 무조건 돌파만 시도하다가 빼앗긴 상황도 많았으나, 결국 돌파와 강력한 슈팅이 통해 골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세미루의 장악력과 리더십에 기대를 걸었던 중원은 형편없었다. 모로코의 젊고 유망한 닐 엘 아니나위, 야우브 부아디 조합에 크게 밀렸다. 결국 전반 종료 시점에 카세미루가 파비뉴로 바뀌고, 이바녜스는 다닐루로 바뀌었다. 두 선수가 경고를 안고 있었는데 퇴장을 두려워했다기보다는 경고 자체가 경기력 부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안첼로티 감독의 복안 중 ‘내 축구를 잘 아는 카세미루 중용’과 ‘수비적인 오른쪽 운용’ 두 가지가 모두 실패했음을 자인한 셈이었다.
선수를 많이 교체하면서 오른쪽 윙어로 루이스 엔히키를 투입하고 파비뉴를 중앙으로 이동시켰으며, 최전방에 마테우스 쿠냐를 투입해 비니시우스와 포지션 체인지를 하게 만드는 등의 변화가 모두 전술적으로 효과를 봤다. 득점을 한 건 아니지만 전반전에 비해 한결 주도권을 찾아왔다.
어쨌거나 조별리그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를 맞아 무승부를 따냈으니 브라질의 토너먼트 진출에는 문제가 없다. 우승후보 강팀들은 대회 초반에 여러 선수를 바꿔 써 가면서 실험을 이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이 과정에서 정답만 찾으면 된다. 안첼로티 감독은 아직 답을 모색하는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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