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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튀르키예는 레알마드리드 선수(아르다 귈레르), 유벤투스 선수(케난 일디즈) 등이 있었지만 아무 힘도 쓰지 못했다.
대신 호주에서 한때 바이에른뮌헨 유망주였던 선수가 경기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난민으로서 갓난아기 때 호주에 온 뒤 월드컵 스타로 성장한 네스토리 이란쿤다의 스토리다.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D조 1차전을 치른 호주가 튀르키예에 2-0 승리를 따냈다.
호주가 조 2위, 튀르키예가 조 3위가 됐다. 먼저 진행된 다른 D조 경기에서 미국이 파라과이를 4-1로 대파한 바 있다.
호주는 현실적으로 약팀이라는 걸 인정하고 이번 대회에 임한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끈질긴 수비 후 어찌어찌 한 골 우겨 넣으며 조별리그를 통과한 바 있다. 이번에도 전체적인 포석은 비슷하다.
그런데 4년 전과 달라진 게 있다. 최전방에 탄력과 개인기를 갖춘 공격수들이 있어 역습의 위력이 더 강하다는 점이다. 이날 선발로 뛴 왼쪽 윙어 이란쿤다, 스트라이커 모하메드 투레는 기존 호주 공격수들과 달리 혼자 힘으로 역습을 마무리하는 역량을 갖췄다.
이란쿤다는 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역습 기회에서 동료가 앞으로 공을 차 주자, 이란쿤다가 순식간에 수비 뒤로 파고들며 받아냈다. 이때 절묘한 퍼스트 터치로 수비 두 명을 제쳐버린 뒤 골키퍼 예측과 반대로 마무리했다. 원래 백덤블링 세리머니가 유명하지만 이날은 코너킥 깃발로 달려가 권투하는 시늉을 했다. 호주의 전설 팀 케이힐을 연상시키는 세리머니였다.
이란쿤다는 득점 장면 외에 공을 거의 잡지 못했다. 후반 16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슛이 단 2회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날 양팀 선발 선수 중 공을 가장 적게 잡은 이란쿤다, 모하메드 투레 공격 듀오의 파괴력은 충분했다. 한 골을 넣은 것으로 사명을 다했다.
호주 공격력이 지난 대회보다 강해진 원동력은 난민을 많이 받아들인 데서 왔다. 애초에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인 호주는 해상으로 망명해 오는 사람들을 비롯해 난민을 많이 받아들이는 국가다. 난민 구금과 인근 국가에 넘기는 정책 등으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많은 숫자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브룬디 태생 이란쿤다는 난민 가정 출신이다. 부모가 내전을 피해 탄자니아로 망명했다. 난민 캠프에 살 때 이란쿤다가 태어났고, 갓난아기일 때 호주 이민에 성공했다.
축구 재능이 탁월했던 이란쿤다는 만 16세에 호주 1부 리그에 데뷔하면서 탁월한 재능을 드러냈다. 이듬해 세계적 강호 바이에른뮌헨으로 이적했다. 바이에른 선수 시절인 2024년 여름 내한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후 스위스의 그라스호퍼로 임대됐다가,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을 완전히 떠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왓퍼드로 이적했다. 왓퍼드에서 시즌 4골 4도움으로 잘 정착한 뒤 이번 월드컵을 맞았다.
호주는 공격진을 구성하는 7명 중 3명이나 강제 실향을 경험한 난민 가정 출신이다. 이란쿤다, 투레(라이베리아와 기니), 이날은 투입되지 않은 아워 마빌(남수단과 케냐)도 마찬가지다. 이 3명은 유엔난민기구(UNHCR)의 난민 어린이 스포츠 지원 캠페인에 동참하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어린이들이 자신처럼 꿈을 꿀 수 있게 돕기도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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